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노들바람 제90호 가을호
2011년 10월 노들바람 제90호 가을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한글로 받아 적기 어려운 컴퓨터 쿨링팬 소리와 저의 자판 두드리는 소리만 남은,
지금은 고요한 노들밤입니다. 복도에 있는 정수기는 이따금 두드득 얼음 떨어지는
소리로 말을 걸어오고, 상담실에 있는 플로터는 하룻밤에 두어 번 지잉-찍-칙 소리
를 내어 안부를 전합니다.
노들을 포함한 장애인운동진영은 요즘 참 많이 바쁩니다. 늘 바쁘지만 요즘은 뭔가
곱하기 된 느낌. 어떤 일들이 있느냐 하면. 자진 사퇴한 오 서울시장님을 대신할 시장
을 뽑기 위해 서울이 들썩이는 가운데 한나라당의 나 서울시장 후보님이 장애인시설
에 찾아가 장애아동을 목욕시키는 장면이 언론에 노출됐습니다. 이른바 ‘장애인 알몸
목욕 연출 사건’. 박 교장님께서는 즉각 성명서를 써 여기저기 날리고, 기자회견과 항
의방문을 조직하셨습니다. 주변 활동가들은 몇 년 전에 똑 같은 일이 있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후진 일이 똑같이 또 일어날 수 있느냐며 편히 잠잘 날이 없다고 괴성을 질렀
습니다.
영화 <도가니>도 바쁨에 한몫하고 있지요. 청각 장애가 있는 학생들이 공부하는 곳,
광주 인화학교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 저는 아직 못 봤는데요.
몇 해 전 인화학교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광화문에 있는 정부청사 앞에서 인화
학교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라며 졸업생들과 선생님들이 삭발하고 도심 행진을 했었지요.
2006년, 2007년 인화학교, 성람재단 등 사회복지법인의 시설 운영 문제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투쟁을 열심히 했었는데요. 그땐 이 문제가 그리 조명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도가니> 덕분에 한 방에 다시 정치판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시설 싸움을 오래 해온 그!
분들은 요즘 쉴 틈 없이 전화와 회의에 시달리고 계십니다. ‘도가니대책위’라는 이름으로,
가라앉았던 투쟁이 다시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철 타지 않는 이슈, 이동권 보장과 활동보조 권리 쟁취! 투쟁이 여전히 우리
를 바쁘게 합니다. 서울시청 역 안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한 지 50일이 넘었습니다.
휠체어를 탄 사람이 버스 한 번 타려면 서너 대를 보내야하는 건 기본, 아예 저상버스가 없
는 노선도 있지요. 장애인콜택시는 늘 ‘차량연결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상태이고, 활동보
조서비스는 그놈에 자부담이 자꾸만 오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시를 상대로 투쟁을 시
작했는데, 오 시장님이 자진 사퇴하시고… 여기쯤 도돌이표를 그려 넣으면, 이야기는 두 단
락 위로 돌아가 다시 자연스럽게 이어지겠네요. 노들을 포함한 장애인운동진영은 요즘 참
많이 바쁩니다. 늘 바쁘지만…
참 요상합니다. 싸워도 싸워도 또 싸울 일이 생기고, 후진 일은 자꾸 되돌아오고. 그래도
그래도 계속 가는 건가요? 못 먹어도 고인가요? 이 판에 초짜인 사람으로서 많은 것이 여전
히 어렵습니다. 노들바람 90호는 싸우다 싸우다 이제는 크레인 위에 올라가 손 흔드는 삶의
달인 김진숙 지도위원을 만나러 간 이야기, 노들의 희망버스 탑승기 두 편으로 시작합니다.
노들바람 제90호 보기 ▶ 노들바람 90호.pdf
- 이야기 구성 -
02 [노들바람을 여는 창]
03 땅으로부터 35미터 위, 소금꽃
10 희망버스 무지개호를 타다
15 [현수막으로 바라보는 세상]분노의 클릭으로 디자인한 현수막
18 [장판 핫이슈] 나는 농성이다
22 [뽀글뽀글 활보상담소] 활동보조제도가 바뀐다면서요?
26 [나는 활동보조인입니다] 전덕규 님
28 [노들아 안녕] 청솔반 수학선생님 익재
30 여름방학을 보내며
32 미술반 1년을 돌이켜보며
특집 글을 모른다는 것
34 교육차별잔혹사
38 나는 문맹입니다
42 프레이리, 장애성인 문해교육을 만나다.
49 노들 모꼬지, 마음 가는 대로
52 모든 계절을 함께 지내보기
55 장애인권교육, 여기가 현장이다
연간기획 [평화로운 밥상을 위하여]
60 언제 눈칫밥 먹어 봤수?
