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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피아드, 과거시험... 폭소수학대회? '야학 수학수업 교사들의 이야기'

 

 

 

민아영 │ 노들장애인야학 자원교사이면서, 사단법인 노란들판에서 상근하고 있습니다.

맥주 마시면서 영화를 보는 게 저에겐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입니다.

요즘은 집에서 이런 저런 요리를 하면서 맥주를 마시는 걸 좋아합니다. 예... 맥주를 많이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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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일 오후 5시부터 6시 30분까지, 노들야학 전 교실에서 수학 수업이 진행된다. 수학 1반부터 5반으로 나누어진 수학 교과. 서로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어떻게 다른가를 수학공부를 하면서 배운다. 곱하기를 잘 하지만, 시간의 크기를 가늠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고. 천원과 천원이 더해지면 2천원이라는 것을 알지만, 1과 1이 더해지면 2가 되는 것은 어려운 이야기. 7~8년 전, 대대적인 시험을 통해 반을 구분했지만, 여전히 수학교사들은 고민의 연속이다.


검정고시를 위해 준비하는 수업으로의 기능은 이미 많이 바래진(?) 현 수업 속에서 수학교사들은 무엇을 하면 좋을까. 수업이 끝나고 느껴지는 이 자괴감, 반복되는 수학문제풀이 속에서 이게 서로에게 어떤 의미인가 하는 초라함. 재미! 재미를 찾고 싶다. 학생들의 호응이 높은, 관심 있는, 흥미를 유발시키는 수학 수업을 만들고 싶은 수학 교사들. 그 고민들을 시래기국밥 집에서 밥을 먹으며 나누어 보았다.


민구 오늘 시계 읽는 수업을 했어요. 덧셈이 헷갈릴 거라고 생각하면서 막 설명을 했는데, 수업 마지막에 ㅇㅇ누나의 질문 ‘선생님, 3시간이 30분보다 커요?’ 아, 이걸 듣고 수업 뭐 했지 하는 생각이.

 

진수 실제로 3시간과 30분은 알람을 맞춰보고 경험하게 해보는 건 어때요?


민구 매 세 시간 알람을 맞춰놓고 한 달 동안 경험하시도록? 이야, 확실히 아시겠네.


혜선 맞아, 이게 단위라는 게 가늠하고, 설명하기가 어렵잖아. 자기가 시간을 보면서 움직인 경험이 없으니까. 또 요즘에는 시계가 숫자로 되어 있잖아. 바늘 시계를 보는 게 어려울뿐더러, 자기가 계획해서 움직여본 적이 없으니까 그 개념이 형성되지 않았을 수도 있어.


민구 시간 개념이 형성되지 않았나보다 그런 생각을 한 것 같아.


(그리고, 열심히 국밥을 잘 먹었다)

 

 

꾸미기_민아영_수학2.jpg

 

아영 1학기 첫 번째 수학교과모임 때, 노들피아드나 과거시험 같은 걸 해보자라는 아이디어가 있었잖아요. 하면 좋을 것 같은데.


혜선 성취감이 생기는 기회는 될 텐데, 각자의 수준이 너무 다르니까. 어떤 목적으로 할 건지 생각해봐야할 것 같아. 재미로 하거나, 아니면 반 편성할 때, 기준으로 잡을 것인지. 혹은 구구단은 대부분 아는가 모르는가. 분수는 그 누구도 모른다. 이런 내용의 현 야학의 수준, 학생들의 수준을 파악하는 차원으로도 할 수 있고.


아영 수학에 흥미가 떨어져있는 것에 대해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싶은 욕구가 있어요. 문제도 실생활 수학식으로 내는 거지. 수학이 생활 속에서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라는 이야기를 학생들한테
많이 들어서.


민구 그러면 반별로 난이도를 조정해서 푸는 걸로? 같은 문제를 풀면, 어떤 분들은 아예 못풀고 반별로 다를 거 아냐, 흥미라는 게 많이 맞춰야 뿌듯하면서 생기잖아.


아영 그렇게 되면 전체 경시대회를 하기엔 어렵겠다.


민구 청솔 1반이 풀 수 있는 문제를 만드는 게 관건인 거 같아. 골든벨처럼 해볼까. 황당수학 문제를 내놓고, 떨어지면 패자부활전하고.


아영 야학교사 줄넘기 넘은 수만큼 들어오고. 나는 사실 그런 방식을 생각했어.


