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가을 132호 - [노들아 안녕] 배움의 연속인 노들의 일터에서 / 전지선
노들아 안녕
배움의 연속인 노들의 일터에서
전지선
안녕하세요! 노들야학 전지선입니다.
이 글을 많은 분들이 읽겠지만, 특히 우리 야학 학생분들이 언젠간 읽을 거라 생각하니까 글을 쓰면서도 많이 긴장되고 또 기대되고 설레는 마음이 듭니다. 하핫 (정말 반가워요. 여러분!)
저는 사회복지를 전공했어요. 돌이켜보면 복지에 대한 개념을 이상적으로만 생각했던 대학생 시절, 당시 저는 장애인복지론 수업을 들으면서 당시 갓 만들어진 장애인차별금지법을 글로 배웠어요. 마치 시험공부 하듯이 암기하며 외웠던 기억이 있어요. 어떤 내용이며, 어떤 제도들이 생겨났는지는 살펴봤으면서도 ‘왜’ 차별금지법이 생길 수밖에 없었는지, ‘어떻게, 어떤’ 과정을 거쳐 법안이 만들어지게 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무지한 채 말이에요. 정말 부끄럽지만.. 알아볼 생각조차도 못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야학을 알게 되었고 장애인차별금지법뿐만 아니라,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만들어지고, 또 앞으로 만들어져야 할 수많은 법적인 제도들은 그냥 하루아침에 생겨나는 것이 아님을 배웠어요.
정말 필요한 법과 제도들은, 처음부터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도, 기득권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나간 것도 아닐 텐데.. 당사자들이 삶 속에서 목소리 내고, 투쟁하며 수많은 시간과 노력의 인고를 통해 만들어낸 결과물일 텐데.. 그에 대한 결과물은 내가 너무 쉽게 받아들이고 있었구나..를 절감했달까요. 머리가 띵- 하더라구요.
여성의 참정권,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변화 등 역사는 역사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님을
그때는 당연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권리들. 그 중심에는 장애인의 인권이 있음을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계속 배워가고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노들에서의 이 현장의 생동감과 살아있음은 단연코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자신의 주체성, 권리를 자유롭게 말하고 서로 존중해줄 수 있는 곳. 이를 지향하는 곳.
야학이라는 곳이 당사자인 학생분들뿐만 아니라, 활동가들에게도 삶의 일부가 되어 함께 부둥키며 재미나게 살아가는 곳이라는 생각이 점점 커져가고 있습니다.
각자의 속도에 맞춰서 고민을 나눌 수 있고,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서로의 에너지를 더 키워나갈 수 있는 곳. 효율만 따지는 사회구조에서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우리의 목소리로 끊임없이 세상에 알리는 곳. 무한한 매력의 노들야학에서, 그리고 장판에서. 앞으로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하는 동지가 되고 싶습니다. 잘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