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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이 재난이다”

폭우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며 기후재난 근본대응과 불평등사회 대전환을 촉구한다

 

 

 

  폭우참사로 희생된 주거취약계층 발달장애인 빈곤층 노동자 추모주간 (8월 16일~ 8월 23일) 선포 기자회견 “불평등이 재난이다”

 

  일시 : 2022년 8월 16일(화) 오전 11시

  장소 : 용산 대통령실 앞

  주최 : “불평등이 재난이다” 폭우참사로 희생된 주거취약계층 발달장애인 빈곤층 노동자 추모공동행동(재난불평등추모행동)

 

  지난 8월 8일과 9일, 서울·수도권에 관측 사상 최고치 집중호우가 쏟아져 큰 피해가 발생하고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안타깝게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며 애도를 표한다. 실종자들의 무사귀환과 이재민들의 빠른 일상 회복을 기원한다. 이번 폭우는 전 지구적으로 규모와 빈도가 늘어가는 기후재난의 한 양상이다. 재난의 위험은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따라 아래로 흘러 약한 곳을 덮치고 있다. 지난 8일 관악구 신림동의 다세대 주택 반지하에 살다 참변을 당한 일가족은 서비스 노동자이자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 간부인 홍00님과 발달장애인인 그의 언니, 그리고 10대인 딸이었다. 같은 날 동작구 상도동의 반지하 주택에서 장애인인 50대 여성 거주자가 목숨을 잃었다. 열악한 주거환경에 사는 사회적으로 취약한 조건에 놓인 이들이 기후재난의 피해를 고스란히 입었다. 불평등이 기후재난 위험의 원인이자 결과가 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은 기후재난에 취약한 반생태적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이는 급격하고 광범위한 도시화로 대지는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덮여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불투수면적률이 높고 녹지가 적은 데다, 곳곳의 하천들을 복개하는 등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결과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와 서울시는 개발 규제 완화를 통한 대규모 개발사업을 전제로 한 도시계획을 내놓고 있으며, 이 계획들에는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방안이 부재하다시피 하다. 정부와 서울시의 도시정책은 기후재난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일례로 올해 서울시는 수해방지와 치수 예산을 대폭 삭감했는데, 관련 예산은 4202억 원으로 896억원이나 대폭 삭감된 것으로 이는 2012년 이후 가장 적은 예산 규모이다. 폭우참사 직후 서울시가 발표한 대책도 기후재난 위험에 대한 심각한 상황인식이 반영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지난 8월 10일 서울시가 반지하주택을 없애 나가겠다며 발표한 대책은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되지 못한다. 먼저, 서울시는 기존 주거용 지하·반지하에 대해 10~20년의 장기 유예기간을 설정해 순차적으로 없애겠다고 했지만, 강행규정은 없이 건물주에 대한 인센티브를 통해 용도변경을 유도하겠다고만 해 실효성이 없다. 무엇보다 현 상태로는 지하·반지하를 없앤다 해도 이들 주택의 거주자들이 갈 곳이 없다. 리모델링·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용적률 인센티브를 줘서 비주거용 용도로 전환토록 유도한다는 대책과 모아주택·재개발 등 민간 정비사업을 통해 주거환경을 개선하겠다는 대책은 지하주택의 수를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이다. 도심의 저렴 주택이 줄어들어 가난한 이들이 또 다른 형태의 열악한 주거로 내몰릴 위험에 처하게 된다.

 

