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노들바람 제87호
2010년 12월 노들바람 제87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캄캄한밤에 하얀 화면을 들여다보고 앉아 누군가를 향해 말을 뱉고 있습니다.
누구를 향해 당신을 향해 바로 당신 항해 항해 항항항. 저기 있잖아요, 책이
이렇게 얼룩덜룩한 것은 말이지요. 고맙습니다. 한 해 동안 아니 어쩌다가
이렇게라도 나를 만나주어서. 내일 아침이면 나는 부끄러울 거예요.
새로운 법, 새로운 도덕, 새로운 인간의 탄생. 짝짝짝.
나의 2010년. 나는 내가 아니에요, 나를 타고 마구 지나가요, 나는 어디에도
없어요, 나는 어디 간 거지. 월차 하루 무단결근 하루, 수많은 너의 하루들. 고
마워. 잘 안 돼요.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어요. 나는 내가 아니에요. 나는
지금 누구와 말하고 있는 거지요? 우리는 하얀 화면. 명란젖코난.
존 레논 오노 요코 책방이음과 나와우리 할머니들 수요 집회 20년 우리는 고깃
덩어리가 아니다! 점거, 농성, 전위, 예술 강화도 속노랑 고구마, 코피 오케스트
리온 푸코와 루쉰과 절망과 희망과 땡땡똥 우리는 고깃덩어리가 아니다! 자부담,
자기 부담, 백오십 퍼센트 혜화동 동숭동 성북동 비둘기 달팽이 고양이 벨소리
장콜블루스 비마이너 블루스 신문 쌍차 현대차 똥차 부양의무자 의무자 병역의무
병역거부 너희는 고립되었다! 륭륭 재능 팔당 낙동강 배추 할머니 양배추 할머니
시 곰팡이 쥐돌이 쥐돌이 낙하산 병철이 받아라 러브조 똥방구
손발 오그라드는 밤, 괜찮아, 안 봐, 걱정 마, 누구든 잠못 자면 이렇게 된대. 미안해.
나는 누구와 이야기하고 있는 거지. 소식지 소식지 그래 좋다. 그런데 나는 편집장이
아니다 나는 그 사람을 모른다 미역 미역 베데루의 집. 한 해 동안 노들을 안아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우리는 죽은 고깃덩어리가 아니에요! 2011년을 바라보며 최근
노들에 유행하는 방언 한 가락 소개 (함께 보는 책 십오 십육 쪽)
루쉰 : 가령 말일세, 쇠로 된 방인데 창문도 전혀 없고 절대로 부술 수도 없는 것이라
하세.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깊이 잠들어 있네. 오래지 않아 모두 숨이 막혀죽겠지.
그러나 혼수상태에서 죽어 가므로 결코 죽음의 비애 같은 걸 느끼지 못할 걸세. 지금
자네가 크게 소리를 지른다면 비교적 정신이 돌아온 몇 사람은 놀라서 깨어날 걸세.
자네는 이 불행한 소수의 사람들에게 구제될 수 없는 임종의 고통을 받게 하는 것이
미안하지 않다고 여기나?
진신 : 그러나 몇 사람이 깨어 일어난다면, 이 쇠로 된
방을 부술 수 있는 희망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을 걸세.
나 자신으로서는 지금 절박한 처지에 몰려 있다고는 하나 결코 말을 할 수 없는 사람은
아니라고 여긴다. 그러나 어쩌면 당시 나 자신의 적막한 비애를 아직도 잊을수없기 때
문에, 때로는몇마디 함성을 지르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고, 또 얼마간은 그런 적막함
속에서 내닫는 용감한 전사들을 위로하고 그들이 앞을 향해 달려 나가는 데 거리낌이
없게 해 주고자 함일 것이다. 나의 함성이 용맹한 것인지, 혹은 슬픈 것인지, 증오스러운
것인지, 가소로운 것인지, 어떻든 그런 것은 돌아 볼 겨를이 없다.
