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 환영합니다! 하지만 꽃동네는 Oh, No!
11일 늦은 6시,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방한을 앞두고 한국에 사전 답사를 왔다. 장소는 젊음의 거리 명동. 이곳에서 교황은 많은 시민의 환영을 받으며 격의 없이 악수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열렬히 환영하는 시민들과 함께 인증사진도 찍었다. "꽃동네 방문을 취소하고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 농성장을 방문하겠다"는 약속도 함께.
물론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아직은 그냥 시민들의 바램일 뿐. 이날 명동에 나타난 것은 실제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니라 교황의 실사 모형이었고, 시민들은 그 모형과 악수를 하며 인증사진을 찍었다. 교황의 실사 모형은 장애인이 지역사회와 떨어진 곳에서 한평생 수용되어 사는 '꽃동네'를 방문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리고 정말 방문해야만 하는 곳은 '꽃동네'가 아니라 장애인의 삶을 옥죄는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같은 악법들을 폐지하기 위해 장애인 스스로가 싸우고 있는 광화문 농성장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동의했다.
11일 장애인운동 활동가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쏙 빼닮은 실사 모형까지 동원해 이런 퍼포먼스를 명동 성당 주변에서 벌인 것은 그만큼 그들의 바람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나는 시민들에게 '꽃동네'처럼 장애인이 수용시설에 갇혀 한평생 생활하는 것이 얼마나 반인권적인지, 그리고 이런 수용시설에 교황이 방문해 그들을 격려하는 행위 자체가 자립생활을 꿈꾸는 장애인의 가슴에 피눈물을 나게 하는 일인지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지나가는 시민 중 일부 꽃동네를 옹호하는 이들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지만, 퍼포먼스를 진행한 이들은 춤과 노래공연 등을 이어가며 교황이 꽃동네에 방문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시민들에게 알려나갔다.
이날 명동 일대에서 진행한 장애인운동 활동가들의 퍼포먼스를 사진에 담았다.
명동성당 앞에서 교황님과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