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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글뽀글 활보 상담소]
초보 활보코디의 생각’s

 


송 정 규 | 나는 하정우를 닮은 송정규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 주변에서 자꾸 욕을 한다. 그런 내 얼굴이 궁금하면 노들아 안녕에 있는 내 사진을 보고 판단하길 바란다. 자기소개를 두 번 하려니 할 말이 없다.

 


어느덧 노들과의 인연은 5개월 정도 흘렀고 그동안 많은 일들을 경험했다. 일단 노들은 평등하면서 수평적인 조직인 것 같다(개인적인 생각). 난 내 첫 직장이 노들이란 것이 감사하다. 사실 노들과 장애인운동에 큰 의미와 신념을 두고 입사한 것은 아니다. 단지 대학교를 졸업하고 더 이상 부모님의 호주머니를 털지 않겠다는 신념이 나에게는 더 컸다. 그렇다고 입사한 후 열흘도 안 돼서 내 호주머니를 털다가 소장님 신분증을 넓은 마로니에 공원에 투척해서 잃어버릴 마음은 없었다(소장님 죄송합니다). 이와 같은 실수와 사고들은 입사 후 5개월째 심심하지 않게 진행 중이다. 그래도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노들센터 3개월이 지나고부터는 업무에 대한 것들이 넓게 보이기 시작했다.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수록 고민되는 문제도 많아졌고, 이해해야 될 범위도 넓어졌다.


활동보조 사업은 이용자 비밀보장, 상호존중의 문제 등 다양한 딜레마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활동보조 코디네이터로서 이런 저런 여러 일로 찾아오는 이용자 혹은 활동보조인과 상담을 진행하다보면 알 수 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그 딜레마들의 상충된 내용 속에 정확한 정답을 내포하고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얘기만 듣고 이게 답이네! 하며 답이 나왔을 것 같은데 라고 확신하면 그 답은 어느새 저 먼 곳으로 가버리고 또 다른 새로운 논제거리가 나타난다. 답을 풀면 풀수록 문제는 심오해져 가는 경우도 있고 마치 학교에서 수학을 배우는 거 마냥 문제가 점점 진화해 가지만 그 와중에 핵심은 하나인 것 같다. 그 핵심을 찾아서 풀어주면 해결될 것 같은데 핵심 찾기까지 수많은 대화가 오고 가야 하며 공식도 다양하다. 만일 하나 문제를 풀었는데 그 답이 아닐 경우 그 핵심에서 또 다른 문제가 뻗쳐 나오고 또 다른 공식을 제시해야 한다. 한 사람의 얘기를 들으면 “아 그건 잘못된 것이다”라고 판단을 내리게 되는데, 상대방과 얘기를 나눠보면 또 다른 판단이 내려지고, 그런 것들이 계속 반복되다 보면 내 주관은 어디로 갔는지 사라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양측의 의견을 잘 조합해서 적절한 답을 내리기란 나로서는 너무 어려웠다(물론 지금도 어렵고 계속 어려울 것 같다).


5개월 동안 노들센터 활동보조 코디네이터로 많은 사람들을 접하면서 많은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아직 더 많은 것을 보고 접할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과 상담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것이고 마음을 교감하면서 눈물도 흘릴 날이 있을 것이다. 살면서 전혀 무관한 사람들끼리 연결되어 함께 삶을 꾸며 나간다는 것, 겉보기에는 감동과 따뜻함이 보일 수도 있다. 서로 기분 좋게 지내는 날이 있을 것이고 서로 너무 편해져서 이용자와 활동보조인의 관계에서 정말 친한 친구 혹은 의형제, 자매가 될 수도 있다. 반대로 서로가 맞지 않아 감정 다툼을 할 수도 있고 그러다가 서로에게 상처를 안겨줄 수도 있다. 모두가 알 법한 얘기들을 다시 꺼내는 이유는 내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어떻게 받아드릴지 궁금해서다. 활동보조서비스는 아름답다, 또한 사랑스럽다. 이 제도가 생김으로 인해 모르고 지나칠 뻔 했던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 활동보조를 해본 적이 없지만 이용자, 활동보조인, 코디들 모두 존중하고 존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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