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료실

조회 수 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친구들아 자조모임 모여라

 

 

 김명선

예쁜 나를 스스로 사랑하는 명선. 노들야학 학생

 

 

 

   

  작년부터 자조모임 2개의 대장을 맡고 있는 김명선입니다.

 

  자수 자조모임은 한 달에 한 번, 셋째 주 화요일 오후 4시, 교실1에 모여서 해요. 인원은 조금씩 바뀌기도 하지만, 성숙, 희자, 인혜, 호연, 수지, 애경, 그리고 제가 중심 멤버로 함께하고 있어요. 2025년 올해로 4년차 모임이에요. 목도리를 짜기도 하고, 프랑스 자수도 하고, 각자 취향에 맞는 실을 가지고 하고 싶은 걸 해요. 수를 못 해도 괜찮고 꾸준히 오기만 하면 된다고 하고 있어요. 주로 성숙, 희자, 인혜, 수지는 작은 자수를 놓고, 애경은 큰 자수를 놓고, 호연이랑 저는 목도리를 만들어요. 속도가 빠른 사람이 많지 않아서 진도가 잘 나가는 모임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들 천천히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저는 작년에 털실로 목도리 짜기를 처음 시도해서, 여러 선생님들, 학생들에게 선물로 나눠주기도 했어요. 그때 목도리를 10개 넘게 만들었어요. 다 만드는 데에 한 달 정도 걸렸죠. 고개가 많이 아프긴 했지만 끝까지 해내서 뿌듯했어요. 선물 주고 싶은 사람들을 먼저 정하고 각자 어떤 색이 어울릴지 고민해서 목도리 색을 정했어요. 다행히 목도리가 좋아하는 색깔이라고 해주신 분들이 많아서 너무 행복했어요. 만드는 기계랑 실도 제가 다 샀어요.

 

  올해도 다 같이 해보고 싶은 게 많아서 기계도 이것저것 사놨어요. 저는 기계를 돌리기만 해도 힘들지만, 같이 자조모임 하는 친구들은 더 잘 사용할 것 같아서 기대가 돼요. 근데 기계가 말을 잘 안 들어요. 상업용으로 나온 게 아니라 놀이용으로 나온 거라, 많이 쓰니까 삐걱삐걱 소리도 나고 시원찮네요. 뜨개질 하는 기계들은 시설에 있을 때 작업치료 하며 써봤었는데, 최근에 문득 그때 생각이 나서 다시 사봤어요. 시설에서는 목도리 같은 걸 만들어도 완성품을 내가 가지거나 남에게 선물할 수 있지 않았는데, 지금은 다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올해도 목도리를 계속 만들고 싶어요.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짜서 교회 같이 다니는 사람들한테도 선물하는 게 목표예요. 목도리 짜는 기계로 모자도 짤 수 있는데, 아직은 목도리가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뜨개질이든 자수든 저에게는 쉽지 않아서 오래 걸리기도 해요. 그래도 저는 한번 시작한 건 끝까지 해요. 뜨개질이나 자수 할 때면 잡생각이 안 들어서 좋거든요. 하는 순간에는 집중하게 되니까 목도 덜 아파요. 다 하고 나면 아프지만... 그래도 재밌어요.

 

김명선1.jpg

 

김명선2.jpg

 

 

  그림 자조모임은 친구들이랑 다 같이 더 다양한 방법으로 그림을 그려보고 싶어서 만들게 되었어요. 이건 작년에 처음 만들었어요. 한 달에 한 번, 셋째 주 목요일 오후 4시 교실1에서 해요. 처음 시작한 모임이라 그런지 자수모임만큼 꾸준히 진행하지는 못했고, 긁어서 하는 스크래치 판에 그림 그려보는 것만 해봤어요. 거기에 눈송이도 그리고, 집도 그리고, 크리스마스 트리도 그리고... 멤버는 희자, 성숙, 수지 등이 있었고, 올해도 계속 할 계획이에요. 자수모임처럼 더 크고 꾸준히 하는 모임으로 만들고 싶어요. 올해는 좀 더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고 싶어요. 집에서 그린 스케치북도 가져와보려고 해요. 나뭇잎이나 성냥을 종이에 붙여보기도 하고, 스프레이를 이용한 그림도 그려보고, 종이에 물감을 짜서 접는 그림(데칼코마니)도 다 같이 하고 싶어요. 다양하고 재밌는 걸 많이 해보고 싶어요. 이런 것들도 다 시설에서 해봤었는데, 그림 자조모임을 통해서 야학 학생들이랑 같이 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림 자조모임에서 그린 그림으로 야학 굿즈도 만드는 게 꿈이에요.