노들바람 제87호 보기 ▶ 노들바람 87호.pdf
- 이야기 구성 -
02 노들바람을 여는 창
03 [대학로야 놀자] 노들은 별천지 대학로에서 놉니다
05 [장판핫이슈] 현재까지는 1등급 장애인
08 [현수막으로 바라보는 세상]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 투쟁
11 수급자를 만들지 않는 우리나라는 과연
12 [노들아 안녕] 판 활동가 한솔
14 [노들아 안녕] 야학 신입학생 동운
15 [노들아 안녕] 들판 노동자 혜영
17 [뽀글뽀글 활보상담소] 활판도라에서 나온 귀신
20 [나는 활동보조인입니다] 이기화 님
[노란들판의 꿈]
22 ‘노들인의 밤’에서‘노란들판의 꿈’으로
25 마로니에공원에서 펼쳐진 해오름 달오름 이야기
광고 - 공연 황웅도 일대기
특집 [바야흐로 탈시설-자립생활의 계절]
34 뽀글뽀글 노들 탈시설 이야기
38 뉴스 후 쁠라스 - 시설장애인의 역습, 그 후
46 노들에서 그녀가 보이지 않는 여러 이유에 대하여
48 시설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생활 지원을 위한 주거복지 사업
59 노실장의 장애인자립생활주택 구하기
61 나의 전동
62 [교단일기] 지금 바로 여기의 삶을 위하여, 브라보
65 문제의 문제됨, 적극적으로, 차근차근
67 기옥 씨와 용남 씨의 만남에서 결혼까지
69 허신행, 품절남 되다
73 [극단판은 지금] 정기공연 불편한 상상 불편한 상상을 하는 이들에게 묻다
85 망할 재능교육, 재능교육 망해라!
87 [오 그대는 아름다운 후원인] 행동하는 의사회
92 [노들은 사랑을 싣고] 이흥호 님
94 고마운 후원인들
96 2010년 연말정산 기부금영수증 발행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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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노들바람 제96호 봄호
2013년 3월 노들바람 제96호 봄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쓰러지고 깨지는 것들 속에 서있는 수밖에 없다. 어차피 괴롭고 슬픈 사람들, 쓰러지고 짓밟히는 것들의 동무일진대, 신경림 시인이 이르듯 이것이 그다지 억울할 것은 없다.” <부싯돌> 1호, ‘교사의 글...Reply0 Views1416 -
2012년 12월 노들바람 제95호 겨울호
2012년 12월 노들바람 제95호 겨울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2012년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와 서울시교육감 재선거를 치렀습니다. ‘화’를 못 누르고 술을 한 사흘 정도 퍼 마셨습니다. 눈 뜨면 아침, 눈 뜨면 대낮, 세상은 그 대로 굴러가고 내 몸만 바뀌더군요....Reply0 Views12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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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노들바람 제92호 봄호
2012년 4월 노들바람 제92호 봄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밀려나고 있는 것 같은데, 밀려와 보니 출렁이는 한가운데. 나의 손바닥 친구들은 이 봄밤에도 출렁이고 있네요. 그러니까, 말이죠. 욕심이 과한 건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이번 호에 실린 사랑이 ...Reply0 Views1411 -
2011년 12월 노들바람 제91호 겨울호
2011년 12월 노들바람 제91호 겨울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할 말이 너무 많아 감히 말할 수 없는 밤. 껌뻑 껌뻑 커서처럼 껌뻑이는 밤. 노들에서 보낸 벅찬 시간들, 고마운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 책상에 앉아 고개를 살짝 들면 바로 보이는 곳에 <노들바람...Reply0 Views973 -
2011년 10월 노들바람 제90호 가을호
2011년 10월 노들바람 제90호 가을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한글로 받아 적기 어려운 컴퓨터 쿨링팬 소리와 저의 자판 두드리는 소리만 남은, 지금은 고요한 노들밤입니다. 복도에 있는 정수기는 이따금 두드득 얼음 떨어지는 소리로 말을 걸어오고, 상담실에 ...Reply0 Views997 -
2011년 8월 노들바람 제89호 여름호
2011년 8월 노들바람 제89호 여름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올여름이 참 특이하고 길게 느껴집니다. 몇 번에 걸쳐 피부가 티 나게 까맣게 바뀌고, 과한 노출에 피부 껍질도 벗겨지고… 이만큼 여름을 보냈는데 아직 ‘여름 중’입니다. 신기합니다. 한여름 태양이 ...Reply0 Views1377 -
2011년 4월 노들바람 제88호 봄호
2011년 4월 노들바람 제88호 봄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아오~ 올해는 반드시 봄 여름 가을 겨울 발행을 지 키고 말겠습니다. 노들을 지켜봐주시는 여러분 안녕. 봄이에요. 아 두 문장 잘 썼는데… 아 지난 마감 때와 마찬가지로 이 밤중에 이 하얀 모니터를 혼...Reply0 Views1462 -
2010년 12월 노들바람 제87호
2010년 12월 노들바람 제87호 [노들바람을 여는창] 캄캄한밤에 하얀 화면을 들여다보고 앉아 누군가를 향해 말을 뱉고 있습니다. 누구를 향해 당신을 향해 바로 당신 항해 항해 항항항. 저기 있잖아요, 책이 이렇게 얼룩덜룩한 것은 말이지요. 고맙습니다. 한 ...Reply0 Views1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