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료실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노들아 안녕

저는 이곳에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김정규

 

 

김정규_노들아안녕.jpg

 

 

 

  안녕하세요. 저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정규입니다.

 

  22년 3월 15일에 입사했으니 벌써 6개월이 넘었습니다. 저는 나만 생각하며, 인생을 살아오다가 나이 40살이 넘어서야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물론 주위를 둘러보는 시각을 가진 이유도 개인적 이유 때문이기는 하지만요. 입사 전 2년 동안 쉬면서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냥 멍하니 있기보다는 무엇인가에 집중하고 싶었나 봅니다. 그때 읽었던 책 중에서 지금 당장 떠오르는 책은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이라는 책입니다. 가족을 위해 일만 하던 주인공이 벌레로 변하게 되고 평생 가족을 돌보던 주인공은 가족들에게 방치되어지고, 주인공을 제외한 가족들은 각자의 삶을 찾는다는 결말을 갖는 책입니다. 어쩌면 아주 별거 아닌 내용인데, 저는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왜 하필 많은 사람이 혐오하는 벌레가 되었을까?

 

  ‘무슨 무슨 충’이란 말이 한때 유행했는데 ‘그럼 자신의 본질을 잃어버리고 벌레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거대한 세상은 나를 의미 없는 한낱 벌레로 생각하려나?’를 가지고 오래 생각하게 되었고, 남에게 어떻게 보이는 것보다 내가 나를 객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벌레같이 살지 않으려 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쉬면서 늦깎이 공부를 하고, 노들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팀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는데, 저는 이곳에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곳에서 좋은 목적과 목표를 가지고 지금처럼 일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센터판에서 근무하기 전에는 장애인들과 마주친 기억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들이 주위에 없었다기보다는 제가 관심이 없어 안 보였을 것입니다. 저처럼 대부분의 비장애인들은 장애인들이 관심 밖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지금은 사회에서의 우리라는 테두리 안에는 그들이 존재해야 하며 우리 안에 더욱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도록 함께 하겠습니다.

 

  10월 어느날, 같이 근무하는 공공일자리 근로자분들과 편의시설 조사를 위해서 남이섬에 다녀왔습니다. 그들이 근로하는 데 있어서 걱정은 아주 기본적인 것들이었습니다. 기차에 탈 수 있을까? 그곳 식당엔 들어갈 수 있을까? 배를 탈 수 있을까? 비장애인들의 여행계획과는 정말 많이 달랐습니다.

 

