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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장애인·노동자 등 "농성장 철거 막아달라”
꽃동네 방문 두고 “교황의 수용시설 방문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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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일대에서 농성 중인 단체들이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앞두고, 교황이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의 농성장에 찾아와 줄 것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예정된 가운데, 광화문 일대에서 농성하고 있는 단체들은 교황이 농성장에 직접 방문해 한국 사회에서 가장 고통 받고 있는 이들에게 힘이 되어 달라고 호소했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 공동행동, 희망연대노조 등 광화문 광장과 그 인근에서 장기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단체들은 5일 이른 11시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들 농성장에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은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12일째, 유가족들이 광화문광장과 국회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한 지 23일째가 되는 날이다. 또한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한 장애인들의 광화문역 지하보도 농성도 곧 2년째를 맞는다. 희망연대노조 씨앤앰·티브로드 노동자들도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광화문 사옥 앞에서 한 달 넘게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16일 오전으로 예정된 교황의 광화문 시복미사를 앞두고 이들 농성장 철거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농성단체들은 "교황님이 집전하는 미사를 치장한다는 이유로 경찰이 우리를 광장에서 쓸어내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은 "교황의 방한 목적이 단지 한국에 한번 다녀가는데 그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여느 때처럼 평등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해주길 바란다"라면서 "한국 사회에서 가장 억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들과 함께해 이 사회에 정의를 심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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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줄 것을 호소하는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최진미 공동운영위원장.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최진미 공동운영위원장은 "참사가 일어난 지 4개월이 지나도록 우리 아이들이 왜 죽어야 했는지, 정부는 한마디 변명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라면서 "이제는 유가족들의 고통이 치유되고 국민이 안전 속에서 살 수 있도록 교황님이 자비로운 손길을 전해주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교황의 방한 일정 가운데 장애인 집단 수용시설인 꽃동네를 방문하는 것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높았다.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 공동행동 박경석 공동집행위원장은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언제나 희망을 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는 장애인에게도 큰 힘이 되어왔다"라면서 "그러나 이곳 광화문 광장에서 행사를 마치고 교황님이 수용시설인 꽃동네를 방문해 이들을 격려한다는 소식에 절망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박 공동집행위원장은 "아무리 장애가 심한 사람이라도 수용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인권"이라며 "교황님이 꽃동네를 방문해 이들을 격려한다면,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 2년간 노숙농성을 해 온 우리들의 노력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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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꽃동네에 방문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 공동행동 박경석 공동집행위원장

 

 

서울희망연대노조 이종탁 위원장은 “교황께서는 언제나 거리의 교황을 자처하셨고, 교회가 거리로 나가야 한다고 역설하셨다”라면서 “그런 만큼 일터에서 쫓겨나 거리에 있는 노동자를 만나주길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14일 이른 10시 30분경 서울에 도착한 뒤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시작으로 공식 방한일정에 들어간다. 15일에는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개최되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 참석해, 이 자리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과 면담한다. 이어 16일 오전 광화문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를 집전하고, 오후에는 충북 음성 꽃동네를 방문할 예정이다. 18일에는 서울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고 공식 방한일정을 마치게 된다.

 

한편,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 공동행동은 6일 늦은 3시 명동성당 앞에서 교황이 꽃동네에 방문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이 기자회견에는 꽃동네에서 수십 년간 생활하다 탈시설한 장애인 당사자들이 직접 나와 교황의 꽃동네에 가지 말라고 호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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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동네 방문 NO!!"

 

 

 

비마이너  하금철 기자 rollingstone@bemin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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