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봄 107호 -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당’에 함께해요!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당’에 함께해요!
한명희 | 노들야학에서, 그리고 광화문 지하역사 2층에서 가난한 사람과 장애인이 함께 살기위한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 명희에요. 놀러 와요.
가난한 사람들과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농성장이 2012년 8월 21일 광화문 지하역사 2층에 차려졌습니다. 하늘도 무심하지, 그날은 비가 억울함을 풀듯 억수로 쏟아졌지요. 104년만의 단단한 가뭄이라고 그렇게 연일 TV에서 떠들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우리의 공간이 처음 만들어지고 며칠 동안은 경찰의 검문 때문에 책상 하나 침낭 하나 광화문역사 안으로 들여오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16년, 농성은 4년째가 되었습니다. 농성장에 켜켜이 쌓인 먼지만큼이나 무수한 발길들이 광화문 농성장을 오고 가고 있습니다. 광화문의 농성장은 그렇게 각자의 삶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가 대체 뭘까요? 처음 광화문역사 농성장에는 우체통이 놓이게 됩니다. 당시 2012년 대통령 후보들에게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를 폐지해달라는 편지를 시민들과 함께 쓰기 위해서였습니다. 각기 다른 글씨의 마음들이 날개 돋힌 듯 먼 곳 그들의 공간까지 갔지만 명확한 답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광화문농성 4년이 되어가지만 아직까지도 이 복지제도들은 낡고 낡아 부서져 가난한 사람과 장애인들의 몸과 마음에 상처를 내고 있지요.
장애등급제의 경우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2015년 6월~12월 사이, 기존의 1~6급으로 나누어져있던 장애등급을 개편한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1~3급까지’를 ‘중증’으로 그리고 ‘4~6급까지’를 ‘경증’으로 구분하는 내용을 골자로 중증/경증 단순화 시범사업을 진행한 것입니다. 1월 26일 보도자료에서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장애등급제 개편 시범사업 결과 “서비스 욕구 파악을 통해 서비스를 연계하거나 정보를 제공하여 장애인의 복지 욕구를 대부분 해소하는 사업 효과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본 시범사업은 장애인 복지의 근본적인 문제인 ‘장애등급’에 대해서는 전혀 접근하지 않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 없이는 그 어떠한 변화도 한계는 분명히 존재할 것입니다. 장애등급의 중증/경증 단순화는 겉보기에 장애등급이 사라진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속 내용은 등급이 버젓이 살아 있는 거짓 행보이며, 세상을 떠나야만 했던 장애등급제 희생자들의 죽음에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와 생각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지금 이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 당사자들에게 ‘인간다운 삶’의 대안이 전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양의무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는 2015년 7월 개정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개별급여 도입으로 빈곤층 개별 상황에 맞는 복지급여를 제공해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빈곤을 해소하겠다고 선전했습니다. 하지만 빈곤을 해소하겠다는 목적과 달리 기초생활보장제도 사각지대의 가장 큰 원인인 부양의무자기준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교육급여에 한정해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고 부양의무자의 재산·소득기준을 일정하게 완화하여 12만 명의 신규 수급자를 발굴할 것이라고 선전했지만, 이는 부양의무자기준으로 사각지대에 처한 117만 빈곤층의 1/10 수준에 불과합니다. 또한 실제 부양의무자기준의 재산·소득기준 완화로 12만 명이 신규 수급을 보장 받았는지에 대한 통계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빈곤층은 실제 부양하고 있지 않는 부양의무자의 존재만으로 마지막 안전망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밀려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대대적으로 ‘맞춤형 개별급여’로의 전환을 홍보했지만, 사람에게 맞춘 제도인지, 예산에 맞춘 제도인지, 정부의 입맛에 맞춘 제도인지가 우리의 삶에서 바로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광화문 농성 4년차, 아침 출근길 무심히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빛에 이제는 더 이상 상처 받지 않는 마음이 되었습니다. 365일 연중무휴 서명전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안부에 인사 건넵니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없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바라며 우리가 폐지하고 싶은 모든 것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총선 기간 동안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당’을 통하여 우리는 한국 사회의 차별 받고 소외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려낼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맡겨진 정치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를 직접 세상에 알릴 수 있는 활동을 ‘길’위에서 만들고자 합니다.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당’은 2016년 2~3월 기간 동안 당원 모집과 인증 캠페인을 진행해왔습니다. 이 뜨거운 연대의 인사에 응답 부탁드립니다. 총선이 끝나고 폐지당 활동이 종료된 후에도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이 함께 살기위한 광화문역사 지하 2층 농성장은 단단한 우리의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언제나 함께 해주세요!
■ 참여 개인 입당비용 : 1만원(이상), 입당 시 폐지당원 노트제공 ■ 계좌번호: 국민은행 488401-01-230807 (예금주: 박경석(분홍종이배)) ■ 동의서 & 인증샷을 팩스(02-2179-9108)나 광화문공동행동 SNS, 또는 이메일(dact@hanmail.net)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 ‘폐지당’은 정식 정당이 아니며, 20대 총선기간 동안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를 비롯하여 우리의 삶을 억압하고, 차별하는 모든 것들을 폐지하고자 하는 대 시민 활동을 하기 위한 모임임을 알려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