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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1_2016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희망의 노란들판을 함께 꿈꾸어요

 

 

 

이상엽 |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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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에서 한 무고한 여성이 희생당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합니다. 혐오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단순한 혐오의 문제로 치부하기는 어렵습니다. 천박한 자본주의 사회의 인간 소외가 그 본질이 아닐까 싶습니다. 혐오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입니다. 경쟁과 효율의 사회에서 도태된 사회 구성원들의 왜곡된 표현이 혐오입니다. 그래서 사회적 관점에서 조망하고 해결점을 찾아야 합니다. 장애인인권의 문제도 사회적 시각에서 접근하고 풀어가는 힘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힘을 만들어가는 진보적 문화공동체 중의 하나가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라고 생각합니다.

본격적인 얘기를 하기에 앞서 간략하게 제 신상을 밝히고 싶습니다. 지독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사회적으로는 격동의 80년대를 보낸 청년은 대학 졸업 무렵 사회적 역할을 고민했습니다. 경제활동과 가치지향적인 개인 성향을 고민했습니다. 비장애대학생인 청년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의 장애우대학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단순한 지적 호기심이 아니라 장애와 관련된 사회적 삶을 좀 더 구체화하고 싶었습니다. 20여년 넘게 넥타이를 맨 회사원 생활을 마감하고, 이제 그 관심을 구체적인 역할로 풀어내고자 2016년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아 활동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직접적인 활동의 시작이 남들보다 좀 늦은 감은 있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에 의미를 새기며 천천히 그리고 열심히 앞을 향해 가고 싶습니다.

올해 열네 번째로 진행된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장애인권 감수성을 기본으로 여타 영화제와 차별화하며, 독자적 영역을 구축해 왔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시혜와 동정에서 장애인의 권리로 향해왔습니다. 올해 영화제는 그린라이트를 켜자-Turn on the Rights’라는 주제로 420일에서 23일까지 광화문광장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슬로건으로 내세운 그린라이트를 켜자는 횡단보도의 직진 녹색신호등만을 의미하지 않았습니다.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로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자는 의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멋진 영화로 대중 속으로 들어가는 원년이 되기를 희망했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만든 장애인인권 영화로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인권을 이야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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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작으로는 영우, 폐막작으로는 피플퍼스트가 상영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로 성원으로 연인원 5,000여명이 영화제를 찾았습니다. 또 질적인 성장도 이루어졌습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장애인인권 영화 상영 외에도 다양한 부대행사를 통해 관객을 만났습니다. 류미례 감독이 연사로 나서 대중영화 속 장애인의 모습과 이미지를 살펴본 장애 코드로 영화 읽기’, 유해정 활동가가 사회를 맡아 장애인운동을 기록해온 활동가들과 함께 진행한 장애운동과 기록 간담회’, 장애인권교육센터 나야와 함께 한 영화로 만나는 장애와 인권’,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함께 폐쇄 영상 시스템을 도입하여 진행한 장애인 영화 관람권 체험 및 토크4개의 부대 프로그램들이 알차게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올해 영화제는 지역과 함께 하는 영화제를 기조로 삼고 대중화를 모색했는데요, 그 첫 번째로 영화제 기간인 4215편의 영화를 성북구에 위치한 성북마을극장에서 상영해 그 의미를 더했습니다. 이후 6개 지역에서 지역 상영회를 진행할 예정에 있습니다.

14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권감수성을 공유하기 위해 노력했고 나름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야할 길이 아직 꽤 멀고도 험난합니다. 신체의 장애가 사회적 삶에서의 장애가 되지 않은 세상은 아직 요원하기에, 영화제도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와 모색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좀 더 대중적인 코드로 다가서되, 영화의 질적 향상도 계속 모색하겠습니다.

노들장애인야학은 개인적으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곳입니다. 노들은 당사자들의 교육 기회를 신장시키는 야학으로서의 역할 이외에 우리사회의 보편적 장애인인권의 확장에도 큰 기여를 했습니다. 또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의 좋은 친구이기도 합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 장애인의 친구이자 운동의 주체로 남아주시길 부탁드리고, 또 영화제의 멋진 친구로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이 지면을 빌려 개막식과 영화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신 노들에 감사드립니다.

영화제도 노들이 꿈꾸는 노란들판의 세상처럼, 장애인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 장애인의 인권이 노란 유채처럼 아름답게 꽃피울 날을 함께 꿈꾸겠습니다. 함께 비를 맞는 동지이자 친구가 되길 희망합니다. 희망의 노란들판을 함께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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