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30 06:45
2021년 여름 127호 - [노들아 안녕] 노란들판과 나 / 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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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아 안녕
노란들판과 나
건 우
나에게,
노란들판은 나를 숨기지 않아도 되는 공간입니다.
노란들판은 가장 조심해야 하면서도 가장 조심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입니다.
나를 잃고 착취당하는 누군가를 외면하는 곳에서 일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런 제게 노란들판은 이상과 같은 곳이었습니다.
그만큼 나란 사람이 노란들판에 적합한 사람인지 스스로 잣대를 대곤 했습니다.
누군가의 파이를 빼앗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은 지원서 제출을 마지막까지 머뭇거리게 했습니다.
그런 와중 문득 파이 나누는 걸 걱정할 시간에 노란들판이란 파이를 더욱 크게 만들어 많은 이가 그 파이를 맛볼 수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았습니다.
그렇게 노란들판에는 제 자리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내가 드러나는 것을 걱정하면서 일거수일투족 조심하지 않아도 되는 노란들판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사람이 모여 각자의 자리에서 투쟁하고 있지만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만큼은 같은 방향인 노란들판에서 새로운 투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나의 일터에도 무지개가 드리우게 되었습니다.
노란들판은 나를
숨기지 않아도 되는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