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준비호(2009.07) - [420투쟁] 뿌듯뿌듯 거리선전전
[뿌듯뿌듯 420] 노들만의 향기가 있는 420거리선전전
-김문주 노들센터
2009년 노들만의 420을 만들자고 하였다. 나는 노들만의 향기가 있는 420거리 선전 캠페인을 하길 원했다. 큰 의지와는 무관하게 이런 행사 준비가 처음이라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망막했다. 사업 기획안을 쓸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하는 건지 몰랐다. 준비하면서 점점 더 일거리가 많아지고 많은 이야기 속에서 시안이 바뀌고 뜻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마음만 조급해져갔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의 격려와 도움 덕분에 차츰 차츰 준비가 끝나가고 있었다. 행사 전 날 저녁에 진행사항을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드디어 스타트만 끊으면 된다.
D-day
화창한 아침이다. 처음 무언가를 진행한다는 마음에서인지 그 어떤 날보다 부지런하다. 역시 내 마음과 다르게 굼뜬 사람들의 발걸음. 그래도 날씨만큼이나 나는 들떴다.
선전전이 이뤄질 마로니에 공원에는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만큼 많은 시민들이 나들이를 하고 있었다. 시민들은 우리가 전시해놓은 시설인권 사진들을 보면서 탈시설 지지 서명도 해주고 후원금도 많이 내 주었다. 아기들은 우리가 나눠 주는 풍선들을 들고 아장아장 걷고 있었다. 아이들의 맑은 표정에 기분이 더 좋아졌다. 거리 선전전 옆에서는 재즈 공연이 이뤄지고 있어서 더욱 흥이 났다.
적극적으로 시민들을 모셔와 선전물과 풍선을 나눠주면서 서명을 받는 민구와 서명전 앞에서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우준이, 그야 말로 설렘을 갖고 420을 만들어 보자며 봉투를 머리에 쓰고 선전물을 나눠주었던 명희의 일명 ‘420 봉투단’에 아이들이 신기해하며 모여들기도 했다. 풍선을 만들어 열심히 나눠 주던 팀들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물론 ‘신고도 하지 않고 이런 행사를 하냐?’며 지적하는 몹쓸 경찰도 있었지만 크게 문제되지 않고 넘어갔다. 그저 길 줄만 알았던 420의 거리선전전이 금세 끝이 났다. 너무나 고생이 많았던 분들에게 감사한다. 너무나 뿌듯했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