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료실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뛰었다
- 노년에 접어든 한 퀴어 여성의 삶과 운동, 궁리소 차담회 후기


박정숙 │ 노들야학 한소리반 학생. 노란들판 활동지원 교육기관 상근활동가입니다.

파스타를 먹으며 사람들과 수다 떠는 것을 좋아합니다.

 


노년에 접어든 한 퀴어 여성의 삶과 운동, 그리고 구술생애 작가로서의 글쓰기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질문과 대답이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일면식도 없었고 이름도 들어보지 못했던 그는 이미 유명한 사람이었다. 노들장애학궁리소 차담회 이야기손님으로 오는 거니까 범상치 않을 거라 생각되어, 먼저 알아야 할 것 같아서 검색 해보니 동영상이 있었다. 역시나 대단하고 그는 나에게 기대를 주는 멋진 사람이었다.

 

희끗한 머리칼 숏 커트 스타일에 웃음 가득한 얼굴, 첫인상이 강렬하면서도 미소가 부드러웠다. 격이 없이 진행된 차담회, 말 그대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일방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본인의 어린 시절과 청년 때와 중년과 노년을 부모님과 형제지간, 결혼생활과 자녀, 그리고 연인 이야기까지 생소하기도 하고 어떤 한 부분은 내 이야기 같기도 하고 많은 생각들과 어린 내가 튀어나왔다 들어가곤 했다.

 

강의를 들으면서 이렇게 스펙터클 하고 가슴이 뛴 적이 있을까? 근래에는 없었던 것 같다. 그가 거침없이 내놓은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며 어느 한 페이지에서는 나의 어린 시절이 가감 없이 소환되었고 괜찮다고 다독이며 부끄러움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치유와 감동에 뭉클했었다.

 

어느 한 페이지에서는 그의 외로움과 애틋함, 사랑과 용기를 보았고 또 다른 페이지에서 소수자와 장애인 노인들의 삶에 귀 기울여 연대와 운동을 하며 함께 살아가고 그렇게 살아가려는 그 모습을 보며 내 맘에 좋아하는 또 한 사람으로 저장해두기로 했다. 1957년생 최현숙. 한마디로 멋있는 사람이다.

 

