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봄 114호 - 인포숍카페별꼴로 놀러오세요-! / 유선
인포숍카페별꼴로 놀러오세요-!
유 선│인포숍카페별꼴 매니저
안녕하세요! 인포숍카페별꼴이 월곡동 새 장소로 이전했습니다, 라고 적어놓고 보니 이 공간에 대해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노들바람>에 원고를 너무 오랜만에 쓰는 탓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인포숍카페별꼴이 어떤 곳인지에 대해 설명부터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인포숍카페별꼴은 장애인문화예술판에서 2011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카페 겸 인포숍입니다.
처음에는 노들야학의 ☆김명학 바리스타☆를 포함한 6인의 매니저가 운영을 하다가, 지금은 3명의 매니저와 여러 친구들(?)이 함께 공간을 운영하고 있어요. 휠체어 접근권이 보장되어 있는 공간이고, 조금 좁지만 휠체어 사용이 가능한 성중립화장실이 있습니다.(안에 세면대가 있고 단독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생리컵 씻기에도 좋아요 ^^)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장애인 할인도 적용하고 있어요.
주문하면서 장애인 할인을 받고 싶다고 말씀해주시면 음료가 천원 할인됩니다. 이 공간은 커피와 음료를 파는 카페이기도 하면서, 여러 정보를 공유/생산하는 인포숍(infoshop)이기도 해요. 저희는 특히 여러 사회운동(특히 소수자 운동)에 관련된 책과 진(zine), 찌라시 등을 모아두고 있어요. 오시면 언제든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찾아보기 힘든’ 자료들을 열람하실 수 있어요. 커피를 마시러 온 동네 주민들이 <노들바람>이나 전장연 책자를 읽고 가기도 하고요. 가끔 페미니즘이나 lgbt, 장애인 운동 관련 자료를 싫어하는 손님들도 있지만… 별꼴은 계속 이런 감각과 취향을 유지하며 그냥 있어왔고 있으려고 합니다(ㅋㅋ). 또 별꼴은 매년 진 만들기 워크숍을 열고 그 결과물을 전시/아카이빙 하기도 해요. 워크숍을 연 첫 해에는 종이로 만든 진을, 두번째 해에는 카세트 테이프에 담긴 여러 소리-진을, 세번째 해에는 와이파이 신호로 송신하는 와이파이-진을 만들고 전시했었어요.
노들야학 진 만들기 수업과도 연계해 같이 전시를 하기도 했고요! 이렇게 몇 년 동안 워크숍을 해오다보니 지금 공간 한켠에 정말 이상하고 거대한 진 도서관이 있답니다. 그리고 별꼴에서는 비정기적으로 독립 다큐멘터리나 영화 상영, 음감회, 전시, 세미나, 일일 바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려요. 가장 최근에 열렸던 행사는 (과거 로사이드에서도 활동했던)최선영 작가의 ‘라운드 라운드 그라운드’ 앨범 음감회였어요. 최선영 작가는 결혼해 아들을 키우면서 유기견 네 마리와 함께 살고 있는데, 매일 밤 모두가 잠들어있을 때 만들고 녹음한 노래로 벌써 랩 앨범을 두 개나 냈어요. 두 번째 앨범 출시 기념 음감회에는 ‘무슨 행사인지 잘 모르지만 일단 와보았던’ 대학생 두 명과 별꼴 단골손님들, 친구들, 그리고 로사이드 작가와 어머니가 있었어요. 미러볼이 현란하게 돌아가는 실내에서 모두 따뜻한 마음으로 최선영 작가의 음악을 듣고 힘껏 응원을 해주었어요. 그리고 비건 채식 음식을 나누어 먹었죠.
생각해보면 항상 별꼴에서 했던 행사는 비슷한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좀 모자라거나 허술하거나 이상해보여도 그냥 이대로 괜찮은 하나의 존재로 인정하고 응원해준다는 느낌. 별꼴에는 경기도에서 장애인 콜택시를 타고 혼자 와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돌아가는 손님도 있고, 동성처럼 보이지만 손을 꼭 붙들고 데이트하러 오는 손님도 있고, 휠체어 타고 책 읽으러 오는 손님도 있고, 크로스 드레서나 트랜스 젠더처럼 보이는 손님도 있고… 매니저들과는 한 마디 나눠본 적 없지만 몇 년 째 계속해서 (아마도 멀리서) 찾아오는 그런 사람들이 많아요. 최소한 이 공간에서는 차 한 잔 마시는 동안에도 눈치를 볼 필요가 없고 좀 마음 편하게 있을 수 있다, 여기에 모이는 사람들은 서로를 하나의 동등한 존재로 인정할 것이다 라는 무언의 믿음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희는 음료가 정말 맛있답니다. (ㅎㅎ)
공간도 꽤 멋지고요. 멀리서 한번쯤 브라우니 먹으러 찾아올 만도 하다고 매니저들은 굳게 믿고 있습니다… 여러분 인포숍카페별꼴에 놀러오세요-!
■ 카페 위치
- 서울시 성북구 하월곡동 27-130 1층 (6호선 월곡역)
■ 카페로 열려있는 시간
- 매주 화요일-토요일 오후1시-9시 (마지막 주문 8시 30분)
카페 메뉴는 모두 비건으로 바꿔서 가능합니다!
비건이시면 매니저에게 말씀해주세요. 문의사항이나 행사 일정은 다음 연락처들을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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