  홍00님 가족처럼 지하·반지하에 사는 가수 수는 약 33만 가구에 달한다(2020 인구주택총조사). 이중 서울 20만1000여 가구, 경기 8만 9000여가구, 인천 2만 4000여 가구 등 수도권에 대부분이 몰려 있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주택공급 촉진을 위한 규제완화 정책이 지하·반지하 주거형태를 양산해왔는데, 이들 주거형태가 지속되는 것은 도시의 기존 생활권에 머물기 위한 적정하고 저렴한 다른 주택이 없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코로나19를 핑계로 지하·반지하 거주가구에 대한 전수조사 계획을 취소했다. 2020년부터 지하·반지하 거주가구를 포함해 공공임대주택 입주자격을 확대했지만 정작 물량은 턱없이 부족해 ‘신청만 할 수 있을 뿐 들어가지는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결국 반지하에 사는 이들은 갈 곳이 없다. 서울시는 이들에 대해 주거상향을 돕겠다지만, 공공임대주택의 공급 물량은 턱없이 부족하고, 민간임대시장을 활용하는 전세임대주택 지원제도로는 적정한 수준의 집을 구하기 어렵다. 서울시가 지급한다는 주택바우처 등 지원금 수준도 미미하다. 거듭 말해 지하·반지하 거주자들은 갈 곳이 없다. 지하·반지하 주거를 없애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도심 내 공공임대주택의 공급 확대를 통해 안전하고 저렴한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지역에 기반한 복지, 일자리, 관계망 형성을 이루고 장기간 거주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기존 생활권 내에 공공임대주택의 유형인 매입임대주택을 통한 주거상향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SH공사는 매입임대주택 예산을 줄여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결국 도심의 저렴한 공공임대주택 확대 계획 없는 서울시의 반지하 대책은, 이를 개발의 명분으로 활용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또한 심각한 문제는, 오세훈 시장이 서울을 기후재난에 더 취약한 도시, 기후악당도시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 3월 발표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안’에는 이른바 ‘유연한 도시계획’으로 개발에 관한 규제 완화와 각종 개발 계획들이 가득하다. 인구감소와 기후위기 등의 여건을 고려했다고 표방하지만 탄소배출 저감, 재난 대비, 서울의 에너지 자립도 제고 등을 위한 어떤 대책도 포함하지 않았다.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노후건물과 열악한 주거환경에 대한 대책 대신 주거 밀집지역에 업무·상업 기능을 더하기 위해 용도제한을 푸는 것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번 폭우에 복개천 주변 지역의 피해가 컸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성찰 없이 수변지역 개발의 의지만 난무한다.

 

  윤석열 정부는 어떠한가. 지난 10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침수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며 ‘주거환경 정비, 도시계획, 스마트기술 등 모든 역량을 총결집하겠다’고 밝혔지만, 재난을 부추기는 서울시의 도시기본계획에 대한 국토부의 태도 변화는 없다. 윤석열 정부는 민간임대시장과 부동산개발사업에 대한 규제 완화 계획이 담긴 120대 국정과제를 추진 중이다.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후 재난의 심각성 앞에서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여당 정치인들이 보인 부적절한 언행과 안일한 재난대응 태도는 많은 이들을 좌절케 했다. 국민의 사망 현장을 배경삼아 홍보 자료를 만들고 수해현장에서 망언을 쏟아내는 일들은 비단 일부 정치인들의 해프닝으로만 볼 수는 없다.

 

  가난하거나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재난 위험에 내몰려 목숨을 잃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 반지하 가족들은 퇴출 대상일 뿐인 위험 거처의 거주자가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노동하고 복지·의료서비스를 이용하고 이웃들과 관계를 맺으며 삶의 터전을 일궈온 우리 이웃이다. 기후위기와 무분별한 개발, 사회 불평등이 낳은 재난에 스러져간 이웃들을 추모하며,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170여개의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재난불평등추모행동>을 구성하여 1주일간의 추모행동을 전개하고자 한다. <재난불평등추모행동>은 8월 16일부터 23일까지 서울시의회 앞에 천막 분향소를 설치해 많은 시민들이 추모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오는 8월 19일 저녁 분향소 앞에서 ‘불평등이 재난이다’ 시민추모제를 개최하고자 한다. 우리는 안타깝게 떠난 이들을 추모하며, 불평등한 재난 사회의 대전환을 촉구할 것이다. 또한 우리는 기후위기에 대한 비상한 대응과 우리 모두의 삶과 안전을 지킬 평등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요구를 모아나갈 것이다.

