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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6개월차, 노들에서 고군분투 중

 

최혜영

 

가을바람이 부는 장애등급제 완전폐지·장애인권리쟁취청와대 앞 농성장 야간 지킴이를 하면서 글을 적어봅니다. 안녕하세요.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자립옹호팀에서 권익옹호를 담당하고 있는 최혜영입니다. 휴대폰 제조회사에서 7년간 근무를 한 뒤 돌연 퇴사를 하였습니다. 그 후 1년간의 공백을 가지고 노들센터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노들에 들어오게 된 이유에 특별하거나 멋진 이유는 없습니다.

 

반복되는 업무에 나를 돌이켜 보았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아서 노들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홈페이지에 있는 활동사진을 보며 우와~하며 현혹된 것도 사실입니다. 호호 '권익옹호 활동가 최혜영' 저에겐 아직 익숙하지 않고 길을 찾아가고 있는 단어입니다. 업무 6개월 차, 느리고 반복되는 기존의 일상과 다르게 빠르게 세상을 변화시키는 노들에서 고군분투중입니다. 노들의 사람이 좋습니다.

 

투쟁과 조직의 힘을 느끼고 있습니다. 흔히, 장애인의 속도는 느리다고 합니다. 결코 노들의 삶은 느리지 않습니다. 치열하게 삶을 변화시킨 그들과 함께 앞, 뒤, 옆 동료들과 나를 찾기 위해,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오늘도 투쟁 중입니다.


‘변화의 첫걸음은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
- 루 거스너

 

 

 

 

 

 

어머니가 다시 거리로 나올 수 있도록

 

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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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노들센터 활동지원팀 신입 활동가 박미주입니다. 설레고 긴장되는 마음으로 처음 노들에 들어온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7개월이 다 되어갑니다. 제가 노들에 들어 올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 덕분이었습니다. 저의 어머니는 제가 초등학교 시절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점차 잃어 가셨고 시각장애 1급을 받았습니다. 사실상 처음에는 이유조차 정확히 알지 못하였고 라식수술의 부작용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시야가 계속해서 좁아지고 어린 저와 함께 하실 수 있는 일이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꼭 저의 손을 잡고 목욕탕에 가시던 어머니는 그조차도 힘들어 하셨고 이후에는 어머니와 함께 목욕탕을 간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학원을 가는 길에 문득 호기심이 생겨났고 눈을 감고 길을 걸었습니다. 몇 발자국도 떼지 못하고 인도에 서있던 석고 볼라드에 정강이를 부딪쳐 그 자리에 주저앉아 펑펑 울었습니다. 다친 정강이가 아팠던 것 인지, 마음이 아파서 그렇게 울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 날 이후, 함께 목욕탕을 가자고 어머니를 조르지 않았습니다. 가끔 혼자 외출하고 돌아오시면 멍들어 있던 어머니의 다리와 손바닥의 상처들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무관심하게 지나쳐오던 볼라드가 비장애인에게는 안전장치로 작용하지만 장애인에게는 방해물이 된다는 것을 인식한 뒤로는 거리가 무법천지로 보였습니다. 작은 돌멩이 하나도 거대한 바위처럼 다가왔습니다. 눈이 안 보이는 어머니가 거리로 다시 나오기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고민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장애인복지, 장애인 정책, 장애인운동에 관심이 생겼고 지금 이렇게 노들을 만나 함께 걷게 되었습니다.


420, 신길역 지하철 타기 투쟁 등 크고 작은 투쟁에 참여 하면서 때로는 두렵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함께 노래를 하며 서로를 격려할 때는 신이 나기도 했고 참 많은 감정들이 교차했습니다. 머릿속이 한창 복잡하던 찰나에 전국장애인운동 활동가대회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대회 첫 날은 어색하기도 했고 제 생각보다 훨씬 많은 활동가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 조금 놀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박 3일 동안 함께 낮에는 다양한 활동을 하며 교육을 듣고, 저녁이면 맥주 한 잔으로 하루의 수고를 덜면서 어색함은 금세 사라졌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함께 나아가는 동지들이 전국에 이렇게도 많다는 생각에 든든하기도 했고, 낯설기만 했던 투쟁현장에서 반갑게 인사 나눌 얼굴이 생겼다는 자체만으로도 힘이 나고 기뻤습니다. 전국장애인운동 활동가대회는 신입 활동가인 저에게 장애인운동이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과 투쟁현장에서의 마음가짐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고 다잡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었습니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 안에서 살 수 있는 그 날을 위하여 앞으로도 함께 열심히 투쟁하겠습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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