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17 03:32
2015년 겨울 106호 - 1017MHz, 빈곤철폐가 빛나는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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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MHz, 빈곤철폐가 빛나는 날에
한명희 | 노들야학에서, 그리고 광화문 지하역사2층에서 가난한 사람과 장애인이 함께 살기 위한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공동행동 명희에요. 놀러와요.
오프닝) 10월 17일은 UN이 정한 ‘세계 빈곤퇴치의 날'이에요. 작년 빈곤철폐의 날은 노란들판의 꿈과 함께 마로니에공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다들, 기억나시지요?
세상은 빈곤이 빈곤에 빠진 개인들의 나태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빈곤이 확산되는 불평등과 승자독식의 사회가 만들어내고 심화하는 사회문제라고 정의합니다. 가난한 이들의 인간답게 살 권리와 함부로 쫓겨나지 않을 권리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10월 17일을 (칙칙.)빈곤퇴치의 날이 아니라, ‘빈곤철폐의 날'로 부릅니다. 올해도 빈곤의 사회적 해결을 촉구하는 이들이 모여 <1017빈곤철폐의 날 행사>를 진행하였어요.
함께 많은 이들이 10월 17일 도심곳곳 거리 행진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이전에 마석모란 공원에서 빈곤철폐, 장애해방을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열사들의 넋을 기리고 가난과 차별 때문에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였구요.(민중열사 묘역 참배, 추모제 10월2일(금)) <세계주거의 날>을 맞아서는 우리 사회에서 해결되어야 하는 주거권 현안과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였습니다.(10
월 5일(월))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난한 이들의 존엄과 안전을 위한 416인권선언 풀뿌리 토론도 진행하였어요.(10월 14일(수)) 모두의 권리를 함께 만들고 선언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오늘 소개할 코너는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이들이 모여 도심 곳곳을 함께 걸으며 선전했던 1017 빈곤철폐의 날 당일 행사의 풍경들입니다. 오늘 1017MHZ, 빈곤철폐가 빛나는 날에 코너에서 유의해서 읽어주실 부분은 사진을 보며 선곡한 몇 개의 노래들입니다. 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함께 살기 위한, 당신의 삶에 고개 숙여 연대의 인사를 보냅니다. (실제 노래가 의도한 가사의 방향성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사진출처: 빈곤사회연대
1
출발지는 동대문운동장 ‘DDP’입니다. 많은 노점상들이 청계천공사로 인해서 내쫓겼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지요. 이번 1017은 다양한 쫓겨난 사람들이 모여서 행진을 시작하고 이날을 만들었습니다. 첫 곡입니다. 이날 우리 만남의 시작이었습니다.
김사월_접속
같은 곳에서 같은 속도로 심장이 뛴다면 / 당신의 꿈속으로 접속할 수도 있겠죠.
작고 여린 신 등에 나의 심장을 포개고 / 당신의 꿈속으로 신호를 맞춰 봤어요.
2
DDP에서 쩌렁쩌렁하게 집회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마지막으로는 구호들이 가득 적힌 병풍(?)을 뒤로 하고 대표단이 투쟁결의문을 읽으며 행진의 시작을 알리고 있습니다. 구호들을 보고 있으니 마구잡이식 개발 정책으로 인해서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던 용산참사, 남일당 건물과 사람들이 생각났습니다. 곧 1월이면 용산참사 7주기 추모날이네요.
루시드폴_평범한 사람
알다시피 나는 참 평범한 사람 / 조금만 더 살고 싶어 올라갔던 길 이제 나의 이름은 사라지지만 / 난 어차피 너무나 평범한 사람이었으니 / 울고 있는 내 친구여 아직까지도 슬퍼하진 말아주게 / 어차피 우리는 사라진다
3
행진이 시작되었습니다. 각각의 구호들이 적힌 선전물이 다양하게 준비된 행진이었어요. 노점상 단속·강제집행 중단! 용역깡패 해체!를 위해 중구청으로 행진단이 향하고 있습니다. 신나는 행진입니다!
2ne1_내가 제일 잘 나가
아무나 잡고 물어봐 누가 제일 잘 나가? / 내가 제일 잘 나가 (X4)
4
중구청으로 도착하여 규탄 집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무대로 쓰였던 방송차에 있던 우리의 구호가 적혀있는 현수막입니다. 우리는 정말 당연한 삶의 권리를 외치고 싸워야만 살아갈 수 있는 희한한 시대에 살고 있네요.
옥상달빛_희한한 시대
그래도 세상 한 가운데/ 어차피 혼자 걸어가야만 한다면 / 눈 뜨고 잘 듣고 목소릴 내보면 / 그럼 지금보다 나아지겠지/ 그리고는 천천히 살아가는 거지
5
실제로 폐지를 줍는 분들의 리어카를 빌린 건데요. 행진을 하면서 다른 폐지를 주우시는 분이 이거 버리는 거냐며 따라오기도 하셨다고 합니다.
아마추어 증폭기_금자탑
아니, 아니, 아니에요~
6
일정의 마지막으로 진행된 보신각 정리 집회의 모습입니다. 저는 그냥 여기 모인 우리들이 조금만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렇구요. 나의 삶의 터전이라고 불리는 그 모든 것들이 힘에 의해서 빼앗기고 짓밟히는 세상. 빼앗기는 것이 억울해서 거리에 나앉아 소리라도 치고 악이라도 쓰면 떼쓴다고 손가락질 받는 이 세상에서 우리는 더 이상 쫓겨나지 않을 거라고 선언합니다. 돈으로 다른 삶의 공간을 당연히 뺏거나 짓밟는 것은 당신의 썩은 내 나는 탐욕이며 타인의 삶을 모욕하는 것임을 저들에게 분명히 알려주었으면 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쫓겨나지 않을 겁니다.제 주위의 가수분들은 대부분은 건물이 없는 사람인데, 티비에 나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있는 거 같습니다. 2015년 3월 본인의 건물에 임대한 테이크아웃드로잉(한남동)에 갑제집행을 강행하고 운영을 정지한 분의 노래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싸이_좋은날이 올 거야
나이 먹으면 먹을수록 해야 하는 건 조심 / 세상을 알면 알수록 멀어져가는 건 초심 / (....) / 욕심은 한도 끝도 없지 / 육신은 세월 앞에 장사 없지 / 어떻게 사는 게 잘사는 건지 / 행복하고 싶은데 그게 뭔지 / 걱정 말아요 그대 반드시 이유가 있겠지 / 실패하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인생 다시 살어 / 좋은날이 올 거야
7 엔딩
그래요, 우리.
함께 좋은날 맞이합시다.
안녕, 내년에 또 만나요.
(노들야학에서 요구안 대왕 책자를 함께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