64 오늘도 우리는 먹는다
68 [오 그대는 아름다운 후원인] 서울제일교회 최치훈 님
72 [노들은 사랑을 싣고] 김진수 휴직교사를 만나다
79 고마운 후원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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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노들바람 제90호 가을호
2011년 10월 노들바람 제90호 가을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한글로 받아 적기 어려운 컴퓨터 쿨링팬 소리와 저의 자판 두드리는 소리만 남은, 지금은 고요한 노들밤입니다. 복도에 있는 정수기는 이따금 두드득 얼음 떨어지는 소리로 말을 걸어오고, 상담실에 ...Reply0 Views1004 -
2011년 8월 노들바람 제89호 여름호
2011년 8월 노들바람 제89호 여름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올여름이 참 특이하고 길게 느껴집니다. 몇 번에 걸쳐 피부가 티 나게 까맣게 바뀌고, 과한 노출에 피부 껍질도 벗겨지고… 이만큼 여름을 보냈는데 아직 ‘여름 중’입니다. 신기합니다. 한여름 태양이 ...Reply0 Views1383 -
2011년 4월 노들바람 제88호 봄호
2011년 4월 노들바람 제88호 봄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아오~ 올해는 반드시 봄 여름 가을 겨울 발행을 지 키고 말겠습니다. 노들을 지켜봐주시는 여러분 안녕. 봄이에요. 아 두 문장 잘 썼는데… 아 지난 마감 때와 마찬가지로 이 밤중에 이 하얀 모니터를 혼...Reply0 Views1468 -
2010년 12월 노들바람 제87호
2010년 12월 노들바람 제87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캄캄한밤에 하얀 화면을 들여다보고 앉아 누군가를 향해 말을 뱉고 있습니다. 누구를 향해 당신을 향해 바로 당신 항해 항해 항항항. 저기 있잖아요, 책이 이렇게 얼룩덜룩한 것은 말이지요. 고맙습니다. 한 ...Reply0 Views1246 -
2010년 11월 노들바람 제86호
2010년 11월 노들바람 제86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이번 호부터 앞뒤 표지 다 바꾸는 거야!” “이번 호는 모꼬지 특집이닷!” “내가 써 볼게.” 마감한 것 없이 마감날이 지나가고, 그때부터 편집위원들 얼굴엔 피로가 가득합니다. “이건 지금 못 하겠다, 빼고 ...Reply0 Views1090 -
2010년 8월 노들바람 제85호
2010년 8월 노들바람 제85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그녀 말이 하고 싶어지면 몸이 더 말을 안 듣습니다. 어, 허, 으 하는 말들이 몸 밖으로 뱉어질 뿐입니다. 나는 하나도 못 알아듣습니다. 손으로 글자를 쓰지도 못합니다. 자판을 두드리지도 못합니다. 그녀도...Reply0 Views1013 -
2010년 4월 노들바람 제84호
2010년 4월 노들바람 제84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이번 호는 봄에 보내는 지난 겨울 이야기 쯤 되겠군요. 안녕, 또 만나서 반가와요. 오늘도 미X언니가 전동으로 야학 사무실 문을 밀고 들어옵니다. ‘선생님’,‘저기요’로 시작해 핵심은‘화장실’인 말을 반복합...Reply0 Views977 -
2009년 12월 노들바람 제83호
2009년 12월 노들바람 제83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1. 노들 송년회가 열린 12월 12일 토요일. 밤 11시 30분 대학로 전 집. 역시나 공기밥까 지 시켜 열심히 먹는 좌. 몇 차례 빵꾸 뒤에 어렵게 잡은 인터뷰. 뿌연 막걸리 한 사발 받아 놓고 좌의 배가 차길 기...Reply0 Views1004 -
2009년 11월 노들바람 제82호
2009년 11월 노들바람 제82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안늉^^ 노들바람 편집장과 좀 친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81호 노들바람 첫 폐이지를 장식 했던 까칠 형호랍니다. 크크. 다들 무탈하시죠? 그런 데 81호를 읽으셨나요? 물론 읽으신 분도 있을 테고 미처 못 챙...Reply0 Views821 -
2009년 8월 노들바람 제81호
2009년 8월 노들바람 제81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노들바람을 만들면서 고민 고민 고민. 이걸 이번 호에 담아야해 말아야 해… 이 글을 쓰는 지금은 9월 초입니다만 노들바람은 5월, 6월, 7월 이 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노들야학 개교 16주년, 노들센터 7주년, ...Reply0 Views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