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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바람을 여는 창

 

 

올해 노들야학은 큰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야학은 아차산에서 대학로로 오면서 ‘밤 야’자를 쓰는 야간학교에서 ‘들 야’자를 쓰는 들판의 학교로 이름을 바꿨는데요. 그에 맞춰 살아가려 애쓰기라도 한 것처럼 올해 ‘낮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발달장애가 있는 학생분들을 위한 낮 수업반이 만들어진 것이죠. 야학에서 점심을 함께 먹고 공부를 시작하기 때문에 학생분들의 등교시간이 야간학교 시절에 비해 많이 당겨졌는데, 어쩐 일인지 몇몇 학생분들이 점점 더 일찍 야학에 나오고 있습니다. 심할 땐 저와 출근길에 만나기도 하고요. 보통은 출근해서 커피 한 잔 마시고 보면 어느새 사무실 문을 열고 저의 뒤통수를 바라보고 계신다거나 민중가요가 나오게 해달라고 말을 거는 일이 일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그리하여 노들야학은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는 학교가 되어갑니다.


낮 반 학생분들은 저마다 개성이 강한데요. 제일 고참인 언니는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딴 생각에 빠져 내리지 못하는 일을 좀좀 일으킵니다. 야학에서 하교했는데 집에 도착하지 않았다거나 그 반대의 일이 종종 벌어지곤 합니다. 노구의 어머니가 오십이 넘은 딸을 데리고 야학에 나오시는 날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낮 반 학생분들과 함께하면서 조금씩 다른 것들을 보게 됩니다. 야학의 분위기도 조금 달라지고, 고려해야 할 부분은 나날이 늘어납니다. 그래서 대체로 정신이 없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날이 있습니다. 목소리 높여 싸우는 날도 있지만 대체로 낮 반 교실에선 커다란 웃음소리가 벽 너머로 넘어 나옵니다. 지루하면 바로 티가 나고, 재미없는 건 관심도 없습니다. 이런 태도 배워야겠다 생각하다가도 길 잃어 헤매는 언니를 보면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오지요. 어쨌든 노들의 장막이 본격적으로 찢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낮 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가나 선생님의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호부터 글마다 필자의 개인 소개를 넣습니다. 글쓴이가 어떤 사람인지도 자세히 들여다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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