 

김명선3.jpg

 

김명선4.jpg

 

 

  자조모임을 두 개나 운영하는 게 쉽지 않기도 해요. 가장 어려운 건 사람들이에요. 시간이 됐는데도 오지 않으면 따로 불러야 하고. 또 못 오면 미리 못 온다고 얘기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런 게 잘 안 됐어요. 그리고 자수 자조모임이 오래되다보니 작품이 많은데, 다 만들고 나면 별로 쓸 데가 없는 것도 아까워요. 전시를 하거나, 가방 겉면에 바느질해서 꾸며보거나, 다른 사람에게 선물로 주거나 하는 식으로,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봐도 좋겠어요.

 

  자조모임은 앞으로도 쭈욱 하고 싶어요. 아직 다른 자조모임은 아이디어가 없지만,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더 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저랑 자조모임 함께해 준 친구들이나 담당해 준 선생님들에게도 다 고맙습니다.

 

 

*편집위원 예진과 함께 작성한 글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1193 2025년 봄 141호 - [2024 평밥&노꿈] 평평하고 들들한, 평등한 밥상 / 이창현 2024년 평등한 밥상 & 31번째 노란들판의 꿈 평평하고 들들한, 평등한 밥상      이창현 노들야학에서 활동하는 성소수자            행사 전날 재료를 준비... newfile
1192 2025년 봄 141호 - [2024 평밥&노꿈] 노들의 소리로 엮은 하루, 2024 노란들판의 꿈 이야기 / 허신행 2024년 평등한 밥상 & 31번째 노란들판의 꿈 노들의 소리로 엮은 하루, 2024 노란들판의 꿈 이야기      허신행 사단법인 노란들판 활동가             후원... newfile
1191 2025년 봄 141호 - [2024 평밥&노꿈] 오늘은 삐딱하게♬ - 2024 종로구 노래자랑 대상 수상자 이상용 님 인터뷰 / 이상용 2024년 평등한 밥상 & 31번째 노란들판의 꿈 오늘은 삐딱하게♬ - 2024 종로구 노래자랑 대상 수상자 이상용 님 인터뷰      이상용 노들장애인야학 학생. 그... newfile
1190 2025년 봄 141호 - [2024 평밥&노꿈] “꼭 그렇진 않았지만 구름위에 뜬 기분이었던” 순간들 - 종로구 노래자랑 심사 후기 / 야마가타 트윅스터 2024년 평등한 밥상 & 31번째 노란들판의 꿈 “꼭 그렇진 않았지만 구름 위에 뜬 기분이었던” 순간들 - 종로구 노래자랑 심사 후기      야마가타 트윅스터 댄... newfile
1189 2025년 봄 141호 - [전장야협 백일장]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출범 20주년 기념 공모전 <우리는 계속 배우고 싶다> / 조희은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출범 20주년 기념 공모전 &lt;우리는 계속 배우고 싶다&gt; “우리는 계속 배우고 싶다” 우리의 외침들  - 공모전 후기      조희은 노들장애인야... newfile
1188 2025년 봄 141호 - [전장야협 백일장]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출범 20주년 기념 공모전 수상작들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출범 20주년 기념 공모전 &lt;우리는 계속 배우고 싶다&gt; 수상작들         글 부문 대상 &lt;나의 첫 한글, 이발소&gt; - 노들장애인야학 이영애    ... newfile
1187 2025년 봄 141호 - [교단일기] 쿵쿵차카차카와 함께 춤춰주시라! / 동녘 교단일기 쿵쿵차카차카와 함께 춤춰주시라!       동녘 2021년부터 노들에 와서 월요일마다 쿵쿵차카차카에서 북을 칩니다. 최근에는 목요일에도 나와 해복투와도... newfile
» 2025년 봄 141호 - 친구들아 자조모임 모여라 / 김명선 친구들아 자조모임 모여라      김명선 예쁜 나를 스스로 사랑하는 명선. 노들야학 학생             작년부터 자조모임 2개의 대장을 맡고 있는 김명선입니다.  ... newfile
