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노들바람 제88호 봄호
2011년 4월 노들바람 제88호 봄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아오~ 올해는 반드시 봄 여름 가을 겨울 발행을 지
키고 말겠습니다.
노들을 지켜봐주시는 여러분 안녕. 봄이에요.
아 두 문장 잘 썼는데… 아 지난 마감 때와 마찬가지로 이 밤중에 이 하얀 모니터를
혼자 바라보고 있자니, 내가 말을 건네야 할 ‘여러분’이 대체 누굴까 모호하여. 말
꺼내기가 어렵습니다. 이럴 때 사람들은 요렇게 잘 하더라고요.
“밤이라도 거기에는 짙고 옅음이 있다. 미명, 어둑 어둑함, 깜깜함, 칠흑 어둠. 밤을
사랑하는 사람은 밤눈과 밤귀가 밝아야 한다. 어둠속에서 어둠의 모든 것을 보지 않
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문구를 옮겨오는 겁니다. 여전히 좋아하는 루쉰의
문장입니다. ‘여전히 좋아하는 루쉰의 문장입니다.’라는 문장은 중의적인 표현이네요.
좋아 하는 게 루쉰인지 문장인지 분명하지 않으니까요. 며칠 전 밍구 승화와 함께 푼
검정고시 기출 문제에도 있었습니다. ‘다음 중 중의적인 표현이 들어간 문장은?’ 하지
만 저는 루쉰을 좋아하고, 이 문장도 좋아하기에 이렇게 분명하게 쓴 것입니다. 오답
처리 하지 말아주세요. 하나 더 옮겨오겠습니다. 역시나 좋아하는 고병권의 문장-들
입니다.
“중국의 작가 루쉰의 표현을 빌면, 어둠 속에서 절망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나 헛된
희망으로 빛 속으로 뛰어들어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어둠을 밀고 나가
는 겁니다. 어둠 속에서 자유로운 법을 알아야 합니다. 세계는 생각보다 어둡지 않습니다.
세계는 단지 권력자의 감시를 방해할 정도로만 어둡습니다. 그리고 어둠은 생각보다 고통
럽지 않습니다. 불변의 진리, 확고한 형상에 목을 매고 있는 사람들만이 그것을 오류와 고
통으로 받아들입니다. 다양한 형상을 가능케 하는 어둠은 우리를 다른 존재로 만드는 에너
지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여전히 모호한 ‘여러분’은 이 문장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노들은 밥
한 끼 먹는 문제로도 뿌글뿌글합니다. 밥과 숟가락만 있으면 먹을 수 있는 게 밥, 이 아니
더라는 사실, 노들이 아니면 깨닫기 힘들었을 겁니다. 서로 고통스럽지 않게 함께 먹기 위
해서 우리는 이 다양한 형상이 넘치는 어둠속에서 숟가락 단디 쥐고 일단 같이 먹고 봐야겠
습니다. 못 먹어도 고. 헛된 희망을 품으려는 건 아니고, 그렇게 먹다 보면 어떻게든 될 테
지요? 왜 루쉰 고병권 데려다놓고 밥 타령이냐고요? 노들바람에서 올 한 해 동안 밥 이야기
를 줄창 해볼 생각입니다. 장애인의 밥 문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밥문제, 노들이라는 이
공간 안의 밥 문제 연간기획으로 다뤄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다다를 곳이 어디인지 모르지만
일단 떠오르는 길을 가보기로 했습니다. ‘여러분’ 2011년 노들바람 연간기획 ‘평화로운 밥상
을 위하여’ 지켜봐주세요.
노들바람 제88호 보기 ▶ 노들바람 88호.pdf
- 이야기 구성 -
02 노들바람을 여는 창
03 이것은 2011년 학생회장 선거 이야기
12 메리는 외출 중~ 라나는 병가 중~
16 거부할게요. 몰라요. 그러겠죠?
22 [노들아 안녕] 야학 신임교사 정욱과 혜민
24 [교단일기] 노들아 놀자! 한글아 놀자!
26 [현장인문학] 같이 공부해요 우리~
31 [극단 판은 지금] 아우구스또 보알과 공부 중
32 <불편한 상상> 공연을 마치고…
34 [연극이 끝나고 난 뒤] 극단 사람들의 이야기
40 [연간기획] 평화로운 밥상을 위하여
41 아 밥밥밥밥밥
49 노들야학, 5시 반에서 6시 반 사이
52 액땜 노들상근자수련회
54 우당탕탕 노들 겨울 수련회 모둠
56 야학 일일호프 필요해요~ thanks to …
57 노란들판 공장 발랄 소모임~!!
60 [노란들판 이야기] 노란들판 공장 사람들의 소박한 꿈
62 50억원 프로젝트 발표! 그는 대체 누구인가???