 

 

  〈우리의 요구〉

 

  주거권은 생명권이다, 공공임대주택 확충하고 모두의 주거권 보장하라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의 잇따른 죽음이 더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와 사회가 책임져라

  정부와 서울시는 기후위기 근본 대책과 기후재난참사 재발방지대책 마련하라

 

  2022년 8월 16일 

 

  “불평등이 재난이다” 재난불평등추모행동

 

 

(사)경기부모연대 수원지회, (사)느티나무 경상남도 장애인부모회 의령지회, (사)느티나무 경상남도 장애인부모회 함양지부, (사)서울장애인부모연대강서지회 , (사)전국장애인부모연대, (사)전국장애인이동권연대, (사)충북장애인부모연대, 거제시 느티나무 장애인부모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겨레하나, 경기장애인부모연대 양평지회,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경북장애인부모회 상주시지회, 경북장애인부모회 칠곡군지부, 고성군장애인부모회, 광양장애인평생교육원, 기독교도시빈민선교협의회,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 기후위기 기독인 연대, 김포장애인야학,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해서부장애인인권센터, 김해서부장애인자립생활센터,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너머서울, 노동·정치·사람, 노동당, 노동당 서울시당, 노동도시연대, 노동자연대, 노들장애인야학,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노원공동행동, 녹색당 서울시당, 느티나무 경남장애인부모회 함안군지부, 다른세상을향한연대, 단양군장애인부모연대, 목포여성장애인평생교육원, 민달팽이유니온, 민주노련 노량진 수산시장 지역, 민주노련 동대문중랑지역노점상연합회, 민주노련 서부지역노점상연합회, 민주노련 중부지역노점상연합회, 민주노총 서울본부, 민주노총 서울본부 북부지역지부, 범민련 서울연합, 보은부모장애연대보은지회, 부산반빈곤센터, 빈민해방철거민연합, 사단법인 경기장애인부모연대 연천군지부, 사단법인 나눔과미래, 사단법인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부 연천지회, 사단법인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부 광명지회, 사단법인희망씨, 서울겨레하나, 서울대학생진보연합, 서울민중행동, 서울세입자협회, 서울여성연대(준), 서울장애인부모연대 서대문지회,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서울진보연대, 서울통일의길, 서회적파업연대기금, 세종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송파연대회의, 아시아나케이오지부, 영동군장애인부모연대, 옥바라지선교센터, 옥천군 장애인부모연대, 우리동네노동권찾기, 울산장애인부모회, 울산장애인부모회 남구지회, 울산장애인부모회 동구지회, 음성장애인부모연대, 인천장애인부모연대 남동지회,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 적폐청산 의열행동, 전국민중행동, 전국부모연대, 전국세입자협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강동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부 남양주시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부 동두천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부 부천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부 오산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부 의왕시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남거제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남지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남지부 남해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남지부 밀양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남지부 양산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북지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고양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관악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광주지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광진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금천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김해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구북구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구지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구지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전지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산지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사천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산청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동작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성동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성북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수성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양천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여수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울산지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울산지부 북구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울산지부 중구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의정부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인천지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전남지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중랑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진주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충북제천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충주시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태안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포항지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하동지회, 전국장애인부모회,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경기지부, 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전국회의서울지부, 전남여성장애인연대, 전노련 북서부 지역, 정의당성북구위원회, 제천시장애인부모연대, 주거권네트워크, 주거중립성연구소 수처작주, 주택세입자 법률지원센터 세입자114, 주택임대차보호법개정연대, 중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지역교육네트워크 이룸, 진보당 서대문구위원회, 진보당 서울시당, 진보대학생넷 서울인천지부, 진해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진해장애인평생학교, 집걱정없는세상연대, 참여연대,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청년기후긴급행동, 청년전태일, 청년참여연대,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청주시장애인가족지원쎈터, 청주시장애인부모연대, 충북장애인부모연대 음성군지회, 통일로, 평등교육실현을위한서울학부모회, 피플퍼스트성북센터,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함께하는 장애인 부모회 달서1지회, 함께하는 장애인 부모회 달서2지회, 행동하는 동대문연대, 형명재단, 홈리스행동 (8/15 현재 169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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