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봄여름 134호 - 성북 420투쟁 & 420 1박 2일 투쟁 / 조재범
[특집_2023년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성북 420투쟁 & 420 1박 2일 투쟁
조재범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 활동가
2023년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주간 동안 서울 지역의 장애인자립생활센터들은 자치구 투쟁을 진행했다. 성북420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성북420연대)도 3월부터 4월까지 세 차례의 준비 회의를 거쳐 4월 19일 수요일 오전 10시, 성북구청 앞에서 성북420 장애인차별철폐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작년에 진행된 투쟁에서 성북구청은 실무 회의를 통해 성북420연대가 제시한 요구안을 대부분 적극 추진하기로 합의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진행된 게 없다. 그들이 우리의 요구안대로 모두 이행할 거라고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실망감이 너무 컸다.
2023년 성북420연대의 요구안은 다음과 같다. ① 장애인 권리 보장 3대 조례 제·개정(성북구 중증장애인 자립생활지원 조례 개정, 성북구 발달장애인 지원에 관한 조례 개정, 성북구 탈시설 조례 제정) ② 장애인 교육 및 문화환경 조성(2024년 성북구 장애인평생학습도시 지정, 성북구 장애인평생교육 지원 조례 제정, 성북구 내 장애인 문화체육시설 건립) ③ 장애인 활동지원제도 개선(성북구 발달장애인 구비 추가 지원 시간 확대, 성북구 최중증장애인 대상 24시간 지원 대상자 확대, 탈시설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자치구 120시간 추가 지원), ④ 장애인 노동권 보장(2024년 ‘성북구형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10개 신규 추진, 사업 전담 인력 2명 인건비 지원) ⑤ 배리어 프리(barrier-free) 성북구 실현(장애인 편의시설 및 대중교통 시설 지원, 지하철 내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 장애인 인권실태조사를 통한 장애인 인권 증진 기본계획 수립) ⑥ 피플퍼스트 단체 지원(성북피플퍼스트 대회 개최를 위한 예산 지원, 피플퍼스트 동료상담가 확충, 인건비 재원 마련) ⑦ 정기 협의체 신설(성북420연대–구청장–구의원-시의원 정기 협의체 신설)이다.
성북구청이 올해는 꼭 우리의 요구안을 정책 및 예산에 반영해서 성북구 장애인들이 지역에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성북420연대는 4월 20일과 21일에 걸쳐 삼각지역 및 시청역에서 진행된 장애인차별철폐의 날 1박 2일 투쟁에도 참여했다. 우리는 올해도 어김없이 장애인권리보장법, 탈시설지원법,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오전에는 지하철에서 시민들에게 우리가 정부에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리기 위해 지하철 타기를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경찰들과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에게 막혀 타지 못했다.
오후에는 결의대회 진행 후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탈시설 가이드라인 이행을 촉구하는 행진을 삼각지역에서 시청까지 진행했고, 행진 막바지에는 연행된 동지들의 석방을 촉구하며 오체투지 투쟁까지 진행되었다. 그리고 문화제를 마친 후에는 아주 오랜만에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 식구들과 함께 시청 광장에서 노숙을 했다.
우리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기본적인 권리가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하철을 멈췄고, 버스를 멈췄고, 길바닥을 기었으며, 삭발을 했다. 그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라는 요구에 대해 정부는 온갖 핑계를 대고, 예산이 없다는 기만적인 말만을 반복했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요구를 해야 한다는 건 이 사회가 뭔가 잘못된 게 아닐까? 그 잘못된 사회를 바꾸기 위해 우리는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