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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위 2014.12.25 01:31
    인권 이야기

    내가 쌤이라니?!!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인권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물론 나도 그랬다.ㅋㅋㅋ 난 2008년 6월, 아는 분의 소개로 특활수업 예술치료워크숍에 참가하러 노들에 처음 오게 됐다. 공부하러 온 것이 아니었는데 얘기하다보니 공부도 하게 됐다. 노들에서 사람들이 나에게 존댓말을 했다. 난생 처음 내게 하는 존댓말을 들었다. 신기하기도 하고 엄청 듣기가 어색하기도 했다. '존댓말을 듣는 게 이런 느낌이구나! 나이가 많든 적든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는 존댓말로 얘기하는 게 기본이구나!'라는 것을 느끼고 배웠다. 난 아직 존댓말을 듣기가 어색하지만 듣는 것도 배우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참고 듣는다.

    학생들이랑 친해지면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교를 못 다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학교에 다니려고 찾아가면 장애인이라서 안 된다고 하거나, '혼자 다닐 수 있겠어요?' 라고 걱정해주는 척하며 오지말라고 한다. 막상 학교에 다니게 되어도 계단이 많고, 경사로가 없고, 엘리베이터도 없고, 장애인 화장실도 없는 등 여러 가지로 불편한 것이 많다. 장애인은 집에 처박혀 있어야 하나? 장애인도 배울 권리가 있는데... 학교 시설들을 개선하고 학교 쌤들의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장애인도 학교에 다닐 수 있을 텐데... 그나마 다행이다. 야학이 있어서...

    야학은 나이 제한이 없고 장애유형과 상관없이 모든 장애인들이 배우러 올 수 있다. 중요한 건 편의시설이 잘 돼 있고, 조금씩 개선도 하고 있어서 장애인들이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거지(교실이 좀 좁긴 하지만). 난 야학에 오기 전 까지 인권? 권리? 이런 말들에 대해 얘기 들어본 적이 없었다. 노들에 와서 인권에 대해 얘기를 들어보니 살아가는 데 기본적으로 보호 받아야할 권리라고 했다. 자꾸 얘기를 들어보니깐 맞는 얘기 같기도 하고 헷갈리기 시작했다.

    어느 날 장애인인권강사 양성교육을 한다고 해서 친성을 하고 교육을 받았다. '내가 살아가면서 인권이 지켜지지 않았던 때가 많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 달 인권교육을 받고 며칠 후.... 어떤 쌤이 나에게 "인권교육 나가보지 않을래?"라고 물어봤다."나가 어떻게? 난 말을 못하잖아 내가 어떻게 인권교육을 하냐? 말도 안돼." 근데 쌤이 "그건 같이 고민하자 그리고 이인일조로 나갈 거니가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어떻게 걱정을 안해 미쳐버리겠네.)

    내가 인권 강사? 내가 쌤? 처음에 학교로 장애인 인권교육을 나갈 때 어떻게 소통을 해야 할지 몰라 내 파트너 쌤이랑 같이 많이 고민했다. 고민 하다가 컴터(컴퓨터)로 내가 살아온 이야기와 하고 싶은 말을 적기로 결정했다. 근데 막상 학교로 가보니 난 아무것도 할 게 없었다.
    왜냐하면 내가 컴터로 하고 적은 것을 학생들이 읽어주기만 하면 되니까. 다 읽고 나서 질문 시간, 학생들이 나에게 질문을 안 해서 난 정말 아무것도 한 게 없이 수업을 마치게 됐다.(수업을 한 것도 아니고 안 한 것도 아니고 쪽팔리게 이게 뭐야!)

    이런 식으로 몇 번 하다가 수업 내용을 조금씩 바꾸게 되었다. 게임도 하고 퀴즈도 내서 사탕, 초콜릿도 주고 그랬는데. 그런 활동적인 수업을 했더니 학생들이 산만해지고, 사탕 가지고 싸운다. 사탕을 뺏고 싶을 정도로 싸운다. 짜증도 못 내겠고 화도 못 내겠고 그냥 참고 내 파트너에게 맡겨 버렸다. 그렇게 몇 개월, 아니 일 년을 했나? 성질도 나고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수업 내용을 아예 확 바꿔버렸다. 학생들이랑 어떻게 소통을 할까? 다시 고민하다가 노들야학 학생들 중에 몇 명이 글자판으로 소통하는 것을 보고 '나도 저렇게 글자판을 크게 만들어서 소통하면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컴터를 이용하는 것도 수정하고 글에 맞는 사진도 찾아서 끼워 맞추고 그렇게 해서 너무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게 나의 살아온 이야기를 업그레드 시켰다.

    새로운 마음으로 학교에 갔다. 학생들 반응이 너무 좋았다. 컴터에 있는 글도 잘 읽고 글자판으로 질문했더니 대답도 잘 하고 학생들도 나에게 질문 많이 하고 쉬는 시간에 학생들도 글자판을 이용해서 놀거나 나에게 질문을 했다. 이렇게 집중을 잘하는데 그동안 쌩쑈를 했으니, 그래도 수업을 잘 마쳐서 기분은 좋았다.

    내 파트너가 누구인지에 따라 수업 내용도 조금씩 바뀐다. 하지만 한 가지 안 바뀌는게 있다. 수업시간에 사탕은 절대 안 된다는 것다. 내 파트너에게 '내 수업에 사탕은 금지야, 다른 건 다 해도 사탕 주는건 안돼. 교육에도 안 좋고 사탕 주면 학생들이 산만해져서 수업을 못해. 그래서 사탕은 절대 안돼. '라고 한다.

    난 아직 인권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이 많아서 인권교육이 있을 때마다 교육을 다시 받고 있다. 인권교육 받으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정신장애도 똑같이 사람이라는 것을... 인권교육 받기 전에 나는 정신장애를 뇌가 이상한 사람, 뇌가 비어 있는 사람, 정신병자, 미친 사람, 돌+아이 등으로 알고 있었다. 난 어릴 때부터 습관적으로 손을 머리에 갖다 대고 돌리면서 정신장애인을 표현했다. 인권교육을 받고나서부터는 돌리는 거를 안 하게 됐는데, 작년에 누가 나에게 갑자기 정신장애가 뭐야? 하고 물어봤을 떄 나도 모르게 손을 머리에 갖다 대고 놀렸다. 순간 나도 깜짝 놀랐고 물어보는 사람도 깜짝 놀랬다. 물어보는 사람이 나보고 인권강사가 맞냐고 그랬다. 어찌나 창피하던지... 습관이 무섭구나, 조심 또 조심! 정신장애인이랑 같이 공부하다 보니까 일반 비장애인이랑 똑같았다.

    난 돈을 벌기 위해 학교로 인권교육을 나가는 것이 아니다. 물론 나도 돈 많이 받으면 좋지만 사실, 돈을 많이 주지는 않는다. 학교 인권수업을 끝나고 나면 미션을 성공한 기분이 들고 뿌듯해진다. (기분 좋앙 좋앙).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똑같이 아픔과 기쁨, 슬픔과 좌절을 느끼고, 잘 먹고 행복하게 잘 살고 싶어 할, 그럴 권리가 있다는 사사리을 알려주고 싶다. 그리고 사람들의 생각이 그렇게 바뀌게 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계속 학교로 인권교육을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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