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여름 131호 - [노들아 안녕] 어느 순간 같이 웃고 떠들고 의지하고 / 남대일
노들아 안녕
어느 순간 같이 웃고
떠들고 의지하고
남대일
안녕하세요.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에 입사한 지 벌써 4개월이나 된 남대일입니다.
입사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개월이 지났다니 믿어지지 않네요.집안 사정과 건강 문제로 인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3년 정도 지내게 되면서, 참으로 무기력하게 세월을 보냈습니다. 여태껏 돈만 쫓아서 살아왔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버리자 갑자기 세상이 멈춰버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그래도 살아보라고 하늘에서 기회를 주셨는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되었습니다. 그 시기에 저에게 도움을 많이 주셨던 사회복지과 주무관님과 사회복지사분들이 생각이 납니다.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아마 지금도 어느 골방에 갇혀서 의미 없이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었을 테니까요.
그때, 다짐한게 다시 일할 수 있게 된다면 돈보다는 인생의 가치를 우선적으로 생각 하자였습니다. 다행히도 다시 일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고, 사회복지 관련된 곳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지원했고, 면접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이것저것 수박 겉핥기식으로 쌓은 지식으로 면접 질문에 답을 했고, 사회복지사가 와 활동가는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에겐 신선한 충격이었고, 그래서 더 관심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제가 몰랐던 곳에서는 이렇게 오랫동안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었는데,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왔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의 존재 가치에 도움이 될 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출근 때, 모두 반갑게 인사해주시던 모습에 기분이 묘하고 좋았습니다.장애인분들과 대화하고 식사하고 이동하는 모든 것들이 처음엔 생소했고, 말 하나하나 정말 조심 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같이 웃고 떠들고 의지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보게 되었고, 이렇게 일하는게 즐거웠던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딜 가더라도 장애인 편의시설을 체크하고 있는 내 모습에 아직 어색하지만, 적응을 잘하고 있다고 자화자찬 중입니다. 처음 입사 했을 때는 일이 바쁘지 않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 좋아했었는데, 동료 상담과 멘토링, 동료 상담 기초과정 업무를 진행하면서 참 어리석은 생각이었다고 자책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즐겁습니다. 진짜에요.
노들 여러분, 제가 정말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인 성격이라 먼저 다가가는 것을 잘하지 못합니다. 앞으로 많은 교류와 만남이 있을 예정이라 더 무서워요(?) 그렇지만 기대도 되고, 설레기도 한답니다.
- 언젠간 노들 여러분들과 모두 친해질 수 있는 그 날을 기다리며, 아직 입사한지 4개월 차인 애송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