민구 아 그래서 과거시험 컨셉이지, 재밌겠다.


아영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까, 명제문제로 참과 거짓. 이런 문제를 푸는 거야


혜선 우리 학생들한테 너무 어렵지 않을까? 이런 문제는 우리도 못 맞춰. 우리도 한참 생각하면서
해야 해.


민구 우리 수학경시대회 표피를 쓰고 황당 퀴즈를 내자.


진수 일 더하기 일은 노동자, 이 더하기 이는 덧니.


일동 아....(탄식)

 

 

꾸미기_민아영_수학1.jpg

 


아영 그럼 아예 찍어야하는 문제를 내는 건 어때. 문제는 25개면 충분하겠지?


민구 내 키는? 내 나이는? 뭐 이런 걸해서 그 자리에서 인치 까서 확인해 보고 하는 건 어때? 예를 들면, 진수와 민구가 팔씨름을 하면 누가 이길까요? 진짜 팔씨름해서 알려주고. 나는 진수 선생님한테 걸 거야. 뭐 이렇게. 엮으면 되잖아. 이럴 때는 확률이 반반입니다. 확률 문제였습니다! 다음은 뺄셈 문제이니까 김유미 선생님과 민아영 선생님 중에 누가 클까요? 찍을 수 있는 문제면, 청솔 1반도 맞출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 예상할 수 있는 문제, 3시간에 대한 기준, 1미터가 감인 거잖아요. 감에 대한 문제인 거지.

 

혜선 한소리반은 뒤에서 팔짱끼고 있는 거 아니야?


유미 아니면 팀을 짤까? 협력의 경시대회를 하는거지. 문제를 보물찾기처럼, 휠체어 탄 사람들이 찾을 수 없는 곳에 해놓고 발달장애 학생들이 찾고. 자기 팀으로 가지고 가서 푸는 거야.


혜선 서로가 있어야만 맞힐 수 있는 문제? 경남이가 있으면 거기에 동림이형, 영애언니가 있으
면 장기형이 있거나 뭐 이렇게.


민구 걱정이 되는 게 누군가는 머리, 누군가는 다리 역할을 해서 분업화가 되니까.


유미 전체가 같은 문제를 푼다고 하면 한소리반 학생들은 너무 쉬울 것 같은데.


민구 디테일하게 들어가야 할 것 같아. 누군가는 기능적인, 누군가는 지시적인 분업이면 마음에 걸리는 게 있어. 반별로 하면, 문제를 내는 게 너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진수 다 모르고, 답을 말하면서 해석 해주는 거지. 수학의 역사나 옛날 어디서 시작했다. 아는 학생들이 거의 없을 테니까. 그거에 대해서 문제를 내고, 설명하면서 공부하는 거지.


민구 그럼에도 청솔 1반이 이해를 하기 어려울 것같아. 같은 문제를 낼 거면, 청솔 1반에게 맞
춰야 할 텐데. 설명해준다는 거잖아. 설명에 대한 이해를 못할 것 같은 거지.


혜선 아영이가 롯데슈퍼 999에서 노들까지 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1층부터 6층까지 계단 수는?


유미 아이스 아메리카노 몇 초 만에 마실 수 있을까.


혜선 우리 이거 하다가 사고 날 거 같아. 폭소퀴즈대회?


민구 그런 컨셉으로 다섯 개씩 문제를 뽑아 와서 할까요?


유미 경남이 언니가 집에 갈 때 버스 번호는?


혜선 경남이가 몰라. 번호를 모르고 늘 타던 자리에서 어떤 모양으로 기억하고 있어서.


민구 경남언니가 맞출 수 있는 문제로 5개 뽑아 와서 이야기를 해봅시다.


민구 나도 그런 거 낼 거야. 배팅하는 거. 문제를 내는 사람이 경남누나가 될 수도 있을 것 같고. 경남언니가 무얼 하는데 얼마나 걸릴까?


유미 경남언니 가방 속에 이면지가 몇 장?

 

Leave No One Behind~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수학 대회를 고민하는 교과모임.
계산은 계산기가 할 수 있는 세상에서 수학적 ‘감’을 느껴보는 시간을 만들어보기로 한다. 청솔 1반부터 한소리 반이 함께 풀 수 있는 문제를 만들어보자는 포부를 밝혔다. 과연, 어떻게 만들어질지! <노들바람>을 계속 받아보시면, 아실 수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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