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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전문

* 노들, 그리고 사람 : 배우 임은영에게 묻다.


궁금했다.


그녀는 왜 그곳에 있을까


 


오르막 내리막 암전.


나로선 도무지 알 길이 없는


한 뭉텅이, 연극.


 


배우 임은영에게 묻다.


 


 


- 배우는 사람들한테 자기 모습을 드러내는 것인데, 어때요?


10년 전에 나랑은 비교가 안 돼. 상상도 안 돼. 10년 전에 나는 소심하고 뭔가 하는 걸 겁내고, 뭔가 맡는다는 것도 겁내고, 그랬는데. 내가 이렇게 하고 있다니.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정립회관 투쟁 때부터 내가 변한 것 같애. 거기에 악이 받쳐서 지르다보니까 성격도 변하데. 이상하게 정말 남들 앞에 나서는 걸 겁내던 내가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어. 아무튼 연극할 땐 집중력이 생겨서 만날 야학에서 멍만 때리다가... 그 때 야학 교사들은 다 알 걸, 내가 수업할 때 멍 때렸던 거.


 


- 무대 위 임은영은?


그냥 약간 떨림이 있고, 그래서 긴장을 하게 되고.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


 


- 무대 아래 임은영은?


너 알잖아, 나. 잔소리꾼. 또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다가 결국 못 참으면 물불 안 가리는 거. 그게 나 아닐까.


 


- 무대 밖 임은영은?


만날 병원 가느라 바쁘고, 약 먹기 바쁘고, 그렇기 때문에 밥을 꼬박꼬박 먹어야 되는 임은영.


 


- 임은영에게 연극이란?


솔직하게 얘기하면 이것밖에 할 게 없으니까. 너무 절박한가. 그래도 나한텐 이게 그나마 맞는 것 같고, 적어도 조그맣게라도 내 역할을 할 수 있으니까. 집중력이 거의 없었는데 연극하고 집중력이 생겼어. 그래서 나한테 맞는다는 느낌이 들어.


 


- 연극과 처음 만난 건 언제예요?


야학 들어와서 노들인의 밤 때. 내가 야학에 들어온 게 98년이었어. 그 때 무슨 극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나. (기억이 안 난다고요?) 야, 10년 전인데 그걸 어떻게 기억을 하나.


 


- 장애가 있는 나를 사람들 앞에 드러내는 건, 어떤 일인가요?


씽씽포장마차 하면서 처음엔 그런 생각이 없다가 나중엔 그 생각이 들더라. 일반 사람들한테는 장애인도 연극하네? 그렇지 않을까. 근데 나중엔 장애인이 연극하는 게 신기하다는 쪽보다는 당연하다는 쪽으로 바라보게 하고 싶어. 처음에 일반 사람들은, 지금도 그렇겠지만, 장애인도 연극을 해? 이렇게 생각을 할 거란 말이지. 근데 나중엔 당연하다는 눈으로 바라보게 만들고 싶은 나의 생각이 있지.


 


- 연극을 시작하고 내가 달라졌다고 느낄 때가 있나요?


집중력. 더 못되어졌다. 사람들을 끊임없이 갈궈야 하니까. 심지어 좌동까지. (왜 갈궈요?) 예를 들자면 이런 거겠지. 좌동이 혼자 중얼중얼하니까 뭔 말인지 못 알아들을 때가 많아. 참다가 내가 한마디로 따지고 들게 돼. 난 눈이 나쁜데 나 좀 보면서 이야기하라고 해도, 중얼중얼하니까. 좌동 그런 거 있잖아, 너도 알잖아. (하하) 아무튼 그렇게 되네. 뭐 옛날에도 그다지 착한 건 아니었잖아. 나도 인정. 근데 옛날보다 더 못돼졌다. 착했다가 못돼졌다고 하면 사람들이 너 언제 착했었냐고 하겠지. 그전에도 못됐는데 조금 더 못돼진 거지.


 


-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언니한텐 상처로 느껴지는데 무대에서 그걸 반복해 이야기하는 게 , 어떤가요?


좀 벗어났다고 해야 할까. 내 상처에 대해서. 벗어나고 있는 것 같아. 벗어나고 있어서 계속 내 얘기를 할 수 있는 거고, 벗어나야지 내가 버틸 수 있지 않을까?


 


- 하고 싶은 역할, 배역 같은 게 있어요?


난 이때까지 우중충한 역할만 했어. 이제 좀 밝은 역할, 남들 웃길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 우리 엄마한테 다음에 밝은 역할 할 때 와, 이번에는 우중충하니까 오지 말고 그렇게 얘기했어. 그냥 남들 웃길 수 있는 역할. 그런 고난도 연기력은 없겠지만.


 


- 다시 한 번 임은영에게 연극이란?


그냥 나, 그냥 임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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