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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와글와글 국어 수업 이야기 

 

 

 송나현

노들야학 청솔2반 국어 수업 교사

 

 

 

 

  안녕하세요. 이번 학기 청솔2반 국어 수업을 노들에서 함께하고 있는 나현입니다.

 

  이전에 막 노들에서 첫 수업을 시작했을 적에 연구수업을 끝낸 후 썼던 글과 거의 같은 인사로 서두를 열어보았습니다. 연구수업을 하고 나서, 서너 번 계절이 바뀐 것 같아요. 그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학기도 국어 수업을 맡고 있기는 하지만, 청솔2반과 함께 배우는 국어는 지난 학기와는 조금 다릅니다.

 

  청솔2반에서는 지난 학기까지 『어린 왕자』를 읽었다는 소식을 듣고, 학기 첫날 동화책 세 권을 들고 갔습니다. 각 책을 하나씩 소개했는데, 토의 끝에 단란한 가족이 사는 집에 살아있는 오이가 쳐들어와 폭정을 펼치는 내용의 『오이대왕』은 황당하다는 연유로, 또 부모님에게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키가 반 토막 나는 마법의 각설탕을 먹이는 내용의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은 슬픈 내용이기 때문에 탈락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상대적으로 진중한 어조를 지닌 『늑대의 눈』이라는 책을 읽기로 했고, 거기에 더해 한 분이 시를 읽고 싶다셨기에 매 수업 동시도 한 편씩 읽고 있습니다.

 

  우리 수업의 이름은 ‘나와 남의 이야기 나누기’입니다. 수업 때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고민할 즈음에 제목을 지어야 했어요. 그 말을 듣고 또 고민고민하다가 “일단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제목을 짓자!” 싶어서 제출했던 것이었는데 (사실 제 인생에 있어 대부분의 일들이 이런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수업을 함께하다 보니 이만큼 딱 맞는 제목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기 초 혼자 몰래 세운 결심 중 하나가 ‘틀린 해석은 없다!’ 였는데, 해석을 열어놓다 보니 하나의 시나 글귀에 대한 여러 의견이 나오게 되고, 한 줄에 딱 떨어지지만은 않는 여러 이야기가 들어차 있는 모습을 종종 마주칩니다.

 

  이번에 쓰는 글에서는 수업 시간에 있었던 두 가지 장면을 보여드리려고 해요. 수업에서 글을 한줄 한줄 함께 읽다 보면 기묘하고 설득력 있는 세계가 펼쳐지거든요.

 

*

 

  이날은 「골목길」이라는 시를 읽는 날이었습니다. 이 시는 강아지가 골목길을 따라 달려다니는 모습을 그린 시였어요.

 

쫄랑쫄랑

따라오다가

타달타달 돌아가고

 

심심해서

친구 찾아다니는

복슬복슬 털강아지.

 

송나현(골목길1).jpg

 

송나현(골목길2).jpg

 

  갑작스레 고백하자면, 저는 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앞뒤가 분명하고 언어도 어느 정도 이치에 맞는 소설은 편안하게 읽히는데, 시는 대개 흐름도 이상하고 영문을 모를 말들도 많거든요. 저는 느끼는 바를 말로 잘 설명하지 못하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해서, “쫄랑쫄랑”, “타달타달”, “복슬복슬”같이 ‘느낌적인 느낌’으로 이해해야 하는 말이 많은 시를 수업해야 하는 날은 늘 막막합니다.

 

  “쫄랑쫄랑”을 말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쫄랑쫄랑”같이 명확히 뜻하는 바가 없는 말들은, 각자 느끼는 바가 조금씩 다르지 않을까요? 수업을 하다 보니 이 대목에서 목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일단 학생분들과 “쫄랑쫄랑”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슨 말이 생각나는지 이야기했습니다. 한 분은 ‘쫄면’이 생각난다고 하십니다. 다른 한 분은, 드라마에서 경찰이 도둑을 미행하는 장면이 생각난다고 하셨습니다. 영 다른 이야기 같기도 한 두 가지를 가지고 생각하다 보니, 무언가 비슷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탱글탱글한 쫄면의 식감이랑, 멀리 떨어졌다 가까이 붙기도 하는 미행 장면의 쫄깃함이 비슷하게 느껴졌거든요. 그리고 “쫄랑쫄랑”이라는 말의 어감과 그 두 말 사이에 연결고리가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타달타달”도 해석할 때, 마찬가지로 조금 먼 길을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타달타달”이 무슨 의미일지 이야기하다 보니, 오리가 날갯짓하는 소리가 생각난다는 해석이 있었거든요. 언뜻 잘못되지 않았나, 싶다가도 오리 날개 소리를 잘 생각해보니 “타달타달” 날갯짓을 하는 모습이 쉽게 떠올랐습니다. “털강아지”도, 해석하면서 여러 강아지 사진을 검색해서 시의 강아지가 어떤 강아지일지 알아 맞춰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러던 중, 한 분이 늠름한 시베리안 허스키의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하셨어요.

