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겨울 144호 - 대한민국 첫 번째 파워싸커 대표팀의 국제대회 출전을 준비하며 / 송석호
대한민국 첫 번째 파워싸커 대표팀의 국제대회 출전을 준비하며
송석호
대한장애인파워싸커협회 APO 추진위원장.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 활동가

이 글은 대한민국의 첫번째 파워싸커 국가대표팀의 첫 국제 대회 출전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은 글입니다.
먼저 파워싸커라는 종목과 대한장애인파워싸커협회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파워싸커는 전동휠체어 축구(Powerchair Football)라고도 불리며,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중증장애인들이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구기 종목이며, 대한장애인파워싸커협회는 2005년 설립하여 2013년 처음으로 전국대회를 진행했고, 2016 Asia FIPFA 가입, 2020년 대한장애인체육회 인정단체로 등록하여 파워싸커의 저변이 확대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파워싸커의 중앙 협회입니다.
저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가로 활동하며 센터 프로그램 담당자로서 파워싸커라는 종목을 처음 접하고 소장님께서 대한장애인파워싸커협회(이하 대파협) 활동을 시작하시게 되면서 우연히 대파협의 운영진으로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 말, 2026년에 열리는 파워싸커 월드컵 대회에 대한민국도 참가해 보자는 회원과 이사회의 뜻에 따라 4월 중순부터 대파협 운영진 및 사무국에서는 올해 호주 퀸즐랜드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오세아니아(APO) 파워싸커 월드컵 예선 대회 출전을 준비하였습니다.
저 개인에게도 처음이었지만 협회 차원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의 시작이었습니다. 국가대표 선수 선발을 위해 본래 연말에 진행하는 파워싸커전국대회를 6월에 진행하기 위해 급하게 모든 것을 준비하는 일은 첫 번째 난관이었습니다. 센터 일정상 가장 활발하게 움직여야 하는 6월에 연말에 진행하던 일정을 잡으려고 하고 장소대관부터 선수들의 일정 조율까지 어느 것 하나 어렵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회원들과 각 지역의 협회장님들의 노력으로 6월 13일, 14일 전국대회를 통해 국가대표선발전을 마치고 큰 산을 넘었으니 대회 참가를 위한 예산 확보 준비만 하면 조금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협회와 특히 저에게는 경천동지할 일이 벌어졌습니다. 4월부터 월드컵 대회 주최측 FIPFA와 소통하며 대회관련 모든 것을 총괄 추진해온 추진위원장이 갑자기 모든 자리에서 사임을 표명한 것입니다.
우리가 그동안 준비한 모든 것이 좌초될 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국가대표 선출을 위한 전국대회도 열고 선수단도 감독도 선임한 이후였으며 1400만원 정도의 1차 대회 참가비가 이미 납부되었으며 국제적으로 이번에 대한민국이 처음 출전한다고 알려지는 등 이 프로젝트를 취소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저를 비롯한 우리 모두 멘탈이 붕괴될 정도로 혼란이 왔으나 미처 마음과 정신을 가다듬고 추스릴 어떠한 시간도 없이 긴급 회의를 해야만 했습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추진위원장으로 선임이 되고, 국대 감독님을 포함하여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추진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그러고나서 이전 추진위의 진행 상황을 파악해보니 비행기 티켓팅부터 시작하여 모든 것을 직접 진행해야만 했습니다.
이때가 시기적으로 대회 시작 전까지 2달 2주 정도 남은 상황이었습니다 이후 상황은 정말 절망과 기적의 연속이었습니다. 대회 출전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본래 중증장애인들의 출국은 많은 준비를 필요로 하고 호주까지 가는 항공권이 워낙 비싸서 빠르게 예매를 했어야 했으나 전 추진위에서 예매를 하지 못하여 예매 가능 여부도 불투명하였으나 추진위원 한 분의 도움을 받아 넉 달 동안 하지 못한 티켓팅을 단 사흘 만에 모든 티켓팅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티켓팅이 늦어진 이유는 휠체어를 이용한 스포츠이다 보니 각 선수들이 경기용과 생활용 휠체어를 둘 다 가지고 가야해서 총 18대의 전수동 휠체어가 호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운송비에 대한 걱정도 컸습니다.
그러나 또 한 번의 기적은 일어났습니다 티켓팅이 완료된 지 3주 후 여행사로부터 원송비 전액 면제라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기적적으로 출국이 가능한 상황이 만들어졌으나 또 하나의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현지 통역사를 구하는 일이었습니다. 당초 통역은 전 위원장님이 담당하시기로 하였으나 갑자기 사임하는 바람에 큰 걱정거리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침 국가대표 감독님의 가족이 호주에 살고 계셔서 그분의 도움으로 호주 퀸즐랜드 한인회의 도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촉박한 기간에 비해 주변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했습니다.
국가대표 훈련 또한 과제였습니다. 본래 파워싸커는 농구장만한 크기의 실내 체육관에서 하는 스포츠입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실내체육관에서 파워싸커를 진행할 경우 손상의 우려가 있다고 하여 매년 체육관의 눈치를 보고 지속적으로 요청을 해도 대관이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기에 훈련 일정을 확정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그러나 국가대표 선수단이 선수 운영진 감독 할 것 없이 모두 다 협력하여 구의회와 장애인체육회를 통하여 실내체육관의 정기 대여를 이루어내었습니다. 비록 토요일과 일요일 3, 4시간 밖에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으나 약 한 달반의 시간 동안 모든 공휴일을 반납하고 선수단 모두 하나 되어 훈련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모든 문제들이 하나씩 해결되고 있었으나 가장 크고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예산의 벽은 높았습니다.
파워싸커협회는 대한장애인체육회의 가맹단체가 아닌 인정단체이기에 공식적인 그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하고 지금껏 선수들과 코치 부모님들 등 파워싸커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헌신과 후원으로 이어져 왔고 이번 국제 대회 역시 22명 선수단과 그들의 가족 그리고 선수단이 속한 센터의 힘으로 한뇌협과 부뇌협 등 단체 후원과 기업 개인 20여 곳의 후원을 유치하여 모든 준비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초대 위원장의 사임과 갑작스럽게 큰 일을 추진해야 하는 막막함에 크게 절망하였으나 파워싸커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두 달 만에 모든 난관을 뛰어넘어 결국 예정대로 호주로 출국하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이면 얼마나 큰 힘을 낼 수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끝으로 파워싸커는 여전히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후원을 필요로 합니다. 무엇보다 함께 축구할 당사자 여러분들을 간절히 기다립니다.
이 글로 인해 축구에 관심이 생기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대한장애인파워싸커협회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대한장애인파워싸커협회가 생긴지 20년 만에 처음 생긴 대한민국 파워싸커 대표팀의 여정을 준비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
PS. 갑작스러운 국제 대회 준비로 센터에 집중하지 못하였을 때 비난하지 않고 상황을 위로해 주고 후원해주신 센터판 식구들과 마지막 순간 개인 대출까지 받는 결단을 내려주신 대파협 서기현 회장님께 위원장으로서 진심으로 감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