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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1_2016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차차차 단원, 주원과 혜진의 이야기

 


  

한명희 | 노들야학에서, 그리고 광화문 지하역사 2층에서 가난한 사람과 장애인이 함께 살기위한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 명희에요. 놀러 와요.

 

※ 장애인권리보장법제정 전국순회투쟁단 차차차(차별을 걷어차는 부릉부릉 자동차)’ 4박 5일의 그들만의 유랑 기록명희가 노들야학의 주원과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혜진의 이야기를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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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추운 겨울,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에서는 전국 순회 투쟁단 차차차를 꾸려 910일 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며 우리의 내용을 알리는 선전전을 진행하고 만덕, 쌍차, 코오롱 등과 연대활동을 하였지요. 이 어마어마한 품과 공을 들여 함께 하는 차차차시즌2가 올해 다시 출동하였습니다. 지난 321일부터 25일까지 45일간 전국을 돌며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의 필요성을 알리는 연대활동과 대시민 선전전을 진행하였지요. 까마득히 지난 줄 알았는데 아직 석 달 정도 밖에 시간이 안 흘렀네요. ‘차차차별을 걷어는 부릉부릉 자동의 줄임말입니다. 이번 차차차는 서울경기인천 지역 활동가 20여 명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출정식을 한 후 출발을 하였고요, 전국에 있는 동지들을 만나며 그 세력을 불려갔지요. 노들에서도 45일간 함께 한 이들이 있었는데요, 그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노들야학의 주원과 노들센터의 혜진입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하시죠?

 

# 주원의 이야기

 

노들야학 낮 수업을 함께 하는 주원은 아침 10시 정도면 야학에 와서 온갖 신문을 읽은 후 자신이 습득한 정보를 사람들에게 전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이런 제도가 바뀌었다더라, 이런 서비스가 생겼으니까 나도 신청을 해야겠다, 등등. 마침 야학에 일찍 와 있던 주원과 인터뷰를 하겠다고 해도 동분서주하며 야학을 돌아다니기에 정신이 없습니다. 질문의 순서와 답이 어디로 통통 튈지 모르기 때문에 약간의 각색을 통해 이야기를 정리합니다.

주원은 차차차 시즌1에도 함께 했던 베테랑 참여자입니다. 그의 에피소드는 끝이 없지요. 재작년에 차차차를 무려 910일 동안 다녀왔는데 짐 가방이 어찌 그리 얇을 수가 있었는지 아직도 미스터리입니다. 올해의 가방 두께 또한 마찬가지이긴 했습니다만.

 

날씨가 맑아서 정말 좋았다. 예전에 갔었을 때는 해가 많이 나서 더웠던 적도 있었고 갑자기 눈이 내리기도 했다. 첫 번째 차차차의 밤은 강원도 원주였는데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숙소를 구하기 마땅치가 않아 모텔에서 함께 잠을 청했다. 가장 많이 기억에 남는 것은 4일차 대전에 갔었을 때 유인물을 돌렸던 것이다. 노들야학에서 대전 지역으로 40명의 사람들이 함께 왔다. 힘이 났던 거 같다. 장애등급제의 중/경증 단순화를 규탄하기 위해 세종시 보건복지부로 가서 투쟁을 했는데, 복지부를 정말 오랜만에 가봤고 세종시라는 곳은 정말 사람이 없는 곳 같았다. 나는 유인물을 사람들에게 돌리는 것이 재미있다. 차차차에서는 주로 야학에서도 그러하듯 분리수거를 열심히 했다. 그리고 아쉬웠던 것이 하나 있는데, 경북도청에서 장애인의 자립생활보장을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했을 때 경찰이랑 너무 많이 싸웠다. 서울에서도 어디에서도 경찰이랑 싸우는 것이 나는 싫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야학에 10년을 다녔는데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투쟁이 내가 제일 오래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꼭 없앨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 그리고 내년에도 차차차를 한다면 난 꼭 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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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진의 이야기

 

혜진은 자립생활을 위해 종로구에 소재한 평원재에 입주하여 살다가,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1년 조금 넘게 활동을 하고 있는 신입 활동가입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은 권익옹호 활동과 동료상담. 작년에 인턴으로 들어갔다가 올해부터 정식 활동가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꿈도 많고 고민도 많아요. 그리고 많이 배우고 싶답니다.

 

차차차 45일 동안 저는 발언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해봤어요. 첫날 원주에서, 그리고 세종시에서 기만적인 장애등급제 중/경증 단순화 규탄 발언을 했었지요. 그때 간단한 퍼포먼스를 했어요. 장애 등급 1급에서 6급까지의 등급을 매긴 사람들이 있었고, 비옷을 싹 벗으면 중증/경증으로 단순화되는 퍼포먼스였죠. 별로 달라진 거 없는 복지부의 정책을 규탄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등급 중 저도 한 사람이 되어 발언을 했어요. 아쉬웠던 것은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갑자기 마이크가 넘어오자 너무 당황한 거 같아요. 제가 발언을 해본 경험이 많이 없거든요.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지 못하고 노들에만 있다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관계를 맺었던 게 차차차의 가장 큰 매력이었던 거 같아요. 아쉬웠던 것은 이후에도 따로 만나고 하면 좋을 텐데 더 친하게 지내지 못했던 거요. 뒤풀이나 술 한 잔을 따로 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네요.

재미있었어요, 정말. 그리고 사실 생각보다 안 힘들었어요. 상상했을 때는 45일 동안 잠을 제대로 못자고 일정이 정말 빡빡할 거 같았거든요. , 그리고 함께 갔던 이들에게 내년에도 꼭 함께 가자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지금 센터 활동으로 인해서 수급자격만 유지하고 있습니다. 2년의 유예 기간을 가지고 있어서, 이후에 제가 어떻게 활동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차차차는 꼭 가고 싶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집회현장에서 자주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광화문 지하역사에는 여전히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한 농성이 진행 중입니다. 올해 벌써 4년이 되었지요. 차차차 시즌1에도, 차차차 시즌2에도 함께했던 그 연대의 농성장들 중에서는 공장에서 쫓겨난 노동자가 다시 공장으로 복귀한 곳도, 여전히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싸우는 이도 있습니다. 그리고 부산 만덕의 공간은 철거가 시작되어 한치 앞도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 되는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여전히 뜨겁고 여전히 시린 그 계절들이 몇 회를 반복하며 지나가도 사람은 그곳에 그대로 있습니다. 차별을 걷어차는 부릉부릉 자동차에 꼬깃꼬깃 접어 넣는 짐들처럼 함께 한 추억도 꼬깃꼬깃 접어 보물 상자 안에 넣어두려 합니다. 그리고 함께해야 할 곳들, 다시 찾아가야할 곳들에 우리는 언제나 부릉부릉 하며 갈 겁니다. 그렇게 차차차 시즌3의 이야기도 시작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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