노들웹진4호_2010.07 - [Wz004_노들, 그리고 사람] 너무 덥다...
헉헉...
런닝머신을 한 30분 뛰고 나서 내쉬는 숨이 아닙니다.
요즘같이 더운 날 점심을 먹기 위해 사무실 앞 식당까지 걸어가는 단 3분의 거리가 이처럼 호흡기관의 정상작동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그래서인지 다시 실내에 들어오면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보상받으려 하는 것 같습니다.
지구야 어떻게 되건 말건 ‘난 지금 그걸 생각할 여유가 없어!’라는 말을 되뇌이며 에어컨 세게 틀어놓고 일합니다. 필요하다면 그것으로도 모자라 선풍기까지 동원하지요.
하지만 에어컨 바람이 음식의 유통기한을 늘려주진 못하듯 이미 더위에 상하기 시작한 의지와 마음은 좀처럼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침의 비닐포장을 벗겨 보지만 알맹이 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모양입니다. 오히려 언제부터인가 쌓이기 시작한 짜증의 찌거기들만 늘어갑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녀석들은 무기력의 냄새를 폴폴 풍기기 시작하지요. 파리들이 꼬이지 않는 것이 다행입니다.
아, 너무 덥습니다...
더위는 맞설 수 있는 것이 아닌지 사람들은 이 더위를 피해 너도 나도 산과 바다로 휴가를 떠납니다. 그래서 피서이겠지요. 바다... 참 좋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바다는 결코 시원한 느낌이 아닌 것 같습니다. 바다에게 위안을 받고자 찾아간 이들은 또다른 사람들에게 치이고, 바다는 그렇게 찾아온 사람들에게 치이지 않나 싶네요.
그러다 문득 떠오른 곳이 하나 있습니다. 동굴이었습니다. 생각만 해도 시원하네요. 그런데 이 동굴은 참 신기한 것이 한여름엔 시원하고, 한겨울엔 따뜻함이 있는 곳입니다. 세상 속에 있으나 세상과 격리된 장소가, 세상 속에 살아가는 이들에게 세상이 주지 못한 것을 준다는 것은 하나의 아이러니 같네요.
갑자기 철학적이 된 것 같습니다만 (오늘은 계속 주저리 주저리... 이해해 주시길. 지금 상태는 분명 평상시 상태는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또 연결되어 떠오르는 것은 바로 우리와 함께 있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주변엔 이 힘겨운 세상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는 많은 이들이 있고, 약해 보이나 항상 주변 이들에게 힘주는 사람들도 있고, 자본주의로 가득 물든 이 세상 속에서도 아직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자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까이는 노들의 식구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존재는 마치 동굴처럼 더위 속에 시원함으로, 추위 속에 따뜻함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는 것이 지금의 이 더위 속에서 찾아낸 한 줄기 시원함입니다.
오늘은 그 사람들을 잠시 불러와 보았습니다. 다만 이 더위 속에서 불러오다 보니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했던 호흡기관처럼 정상적인 모습으로 불러오진 못했습니다. 부름을 당한 이들과 이들을 보게 될 많은 독자들 모두에게 양해를 바랍니다.
흐흐흐...
아무래도 전 오늘 살짝 제정신이 아닌 모양입니다. ㅋㅋ
- 납량특집 -
- 올 여름 기대작에 투표하는 것도 잊지 마시길 -
< 사진1 > 시냉슨 귀화하다
< 사진2 > 친절한 씨내씨와 조용한 밍꾸씨
< 사진3 > (이거) 영...
< 사진4 > 동숭동 메두사
< 사진5 > 탈센터 구미호
< 사진6 > 빙의
< 사진7 > 니 동네에 나 있다.
<
사진8 > 이동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