 

  결국, 이 시는 어쩐지 “쫄깃쫄깃”하게 따라오던 커다란 시베리안 허스키 강아지가 날갯짓하면서 “타달타달” 돌아가고, 친구를 찾아서 골목길을 돌아다니는 내용이 되었습니다. 어쩐지 황당한 내용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모든 시가 읽는 사람 마음에 달렸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쫄랑쫄랑”과 “타달타달”이 학생분들의 일상에서 쫄깃쫄깃한 쫄면이나 미행처럼, 오리가 거칠게 날개를 파닥거리는 소리처럼 들렸다면, 그것 또한 이 말들의 말맛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멋지지만 외로운 허스키가 날아다니며 친구를 찾는 장면도, 어쩐지 근사하게 느껴지거든요.

 

*

  

  『늑대의 눈』은 동물원에 사는 늑대와 한 꼬마가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으레 동물원에 오는 사람들은 우리에 갇힌 늑대를 흘겨보고 지나가거나, 앞에서 춤을 추거나, 위협하거나 합니다. 그런데 주인공 꼬마는, 매일같이 똑같은 위치에 서서 늑대를 똑바로 쳐다봅니다. 처음에는 꼬마를 무시하던 늑대도, 어느 순간 꼬마가 신경 쓰이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자신을 바라보는 꼬마를 상대해 주기로 결정합니다. 꼬마 앞에 턱 앉아서 서로 눈싸움을 합니다.

  

  ‘알았어.’

  ‘알았다구!’

  ‘그래, 어디 한번 해 보자!’

  그러더니 갑자기 걷다 말고 소년을 딱 마주 보고 앉는다. 그러고는 자기도 소년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그냥 지나쳐 버릴 수 있는 눈길이 전혀 아니다. ‘꼼짝 않고’ 바라보는 진짜 눈길!

  됐다. 이제 그들은 마주 바라본다.

  그것도 아주 오래오래.

 

- 다니엘 페나크, 2001, 『늑대의 눈』, 문학과지성사, 19-20쪽.

 

송나현(늑대의눈).jpg

 

  처음 이 책을 고를 때에는 동물원에 갇힌 늑대 이야기를 중심으로 수업해도 될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런 이야기가 꼭 나쁘지만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시작하며 비인간 동물을 만난 경험에 대해서 짧게 이야기했는데, 동물원에 가보았다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비인간 동물을 만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통로이자, 우리 삶의 과정에 어찌 되었든 자리한 ‘동물원’이라는 공간을 다시 생각해 보면서도, 비인간 동물과 어떤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 짧게나마 고민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계기가 된 것은 한 학생분의 의견이었습니다.

 

  “진짜 눈길”이라는 내용을 읽으면서, 그렇다면 ‘가짜 눈길’이라는 게 있을까 하는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진짜 눈길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눈길, 서로를 깊이 들여다보는 눈길, 피하지 않는 눈길. 그렇다면 가짜 눈길은 스쳐가는 눈길, 관심 없다는 듯한 눈길, 회피하는 눈길이겠지요. 그런 이야기를 하던 중에, 한 분이 선전전에서 마주친 시민의 눈길에 대해 이야기하셨어요. 선전전을 보며 욕하던 시민이나, 관심 없다는 듯한 시민의 눈길을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장콜이 일찍 와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이야기 속 늑대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 생각했던 이전과, 선전전에서 피켓을 들고 있을 때 느껴졌던 눈길의 경험을 비교해 볼 수 있었어요. 

 

*

  

  노들에 온 지 어느새 1년이 훌쩍 지나서인지, 노들야학이라는 공간에 대한 저의 마음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처음 야학에 들어설 때부터 신입교사 길라잡이 과정이 끝날 때까지는 새 학기 반 배정을 받은 후 눈을 세모나게 뜨고 교실을 살필 때와 비슷한 눈빛으로 노들야학을 바라봤던 것 같아요. 그때까지 조금씩 남아있던, 살갗이 찌르르하던 느낌은 어느새 무뎌졌습니다. 노들이 익숙해지면서, 혜화에 볼 일이 있을 때 들다방에서 시간을 때우기도 했고, 아니면 시간이 뜰 때 학생분들과 수다를 떨기도 했어요. 그래서인지, 이제는 토끼정 옆 화재대피로를 올라가고 야학의 문을 열 때 이전만한 긴장은 없습니다. 노들이 저의 일상이 되었다는 의미이겠지요. 

 

  하지만 반대로, 처음 이 공간에 발 디뎠을 때 세우던 예민함이 무뎌짐에 따라 무언가를 알아차리는 눈이 옅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종종 듭니다. 살아온 시간부터 각자가 일상적으로 보는 풍경, 걷거나 휠체어를 탈 때 느껴지는 반동, 매일 아침 느껴지는 통증의 위치와 강도까지. 노들이라는 공간 안에서, 각자가 거주하는 세계가 조금씩 다를 텐데. 그 세계를 만들어내는 힘과 그 안에서 살아가려는 노력이 다 다를 텐데. 이제 모두가 ‘친숙하다’는 이유로 타인이 지닌 고유한 세계를 더 깊이 알아가려는 노력을 게을리하게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자기반성을 하게 돼요.

 

  청솔2반과의 수업은 같은 글을 읽고도, 각자의 세계 속에서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시간인 것 같아요. 이런 차이들을 발견하고, 또 그 사이에서 우리가 어떤 이야기 속에서 만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 노들에서 일상을 보내는 의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주아주 작고 짧은 시간들이지만, 앞으로도 같이 어떤 이야기들을 찾아나갈 수 있을지 더 많이 고민해 보고 싶다고 말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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