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여름 108호 - [특집1_2016년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나는야 ‘폐지당’의 당당한 비례대표
[특집1_2016년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나는야 ‘폐지당’의 당당한 비례대표
이상우 | 1982년생 전주에서 출생. 충북 음성 꽃동네 희망의집에서 23년간 생활함. 현재 노들장애인야학 학생이자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권익옹호활동가로 활약 중.
지난 2월 하순 어느 날, 나는 내가 현재 살고 있는 평원재 간담회를 마치고 권익옹호 활동가 교육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교육을 받던 중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당’ 당원으로 가입을 하게 되었다. ‘폐지당’은 정식 정당이 아니지만, 20대 총선 기간 동안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를 비롯하여 우리의 삶을 억압하고, 차별하는 모든 것들을 폐지하는 활동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폐지당 창당대회는 3월 10일 목요일, 시민청 바스락홀에서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총회에 앞서 열렸다. 많은 장애인들과 활동가들이 모였고, 기자들도 많았다. 나는 우리 폐지당의 비례대표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고, 첫 번째로 연설을 하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폐지당 비례대표 후보로 활동하게 된 이상우라고 합니다. 저는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를 폐지하고 장애인이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그런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여러분, 여러분들도 함께 합시다!” 이 말을 끝으로 제자리로 돌아왔다.
며칠 후, 우리 폐지당 비례대표들과 당원들은 경복궁역 부근에서 첫 유세와 선전전을 가졌다. 나도 비례대표 후보로서 아침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행단보도를 왔다 갔다 하며 열심히 우리의 요구를 외쳤다. 나는 평소 일찍 일어나는 것이 힘들었다. 그래서 첫 유세날도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아침도 먹지 못한 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나가야만 했다.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부양의무제와 장애등급제가 왜 나쁜지 왜 폐지되어야 하는지 설명하고, 홍보물과 명함을 나누어주고, 시민들도 함께 동참해 달라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얼마 후 다시 광화문에서 2차 선전전을 했다.
늘 그랬던 것처럼 홍보물과 명함을 나누어 주고 부양의무제와 장애등급제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어떤 사람들은 장애등급제가 필요하고 좋은 거 아니냐고 계속 반문을 하기도 했다. 자신들의 문제가 아니니 잘 모르는 것이다. 그렇지만 장애등급제는 정말 나쁜 것이다. 정부는 장애등급제를 폐지하는 척 하면서 다시 중증/경증으로 나누고 우리를 기만하고 있다. 폐지당 활동은 끝이 났지만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부양의무제와 장애등급제 폐지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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