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여름 131호 - 장애인에게... 오체투지 투쟁이란... / 조재범
장애인에게...
오체투지 투쟁이란...
조재범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 활동가
안녕하세요? 저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에서 권익옹호팀장을 맡고 있는 조재범이라고 합니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에서 활동한 지는 8년차가 되었구요, 권익옹호팀장을 맡은 지는 3년 차가 되었습니다.
저는 5월19(목) 매일 아침 8시, 4호선 삼각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장애인권리예산 기획재정부 책임 촉구 오체투지 투쟁에 노원센터 배재현 동지와 함께 참여했습니다.
오체투지 투쟁에 참여하기까지 많이 망설였고,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동지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여하였습니다.
여러 동지들이 그랬듯이 나도 4호선 삼각지역에서 혜화역까지 지하철을 기었습니다.
3월9일 대선을 통해 국민의힘 윤석열 정부가 출발했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는 약속은 잘합다. 이것도 해 주겠다, 저것도 해 주겠다 말은 잘 합니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도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장애인 권리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말했지만, 장관 임명 이후엔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장애인 권리예산은 단 한 푼도 편성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예산들은 금방 처리되고 편성하고, 집행하면서 왜 장애인 관련 예산은 그렇지 않는 것일까요? 법적 근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핑계를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심지어 기존에 있는 예산들마저도 축소 시키는 이유를 정말 모르겠습니다. 장애인은 이 나라에 국민이 아니라는 말인가요?정부가 바뀔 때마다 기획재정부의 예산 편성은 결국 장애인의 삶을 죽이고 권리를 없애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대단한 게 아니다. 그냥 지역 사회에서 비장애인들도 같이 살고 싶다는 것입니다. 시설이 아닌 지역 사회에서 생활하면서 교육받고, 노동하고 싶다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동권이 보장되어야만 합니다.
우리의 요구에 대해 사람들은 욕을 합니다. "이 병신 새끼들아 집에나 가만 있지 왜 남들 출근도 못 하게 하고 자랄이야?"
이렇게 욕을 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들 보고 장애인들처럼 살라고 하면 살 수 있는지, 당신들이 세상 좋아졌다며 편하게 이용하는 엘리베이터가 어떻게 해서 만들어진건지 아냐고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알려 주고 싶습니다. 지금 당신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는 편의시설들이 나라에서 알아서 만들어 준 게 아니고 우리가 이렇게 투쟁해서 얻어 낸 결과물이라는 것을...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건 정말 미안한 일이지만 우리가 이런 행위를 하는 이유는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절실함을 표현하기 위한 울부짖음이다. 이 세상에 장애인으로 태어나고 싶어서 장애인으로 태어난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는 동물이 아니고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항 당연한 권리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비장애인들이 누리는 것들을 똑같이 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 권리예산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며, 우리의 권리가 보장되는 그 날까지 나는 동지들과 오체투지를 계속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통해 나랑 같이 오체투지 투쟁을 같이 해 준 노원센터 배재현 동지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예산 없이 권리 없다, 기획재정부는 장애인권리예산 보장하라.
장애인이동권 보장하라.
조재범 활동가와 배재현 활동가가 휠체어에서 내려와 오체투지를 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