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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춤추면서 싸우지 

   - 노들에스쁘와 공연 ‘컴백’

 

 

 

 야채

비인가 대안학교에서 통합교육 현장을 고민하며, 모든 존재들이 함께 기대어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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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에스쁘와 공연 ‘컴백’ 포스터

 

 

  수어 해설과 이국적인 연주로 공연은 시작된다. 장내는 어둡고 조용하다. 숨을 죽인 정적 속에서, 누군가의 손뼉 소리와 튀어나오는 의성어, 점프하는 발소리가 불쑥불쑥 공간을 깨뜨린다. 손그림으로 직접 꾸민 옷을 입고 몸을 움직이는 사람들. 각자의 자리에서 의자를 끌고 중앙으로 모인다. 흩어져 있던 몸들이 천천히 한 공간으로 모인다. 의자에 앉기도 하고, 끌기도 하고, 의자를 사이에 두고 팔을 흔든다. 동일하지 않은 몸짓들이 겹치고 어긋나며 이어진다.

 

  기존의 정형화된 춤 공연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당황할 수 있다. 공통의 안무는 없고, 박자에 맞지 않는 손뼉이 울린다. 누군가는 몸을 떨고, 누군가는 갑자기 일어났다가 다시 앉는다. 손가락만 까닥거리기도 하고, 서 있기 어려운 누군가는 두 팔을 온 힘으로 휘젓는다. 또 누군가는 춤을 추지 않고 공연장을 그림으로 그리며 함께한다. 심지어 관객석에서 무대로 돌진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 곳에서는 그 누구도 “가만히 있으라”고 하지 않는다. 제지도, 분리도 없다. 자기 몸이 움직이는 방식 그대로, 자기 리듬 그대로의 표현을 존중받는다. 손을 내밀어 같이 춤추자고 초대받는다. 이곳에서는 통제 대신 환대가 작동한다.

 

  무대 위에는 장애인들만 있지 않다. 의자를 함께 끌어주고, 손을 잡고, 서로의 눈을 마주 보며 춤을 추는 조력자들이 함께 있다. 모두가 다른 몸으로 움직이지만, 고립은 없다. 각자도생의 분리는 보이지 않는다. 같은 공간에서 서로를 보고, 맞잡은 손을 놓지 않기 때문에. 마주 보고, 끌어안고, 돌아왔다는 것을 환영하며 등을 토닥이기 때문에. 서로의 의자를 밀어주고, 손을 맞잡아 큰 원을 만들어 무대를 돌아다니며 몸으로 외친다. 우리 여기 있다고, 사라지지 않았다고.

 

  화려한 무대 연출이나 소품 없이, 무대는 동녘과 오마르의 연주, 영표의 수어, 그리고 공연자들의 몸짓과 음성으로만 채워진다. 멀리 관객석에서 볼 때는 잘 보이지 않던 손짓들이 영상으로 다시 보니 선명해진다. 손톱과 손톱을 비비는 작은 움직임을 서로 따라 하며 즉석에서 안무가 만들어진다. 누군가 갑자기 무대에 눕자, 망설임 없이 함께 눕고 발장구를 친다. 서로를 믿고 몸을 맡겼다가 튕겨 나가도, 다시 팔을 휘감으며 미끄러지듯 춤은 이어진다. 무대 안에서 바깥의 관객을 초대하면, 기꺼이 응하며 무대로 뛰어드는 사람들이 있다. 어색하게 박수를 치다가, 곧이어 서로의 춤을 따라 추며 한 데 뒤섞인다. 우리는 더 이상 구경하지 않고 함께 흔들린다.

 

  42년 만에, 41년 만에, 37년 만에, 32년 만에, 20년 만에, 12년 만에, 10년 만에, 8년 만에. 시설이라는 이름의 분리 속에서 시간을 보내다, 마침내 본래의 자리로 돌아온 사람들. 그리고 그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조력자들. 같은 공간에서, 각자 다른 몸으로, 그러나 결코 틀리지 않은 춤을 함께 춘다는 것.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차별과 혐오에 저항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싸우듯 밀어내는 고립 대신 손을 잡는 연결을, 통제 대신 함께 흔들리는 몸을 택한다. 우리는 오늘도 누군가를 떼어놓지 않기 위해 춤을 추고 노래한다. 그렇게, 우리의 몸은 우리가 있어야 할 삶의 자리에 남는다.

 

  ※ 제목은 한채윤의 동명 에세이 『우린 춤추면서 싸우지』(2023, 은행나무)에서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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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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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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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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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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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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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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