66 우리는 함께 노란들판을 만들어요
68 노들 사단법인 발기인 총회 스케치
70 [대학로야 놀자] 우리 동네 카페 한 바퀴
72 [뽀글뽀글 활보상담소] 65세 도래자 김 할머니의 왕림
75 노들, 잘 지내시죠? 대구 질라라비장애인야학 예성우
77 [나는 활동보조인입니다] 백승엽 님
80 겨울의 끝자락, 들고나는 사람들 이야기
89 2011년 1학기. 새 학기 라인업
91 [노들책꽂이] 『아빠에게 돌 던지는 아이』를 읽고
95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사람, 동민이형
96 [오 그대는 아름다운 후원인] 지식채널e와 김한중 PD
97 [노들은 사랑을 싣고] 전 노들센터 활동가 이경희를 만나다
103 고마운 후원인들
- 이것은2011년학생회장선거이야기,
- 메리는외출중~라나는병가중~,
- 거부할게요.몰라요.그러겠죠?,
- 야학 신임교사정욱과혜민,
- 교단일기-노들아놀자!한글아놀자!,
- 현장인문학-같이공부해요우리,
- 극단판지금-아우구스또보알과공부중,
- 불편한상상공연을마치고,
- 연극이끝나고난뒤-극단사람들의이야기,
- 평화로운밥상을위하여,
- 아밥밥밥밥밥,
- 노들야학5시반에서6시반사이,
- 액땜노들상근자수련회,
- 우당탕탕노들겨울수련회모둠,
- 야학일일호프필요해요,
- 노란들판공장발랄소모임,
- 노란들판공장사람들의소박한꿈,
- 50억원프로젝트발표!그는대체누구인가???,
- 우리는함께노란들판을만들어요,
- 노들사단법인발기인총회스케치,
- 대학로야놀자-우리동네카페한바퀴,
- 뽀글뽀글활보상담소-65세도래자김할머니의왕림,
- 노들잘지내시죠?대구질라라비장애인야학예성우,
- 나는활동보조인입니다-백승엽님,
- 겨울의끝자락들고나는사람들이야기,
- 2011년1학기새학기라인업,
- 노들책꽂이-아빠에게돌던지는아이를읽고어디에서나볼수있었던사람동민이형,
- 오그대는아름다운후원인-지식채녈e와김한중PD,
- 노들은사랑을싣고-전노들센터활동가이경희를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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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노들바람 제96호 봄호
2013년 3월 노들바람 제96호 봄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쓰러지고 깨지는 것들 속에 서있는 수밖에 없다. 어차피 괴롭고 슬픈 사람들, 쓰러지고 짓밟히는 것들의 동무일진대, 신경림 시인이 이르듯 이것이 그다지 억울할 것은 없다.” <부싯돌> 1호, ‘교사의 글...Reply0 Views1416 -
2012년 12월 노들바람 제95호 겨울호
2012년 12월 노들바람 제95호 겨울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2012년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와 서울시교육감 재선거를 치렀습니다. ‘화’를 못 누르고 술을 한 사흘 정도 퍼 마셨습니다. 눈 뜨면 아침, 눈 뜨면 대낮, 세상은 그 대로 굴러가고 내 몸만 바뀌더군요....Reply0 Views12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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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노들바람 제94호 늦은 가을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머릿속이 텅 비었다. 한동안 이 책을 빨리 만들어내야 한다는 생각 말고는 끈질 기게 이어지는 생각이라는 것이 없었다. 할 수 없었다. 사람이 죽었다. 얼마 전 농성장에서도 마주친 사람이 죽었...Reply0 Views1179 -
2012년 8월 노들바람 제93호 여름호
2012년 8월 노들바람 제93호 여름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①... <노들바람>이 점점 두꺼워지고 있습니다. 계절에 한 번 낸다는 이유로 몸집을 불려가고 있습니다. 제법 계간지 같은 모습이 되어 가는데, 단체 소식지치곤 과한 모습이지요. 우리의 <노들바람>은 ...Reply0 Views1341 -
2012년 4월 노들바람 제92호 봄호
2012년 4월 노들바람 제92호 봄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밀려나고 있는 것 같은데, 밀려와 보니 출렁이는 한가운데. 나의 손바닥 친구들은 이 봄밤에도 출렁이고 있네요. 그러니까, 말이죠. 욕심이 과한 건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이번 호에 실린 사랑이 ...Reply0 Views1411 -
2011년 12월 노들바람 제91호 겨울호
2011년 12월 노들바람 제91호 겨울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할 말이 너무 많아 감히 말할 수 없는 밤. 껌뻑 껌뻑 커서처럼 껌뻑이는 밤. 노들에서 보낸 벅찬 시간들, 고마운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 책상에 앉아 고개를 살짝 들면 바로 보이는 곳에 <노들바람...Reply0 Views973 -
2011년 10월 노들바람 제90호 가을호
2011년 10월 노들바람 제90호 가을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한글로 받아 적기 어려운 컴퓨터 쿨링팬 소리와 저의 자판 두드리는 소리만 남은, 지금은 고요한 노들밤입니다. 복도에 있는 정수기는 이따금 두드득 얼음 떨어지는 소리로 말을 걸어오고, 상담실에 ...Reply0 Views997 -
2011년 8월 노들바람 제89호 여름호
2011년 8월 노들바람 제89호 여름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올여름이 참 특이하고 길게 느껴집니다. 몇 번에 걸쳐 피부가 티 나게 까맣게 바뀌고, 과한 노출에 피부 껍질도 벗겨지고… 이만큼 여름을 보냈는데 아직 ‘여름 중’입니다. 신기합니다. 한여름 태양이 ...Reply0 Views1377 -
2011년 4월 노들바람 제88호 봄호
2011년 4월 노들바람 제88호 봄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아오~ 올해는 반드시 봄 여름 가을 겨울 발행을 지 키고 말겠습니다. 노들을 지켜봐주시는 여러분 안녕. 봄이에요. 아 두 문장 잘 썼는데… 아 지난 마감 때와 마찬가지로 이 밤중에 이 하얀 모니터를 혼...Reply0 Views1462 -
2010년 12월 노들바람 제87호
2010년 12월 노들바람 제87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캄캄한밤에 하얀 화면을 들여다보고 앉아 누군가를 향해 말을 뱉고 있습니다. 누구를 향해 당신을 향해 바로 당신 항해 항해 항항항. 저기 있잖아요, 책이 이렇게 얼룩덜룩한 것은 말이지요. 고맙습니다. 한 ...Reply0 Views1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