1185 2025년 봄 141호 - <경축> 2025년! 노들야학에 발달장애 총학생회장단이 선출되었습니다! / 탁영희 &lt;경축&gt; 2025년! 노들야학에 발달장애 총학생회장단이 선출되었습니다!       탁영희 노들장애인야학에서 교사대표를 맡고 있으며, 교사대표는 어떤 것을 하면 좋... newfile
1184 2025년 봄 141호 - 돌아오기 위해 고생한 우리를, 축하하고 싶었다 - 노들에스쁘와의 <COME BACK> 공연 제작 후기 / 엠마누엘 사누 돌아오기 위해 고생한 우리를, 축하하고 싶었다   노들에스쁘와의 &lt;COME BACK&gt; 공연 제작 후기      엠마누엘 사누 댄서, 안무가. 전통을 기반으로 동시대 사람들... newfile
1183 2025년 봄 141호 - 우리의 노래 연결의 노래 - 권리중심공공일자리 해고노동자 복직투쟁 연대 공연 / 임당 우리의 노래 연결의 노래 - 권리중심공공일자리 해고노동자 복직투쟁 연대 공연       임당 노들야학 교사, 싱어송라이터집단 노들노래공장 멤버             노... newfile
1182 2025년 봄 141호 - 우리가 동지가 될 수 있을까요? - 소수자와 함께하는 투쟁펑크밴드 소수윗 공연 / 호수 우리가 동지가 될 수 있을까요?  소수자와 함께하는 투쟁펑크밴드 소수윗, 권리중심노동자 해고복직투쟁 기부 공연을 통해 생산중심의 노동 패러다임에 균열을 내... newfile
1181 2025년 봄 141호 - [노들은 사랑을 싣고] 공부파 학생에서 싸움꾼이 된 - 문애린 인터뷰 / 김명학, 이예진 노들은 사랑을 싣고 공부파 학생에서 싸움꾼이 된   문애린 인터뷰      진행 김명학 노들장애인야학에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정리 이예진 노들장애인야학 4년차... newfile
1180 2025년 봄 141호 - [동네한바퀴] 고마운 노들, ‘읽기의집’을 소개합니다 - 고병권 읽기의집 집사 인터뷰 / 이예진, 김다현 동네한바퀴 고마운 노들, 읽기의집을 소개합니다  고병권 읽기의집 집사 인터뷰      진행, 정리 이예진 노들장애인야학 활동가, 활동하는 것도 잘 하고 노는 것... newfile
1179 2025년 봄 141호 - 파리에도 노란들판 피었어요 / 박채달, 김원우 파리에도 노란들판 피었어요       박채달, 김원우 프랑스 파리에 살면서 노견 베베를 돌보며 예술활동을 하고 있다. 김원우는 주로 시, 사진, 영상작업을 하고 ... newfile
1178 2025년 봄 141호 - [오 그대는 아름다운 후원인] ‘따뜻한 식사’를 지켜주는 아이디어캠퍼스 그리고 정재승교수 - ‘아이디어캠퍼스’ 윤석환 님 인터뷰 / 김유미 오 그대는 아름다운 후원인 ‘따뜻한 식사’를 지켜주는 아이디어캠퍼스 그리고 정재승 교수  ‘아이디어캠퍼스’ 윤석환 님 인터뷰      김유미 노들야학 교사. 야학... newfile
1177 2025년 봄 141호 - 고마운 후원인들 고마운 후원인들       노들과 함께하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2025년 1월 1일 ~ 3월 31일 기준)        CMS 후원인 (주)피알판촉 강경희 강나은 강... new
1176 2024년 겨울 140호 - 노들바람을 여는 창 / 한혜선 노들바람을 여는 창         한혜선 &lt;노들바람&gt; 편집인           2024년 겨울호입니다. 7, 8, 9월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장애인 차별 철폐를 위해서라면 ...
1175 2024년 겨울 140호 - [형님 한 말씀] 후원자님께 드립니다 / 김명학 형님 한 말씀 후원자님께 드립니다         김명학 노들장애인야학에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계절은 어느덧 늦가을 끝자락에서 겨울... file
1174 2024년 겨울 140호 - [노들아 안녕] 새롭게 배우는 것이 많고 다양한 경험을 해서 행복합니다 / 장수희 노들아 안녕 새롭게 배우는 것이 많고 다양한 경험을 해서 행복합니다         장수희 구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노동자, 현 종로구청 시간제 노동자, 노들장애인야... fil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60 Next
/ 60
© k2s0o1d5e0s8i1g5n. ALL RIGHTS RESERVED.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