  가서 뭐할까? 기차로 가는 게 더 낭만적이겠지? 어떤 맛집을 찾아볼까? 였을 텐데 말입니다. 여행은 대체로 만족했고, 다녀와서는 바로 다음 여행계획을 생각하고 계십니다. 이번 남이섬보다는 좀 더 하드한 여행으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940 2022년 가을 132호 - 9월 20일 삼각지역 110차 삭발결의자 / 이상우 2022.9.20. 삼각지역 110차 삭발결의자     이상우 노들장애인야학 학생,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권익옹호 활동가             안녕하세요? 노들장애인자립생활... file
939 2022년 가을 132호 - 장애인권리예산, 이제 정치가 책임져라! / 정다운 장애인권리예산, 이제 정치가 책임져라!      정다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 2021년 12월 3일부터 시작된 출근길 지하철 투쟁에 100회 이상 참여했다.  ... file
938 2022년 가을 132호 - 지구 끝까지 투쟁하겠다! / 유진우 지구 끝까지 투쟁하겠다!      유진우 앞으로 국가의 한계, 자본의 한계, 인간의 한계에 대한 공부를 오랫동안 할 생각이다. 해방의 길을 향해 찾아 헤매다가 정... file
937 2022년 가을 132호 - 우영우가 되지 못한 사람들의 죽음 / 정창조 우영우가 되지 못한 사람들의 죽음     정창조 장판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한다. 노는 게 가장 좋지만 마냥 놀지만은 못하고, 대항로 건물 3층 한구석에서, 싸움의... file
936 2022년 가을 132호 - [형님 한 말씀] 안녕하세요 / 김명학 형님 한 말씀 안녕하세요     김명학 노들야학에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김명학 교장선생님의 손글씨       [대체텍스트]   안녕하세요.   그동안 안녕하세... file
935 2022년 가을 132호 - [고병권의 비마이너] 공부하는 심정 / 고병권 고병권의 비마이너 공부하는 심정      고병권 맑스, 니체, 스피노자 등의 철학, 민주주의와 사회운동에 대한 관심을 갖고 이런 저런 책을 써왔다. 인간학을 둘러... file
934 2022년 가을 132호 - [노들아 안녕] 노들에서의 첫 걸음!! / 이예진 노들아 안녕 노들에서의 첫 걸음!!      이예진           안녕하세요. 한 학기 간의 신입교사 과정을 마치고 정식 이번 학기부터 야학교사가 된 이예진입니다.  ... file
933 2022년 가을 132호 - [노들아 안녕] 배움의 연속인 노들의 일터에서 / 전지선 노들아 안녕 배움의 연속인 노들의 일터에서      전지선             안녕하세요! 노들야학 전지선입니다.     이 글을 많은 분들이 읽겠지만, 특히 우리 야학 ... file
» 2022년 가을 132호 - [노들아 안녕] 저는 이곳에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 김정규 노들아 안녕 저는 이곳에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김정규             안녕하세요. 저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정규입니다.     22년 3... file
931 2022년 가을 132호 - [노들아 안녕] 하루빨리 국가가 우리의 목소리를 들었으면 / 이승준 노들아 안녕 하루빨리 국가가 우리의 목소리를 들었으면      이승준             안녕하세요.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센터판) 활동가 이승준입니다.     처음 일... file
930 2022년 가을 132호 - 소개합니다! 김밥팀의 화려한 변신, 왁자지껄 음악단 / 조희은 소개합니다! 김밥팀의 화려한 변신, 왁자지껄 음악단     조희은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노들장애인야학 글쓰기반 교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10월 14... file
929 2022년 가을 132호 - 비장애인 사회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DP행진 / 우정규 비장애인 사회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DP행진     우정규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협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노동권... file
928 2022년 가을 132호 - 서울시장애인탈시설지원 조례를 만들다 / 박미주 서울시장애인탈시설지원 조례를 만들다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시민으로 함께 살아가고 싶습니다     박미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노들을 만나 장애인 운동을... file
927 2022년 가을 132호 - 한국 장애인운동, 제네바에서 ‘해외 동지들’을 만나다 / 최한별 한국 장애인운동, 제네바에서 ‘해외 동지들’을 만나다       최한별 다른 나라에서도 우리처럼 장판 운동이 뜨거울까?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해 어느덧 국제연대... file
926 2022년 가을 132호 - 기후위기시대, 장애인들의 살아남기와 살아가기 / 히옥스 기후위기시대, 장애인들의 살아남기와 살아가기      히옥스 노들야학에서 과학수업의 교사가 된 지 어느새 2년을 꼬박 채우고 있습니다. 고도의 효율성에 집중된...
925 2022년 가을 132호 - “불평등이 재난이다” 폭우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며 기후재난 근본대응과 불평등사회 대전환을 촉구한다 “불평등이 재난이다” 폭우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며 기후재난 근본대응과 불평등사회 대전환을 촉구한다         폭우참사로 희생된 주거취약계층 발달장애인 빈곤...
924 2022년 가을 132호 - [욱하는 女자] (코로나19!!!! 나도 걸렸다!!!!!!!!!) / 박세영 욱하는 女자 (코로나19!!!! 나도 걸렸다!!!!!!!!!)      박세영 최근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도전해보고자 불끈불끈하고 있는 센터판의 고인물 박세영 입니다.    ...
923 2022년 가을 132호 - 이것이 퀴어퍼레이드다 / 이창현 이것이 퀴어퍼레이드다     이창현 행동하는 성소수자              태양이 땅으로 내려와 한강에서 사우나를 하는듯한 끈쩍하고 더운 날씨.   2022년 7월 코로나... file
922 2022년 가을 132호 - 양평에서 진행한 전체 활동가 워크숍 후기 / 권민희 양평에서 진행한 전체 활동가 워크숍 후기     권민희 사단법인 노란들판 활동가           만 2년 만에 진행하는 워크숍.   법인으로 근무 장소를 옮기면서 처음...
921 2022년 가을 132호 - 가칭 “제1회 노란들판 아카데미”를 개설하며 / 양현준 가칭 “제1회 노란들판 아카데미”를 개설하며     양현준 사단법인 노란들판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양현준입니다.             1993년 노들야학이 장애인교육의 문...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54 Next
/ 54
© k2s0o1d5e0s8i1g5n. ALL RIGHTS RESERVED.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