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여름 131호 - 5월 25일 삼각지역 39차 삭발결의자 / 김홍기
2022.5.25.
삼각지역
39차 삭발결의자
김홍기
안녕하세요. 저는 노들야학에서 여러 가지 공부를 배워서 좋아요.
공공일자리를 3년째 하고 있습니다.
시설에서 살다가 나온지 10년하고 반 됐습니다. 자립하니까 너무 좋아요.
안녕하세요. 오늘 삭발투쟁을 결의한 노들장애인야학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노동자 김홍기입니다.
저는 꽃동네에서 살다가 탈시설 했습니다.
시설에서 나오니 너무 좋아요.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를 지금은 느끼고 있어요. 먹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먹고 있습니다. 가끔 놀러도 가요. 지금은 일도 하고 있습니다. 옛날에 시설에서 살 때는 아주 조금 배웠는데, 지금은 야학에서 공부하면서 여러 가지 배우고 있어요.시설에 살고 있는 사람 모두 나와 자유를 누리면서 마음먹은 대로 살면 좋겠습니다.
이동권 이야기도 하고 싶어요. 처음 시설에서 나와 다른 곳에 가고 싶어서 장애인콜택시를 불렀는데, 빨리 연결이 안 돼서 5일 동안 못 갔어요. 식당에는 턱이 많아서 밥 먹으러 갈 곳이 거의 없어요. 서울은 그나마 낫지만 서울이 아닌 곳은 쉽게 이동할 수 없습니다. 엘리베이터가 많이 없고 저상버스도 없어서 이동권이 제대로 보장돼 있지 않습니다. 어디 갈 때 생각한 대로 갈 수가 없어요. 그래서 마음이 아파요.
저도 전동휠체어를 타고 어디든지 가고 싶은 곳을 가면서 살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전국을 전동휠체어 타고 여행 다니고 싶어요.
우리나라 정부 너무합니다. 21년 동안 이동권을 이야기했는데 바뀌지 않는다는 게 슬픕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같은 인간인데 왜 장애인은 자유롭게 이동할 수가 없는지 너무 답답합니다. 장애인도 시민으로 대한민국에서 자유롭게 가고 싶은 곳을 가면서 같이 살고 싶습니다.
엘리베이터가 모두 설치돼 이동권이 보장되면 장애인뿐만 아니라 노인, 아이 모두 함께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화를 냈던 사람들이 지금은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고 다니고 있어요. 같이 싸우고 요구해서 모든 국민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고 싶은 곳을 안전하고 자유롭게 다니면 좋겠습니다.
이동권이 아직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이런 현실이 너무 화가 나서 삭발을 합니다. 빨리 이동권이 보장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