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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아 안녕]

제가 하지 못하는 것을 경험하기 위해

 

정성현

 

 

저는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활동가 정성현입니다.

 

안녕하세요.

늦은 밤 마감을 직전에 두고 글을 급하게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제가 두서없이 소통하기로 꽤나 유명한데 아무쪼록 양해말씀 먼저 드리겠습니다.

 

저에 대한 얘기를 꺼내야 될 것 같아서 오랜만에 뒤를 되돌아 봤습니다.

 

사진은 2019년 한 해 제가 찍혔던수많은 사진 중 하나입니다. 가끔 기사에서 제 모습이 드러나기도 했었는데, 집회에서 초상권(?)이라는 것이 없다는 걸 알게 된 계기가 된 기억도 있습니다.

 

사실 저는 외모 콤플렉스가 심해서 이력서를 작성하기 위한 증명사진 외에 사진을 일체 찍지 않는데, 2019년 한 해 찍힌 사진이 살면서 찍었던 사진보다 많았던 것 같네요.

 

2017년 쯤이었을까요? 한참 기사들을 찾아보다가 <비마이너>에 실렸던 기사를 보게 되었고, 당시 오른쪽 상단에 현재 법인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허신행 님의 글을 보고 이 곳을 처음 알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당시에 <비마이너> 칼럼 중에 삐딱한 시선이라는 칼럼을 인상 깊게 봤었는데 그 분은 현재 제 뒷자리에서 일하고 계십니다. 여기에 이름 올려도 되냐고 물어도 봤었어요..

 

제가 처음 이곳을 방문했던 날은 2018년 초였던 것 같습니다. 인권영화제 관련한 현수막이 노들야학의 창가 쪽으로 걸려있던 화창한 날이었는데, 그 날은 문도 못 두들겨보고 돌아왔었습니다. 사실 제가 이 곳에 오고 싶어서 자원활동 같은 것이 있나 홈페이지를 뒤져보기도 했었는데, 못 찾아서 직접 왔던 날이었구요. 2018년 말쯤 돼서야 홈페이지에서 자원활동 버튼을 발견해서 신청을 했었던 기억이 있네요.

 

처음 자원활동을 신청하고 나서 연락을 받고 방문했던 시기가 11월쯤이었는데, 당시 전화받았던 분은 그때는 몰랐지만 박누리 님이었고, 그 분이 다른 일정으로 빠져서 김진수 님이 대신 면담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자원활동으로 수업보조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후에 들은 얘기론 신청을 했는지 적지 않은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였다고.. 아마 꼭 적어야 되는 란이라고 했다면 제가 하지 못하는 것을 경험하기 위해라고 적었을 것 같습니다. (운동에 대한 이야기이며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아서 따로 적어냅니다.)

 

노들야학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니지만 짧은 시간, 정말 많은 걸 경험했던 것 같습니다. 격렬했던 18년 총학생회장 토론회에서의 말판에 대한 기억이 제일 많이 남는데, 물론 그 이후 아직까지 말판을 활용해본 날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말판이라고 들었지만 말판이 뭔지 몰라 당황했던 기억이 있어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그 이후 소통하는 방식에 대한 것들을 많이 찾아보기도 했었습니다.

 

2019년도로 들어서면서 노들야학에서 잠깐이나마 낮 수업 강사로 활동하다가 현재 노들센터로 여름쯤 오게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많은 첫 경험의 기억이 많은데, KTX를 처음 타보고, 그것도 두 번 탔습니다. 부산도 처음 가보고, 그 외에도 처음 경험하는 것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저는 원래 매일같이 뒤를 돌아보곤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뒤를 돌아보는 걸 굉장히 힘들어하는데 현재는 앞을 보고 있어요. 보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는 정도까지 온 것 같습니다. 이것이 저한테 가장 큰 변화였던 것 같습니다. 물론 뒤만 보던 저를, 앞을 볼 수 있게 해준 기억은 뒤에 멈춰버렸지만, 그마저도 저에게는 좋은 기억이라 가끔 뒤를 돌아보긴 합니다.

 

제가 활동하고 있는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굉장히. 시끄럽습니다 투닥투닥거리기도 하고 잘 웃고, 잘 울고, 사람 사는 곳 같아서 좋은 것 같습니다. 가끔은 가족들보다 더 가족 같기도 하고.. 아직 제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저를. 그리고 끝도 없는 많은 말들과 투정을 받아주시는 센터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얘기하고 싶고, 앞으로도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집 나간 아들, 제 첫 팀장 송코디님 현장에서 보도록 합시다.

 

제가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현재, 코로나 때문에 다들 많이 바쁘고 지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다들 몸 건강히 잘 지내셨으면 좋겠고, 현장에서 만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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