우리가 살면서 롤 모델을 만들고 따라하고 닮고 싶은 사람이 한 사람만은 아닌 것 같다. 여기에서 굳이 그의 이력을 열거하지 않더라도 차 담회에서 만난 그는 나의 노년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했다. 많은 감정들이 요동쳤던 3시간 동안 이런 좋은 만남을 만들어준 궁리소 차담회에 감사했고 그의 글을 많이 읽고 알아가고 함께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감흥이 없어지며 말라가던 나의 감수성이 살아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뛰는 가슴이 또 한뼘만큼 확장된 행복한 시간이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460 2018년 가을 116호 - 하나의 뿌리에서 펼쳐진 노란들판의 새 이사장의 인사 / 양현준 하나의 뿌리에서 펼쳐진 노란들판 사단법인 노란들판 새 이사장 양현준의 인사     양현준│나는 마음이 여립니다. 그리고 우유부단합니다. 그런데 나는 참 운이 ... file
459 2018년 가을 116호 - [노들아 안녕] 노들장애인야학 신임 학생 & 교사 / 정고은·김형근       탈출하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렸습니다   정고은 저는 장애를 갖고 태어났습니다. 그런 이유로 부모님과 헤어져 시설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아빠와 엄마를... file
458 2018년 가을 116호 - [노들아 안녕]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신입활동가 / 최혜영·박미주       업무 6개월차, 노들에서 고군분투 중   최혜영   가을바람이 부는 장애등급제 완전폐지·장애인권리쟁취청와대 앞 농성장 야간 지킴이를 하면서 글을 적어봅... file
457 2018년 가을 116호 - [자립생활을 알려주마] 10년의 기다림 / 김성진 10년의 기다림 김성진│시설 생활 26년 만에 극적으로 자립해서 살아온 지 11년... 딱히 직업은 없으나 운동선수(보치아), 배우 등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
456 2018년 가을 116호 - [나는 활동지원사입니다] “젊은 처녀가 참 착하네~” 읭?!? 활동지원 8개월 차 이야기 / 송은영 “젊은 처녀가 참 착하네~” 읭?!? 활동지원 8개월 차 이야기     송은영│노들 야학에서 인기스타 선생이 되길 바라는 모두의 비타민! 예비 사회복지사   안녕하세...
455 2018년 가을 116호 - [교단일기] 자신의 한계를 의심만 하지 않고 도전했으면 좋겠다 / 박누리 자신의 한계를 의심만 하지 않고 도전했으면 좋겠다   박누리│처음 생긴 검정고시반을 한 학기 동안 맡았다. 지금은 수학 4반에서 학생들과 공부하고 있다      2... file
454 2018년 가을 116호 - 센터판의 자립생활주택 운영 도전기 / 서기현 센터판의 자립생활주택 운영 도전기     서기현│어머니의 태몽에서 백사로 분해 치맛속(?)으로 들어가 태어나서 그런지 입만 살아있고 팔다리는 못 씀. 역시나 뱀...
453 2018년 가을 116호 - [장애인권교육 이야기] 장애인은 ‘훌륭한’ 장애인권강사가 될 수 없나요 / 허신행 장애인은 ‘훌륭한’ 장애인권강사가 될 수 없나요   허신행│노들장애인야학 교사. 노들장애인권교육팀 강사   올해 5월 29일부터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2)...
452 2018년 가을 116호 - ‘평등한 밥상’티켓판매왕들이 전하는 감사인사 / 김동림·한명희·김도현·이형숙     ‘평등한 밥상’티켓판매왕들이 전하는 감사인사 노들야학의 밥상을 함께 차려주신 분 모두 고맙습니다         김동림│안녕하세요!!!ㅋㅋ 이름은 김동림이고... file
451 2018년 가을 116호 - 장애인문화예술판 소식 <엄마라는 이름으로>와 <햄릿> 준비 중 / 주은아         장애인문화예술판 소식 &lt;엄마라는 이름으로&gt;와 &lt;햄릿&gt; 준비 중   주은아│‘장애인문화예술판’에 박혀 있는 문화예술활동가입니다.     장애인문화예술판(... file
450 2018년 가을 116호 - ‘욱하는 女자’ 제작 뒷이야기...성북장애인인권영화제 상영작 / 박세영   ‘욱하는 女자’ 제작 뒷이야기...성북장애인인권영화제 상영작   박세영│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에서 북짝북짝 맨날 무언가를 하고 있는 박세영이라고 합니다. 진... file
449 2018년 가을 116호 - 제 9회 종로 노들보치아대회!!! / 임지영         제 9회 종로 노들보치아대회!!!   임지영│노들 2년차 먹을 거 주면 사람 잘 따르는 버럭 원숭이   &lt;노들바람&gt; 원고를 작성할 때쯤 되니 날이 선선해지네... file
» 2018년 가을 116호 -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뛰었다 / 박정숙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뛰었다 - 노년에 접어든 한 퀴어 여성의 삶과 운동, 궁리소 차담회 후기 박정숙 │ 노들야학 한소리반 학생. 노란들판 활동지원 교육...
447 2018년 가을 116호 - [동네 한 바퀴] ‘띵동’의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세요! /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 ‘띵동’의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세요!     띵동 │ 안녕하세요? 띵동입니다. 띵동은 위기상황에 놓인 청소년 성소수자들에게 상담과 지원하는 활동을 합니다. ...
446 2018년 가을 116호 - [노들책꽂이1] 실격당한 우리를 위한 초상화 / 박은영     실격당한 우리를 위한 초상화     박은영 │ 대학원에서 한국 현대사를 공부하다 백수가 되었을 때 장애여성 친구들을 만나 장애학에 맛을 들인 뇌성마비 장애... file
445 2018년 가을 116호 - [노들 책꽂이2] 어떤 말들의 해방 / 홍은전       어떤 말들의 해방   홍은전│노들야학 휴직교사입니다. 빠른 시일 내로 복직할게요.         &lt;나, 함께 산다&gt;는 시설 밖으로 나온 장애인들의 이야기를 기록... file
444 2018년 가을 116호 - [오 그대는 아름다운 후원인] 장애인문화예술판의 작업파트너이자 후원인 /김연정·주은아     이런 저런 일을 함께 만들어가고 싶어요. 장애인문화예술판 후원인 김연정 님   &lt;노들바람&gt; 2018년 가을호에서는 장애인문화예술판의 작업 파트너이자 후원인... file
443 2018년 가을 116호 - 고마운 후원인들   2018년 09월 노들과 함께하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CMS후원인   (주)머스트자산운용 강남훈 강미진 강병완 강복현 강선아 강성윤 강수혜 강영미 ...
442 2018년 여름 115호 - 노들바람을 여는 창 / 김유미     노들바람을 여는 창     김유미     청와대가 보이는 종로장애인복지관 앞에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는 농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장애등급제 폐지, 부양의... file
441 2018년 여름 115호 - [고병권의 비마이너 ] 목소리와 책임 / 고병권 목소리와 책임     고병권│ 맑스, 니체, 스피노자 등의 철학, 민주주의와 사회운동에 대한 관심을 갖고 이런저런 책을 써왔으며, 인간학을 둘러싼 전투의 최전선... fil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 54 Next
/ 54
© k2s0o1d5e0s8i1g5n. ALL RIGHTS RESERVED.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