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여름 142호 - [노들아 안녕] 폭풍같은 업무 중에 아무것도 모르고 나갔던 첫 아침 선전전 / 정윤정
[노들아 안녕]
폭풍같은 업무 중에 아무것도 모르고 나갔던 첫 아침 선전전
정윤정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 활동지원팀 활동가

안녕하세요.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에 입사 6개월을 맞이한 정윤정입니다.
센터판에서 면접을 보러 오라고 전화가 온 날은 다른 곳에 출근한 다음 날. 취업했음을 알리고 정중히 거절을 했는데 다음날이 되어서도 센터판이 뇌리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면접을 보게 되었고 다행히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면접부터 재밌었던 센터판은 첫 근무부터 완전히 예상을 뒤엎었습니다. 지도점검부터 담당자 퇴직, 2024년 정산 및 실적보고, 2025년 사업계획 및 운영보조금 신청 등등 입사 한 달 만에 모든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습니다. 폭풍같은 업무 중에 아무것도 모르고 나갔던 첫 아침 선전전. 사실 마음속으론 업무도 많은데 신입한테 이런 것까지 시키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오랜만에 시위현장에 나가는 것에 약간의 설렘이 생겼습니다. 예전에 시위현장에 나가려면 주변 눈치를 보고 숨어서 나가곤 했었는데 여기는 시위현장에 나가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또 수고했다고 칭찬까지 해주니 나름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나섰던 시위는 예전 직장에서 주로 했던 노동권 관련 시위와 분위기가 완전 달랐습니다. 피켓 하나 들고 조용히 서있는게 다인 시위 현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쪽팔을 붙들린 채 쫓겨나는 시위 현장. 장애인 이동권이나 차별문제에 대해서는 뉴스에서 본 ‘장애인 지하철 시위’가 전부 였던 나는 시위 현장에 나가서야 왜 이 시위를 계속 해야만 되는지에 대해 알았고 더 이상 방관 할 수만은 없다는 생각, 내가 가진 아주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동권 시위 현장에서 마주친 사람들의 다양한 시선과 반응들... 우리가 외치는 목소리가 사회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에 대한 답답함. ‘내가 과연 이 활동에 도움이 되고 있는 걸까?’ 하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들...
신입 활동가로서의 어려움과 고민은 계속 되겠지만 센터판 직원들이 함께하고 있어서 느끼는 따뜻함과 든든함에 끝까지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을 살짝 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