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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바람을 여는 창 -

 

 

김유미

 

 

  최근에 공연 두 편을 보았습니다. 두 편 모두 야학 교사활동을 하는 친구들이 참여하는 극이었습니다. 한 친구는 공연의 이름을 <나는 인간>이라고 지었습니다. 극 안에서 배우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나는’ 행위를 반복합니다. 누군가는 양팔을 퍼덕거리고, 누군가는 발을 구르며 무대를 활보하다가 돌연 객석을 바라봅니다. 알다시피, 아무도 날지는 못했습니다. 친구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일 또한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특히 타인의 고통에 대해서는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고요.

 


<이리코로시기> 한 친구는 ‘나무 아래에 앉아’ 어떤 여성들을 떠올립니다. 그들의 고통에 대해 계속해 듣고, 그녀들 몸에 남은 기억들을 살피고, 그것을 마치 자기의 것인 양 글로 적으며 되뇌어 보고, 자기의 몸 안에서 그 사건이 다시 일어나도록 해봅니다. 몸들은 경련을 일으키고, 분열하다가, 자기를 상실합니다. 자는 듯, 죽은 듯 축 늘어져 누운 몸들. 그 몸들이 어느새 다시 깨어나 관객을 향해 앉아 괴기스럽게 웃어재낍니다.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난 4월. 이년 전 신문 기사를 다시 찾아 읽어봅니다. 신형철. “내가 지금 아는 것은 지금 알 수 있는 것들뿐이어서, 내가 아는 슬픔은 내가 느낀 슬픔뿐이다. 그러므로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 아니다. 그렇게 부딪친 그 불가능의 자리에서 진짜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타인의 슬픔에 대한 공부. 영원히 알 수 없다면, 영원히 공부해야 한다. 슬픔에 대한 나의 공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므로 나는 또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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