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겨울 144호 - [노들아 안녕] 노들바람 파이팅! / 이미순
[노들아 안녕]
노들바람 파이팅!
이미순
노들장애인야학 학생.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
정리 린
미순 님과 이야기한 사람

1. 미순님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노들야학에 다니고 있는 이미순이라고 합니다. 노들야학에 오니 나이 많은 선생님도 있고 내 또래도 있어요. 제일 첫날에는 불수레반에 오니까, 방학식 끝나고 처음으로 와서 불수레반 수업을 했는데, 그렇게 1학기 때는 글씨를 쓰면서 불수레반에서 박임당 선생님이랑 같이 했어요. 글 잘 읽는다고 칭찬도 듣고. 수학이 제일 재미가 없어요. 제가 더하기나 곱하기 나누기 이런 거 전혀 모르거든요. 돈 관리도 잘 못하고. 그래서 수학만 보면 겁부터 나는 거에요. 자꾸 뭐라고 하면 자존감이 떨어지니까. 막 숨고 싶은, 그런 마음도 나오고.
2. 미순님은 어떤 걸 좋아하세요? 취미가 어떻게 되세요?
제일 좋아하는 게 한자공부였거든요. 지금은 책이 안 나온다고, 사기가 힘들더라고요. 학교 오기 전에도 제가 집에서 한자를 좀 했거든요. 천자문을 보고 쓰는 건 안되고, 읽는 건 되더라고요. 그래서 책을 읽으면 머릿속에 들어와야 하는데 그것도 잘 안 들어오지. 중학교까지 공부하기도 하고 그랬는데 그 이후로는 한자를 안 하니까. 지금은 한자를 잘 모르죠. 지금도 밖에 보면 간판에 한자 쓰여있는 게 눈에 들어와요. 한문 공부 하고 싶은데, 책을 구하고 싶어요. 오래된 책이 더 좋으니까 그걸 보고 한자를 배워가지고 선생님이랑 같이 하고 싶은데, 겁이 나요. 자신이 안 생겨요.
3. 노들에는 어떻게 오시게 되셨어요?
전에는 다른 야학에 다녔는데, 활동지원선생님이 한 번은 다른 학교에 가고 싶진 않냐고 묻는 거예요. 내가 이전에 다닌 데는 이렇게 (들다방처럼) 쉬는 데가 없어요. 나이도 훨씬 어린 사람들이 많다 보니, 활동지원선생님 이모 있잖아. 다른 곳에 가보지 않을래 묻더라고요. 어딘데 하고 물어보니까, 혜화역에 있는 데인데 저녁에만 하는 곳이라고. 그래서 이모야 여기 가보고 상담 좀 해보고 다니면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올해(2025년) 2월에 입학식을 여기서 했거든요. 처음 서너 달에는 선생님들도 친절하고, 모르는 거 알려주고 해주고 해서 이전 선생님들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 선생님들에게는 말이 이렇게 빨리 나오는 거에요. 상대방이 자꾸 안 좋게 알아듣는 거 같다는 예감이 들더라고요. 이전에 다니던 학교에선 물어보면 알려주는 것도 없고. 화내기도 했어요. 그래서 여기서도 그럴까 봐 그랬는데. 처음에 제가 왔을 때 그런 걱정 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다녀봤는데 선생님이 너무 잘해주시는 거에요. 또 제가 색칠 공부하는 걸 참 좋아하거든요. 그걸 너무 좋아해서 책도 선물 받고. 그 책엔 꽃이 많아요. 미술 시간에도 전시회인가 그걸 한다고 해서. 물감으로 하니까 그게 자꾸 번지고. 학교 다니면서 선생님들도 알아가고 있어요. 선생님이 많으니 과목도 많고.
4. 2월에 노들 오신 이후로 어떤 걸 하셨어요?
3월 28일인가 무슨 회관에 가서. 거기가 어딘지 기억이 잘 안나요. 전시관인가 뭘 한 거 같은데. 제 폰을 보면 찍어놓은 게 있어요. 연극인가? 연극을 봤던 것 같아요. 밥 먹고 가서 봤어요. 예인쌤이랑 가서.
5. 노들은 어떤 공간인 것 같아요?
더 잘 되겠다 싶은 공간 같아요. 잘 될 수 있는. 오랫동안 할 것 같아요. 안 끝나고 계속. 궁금한 게 있는데, 만약 65세 지나가지고도 와서 공부할 수 있어요? (네 오실 수 있어요.) 전화로 학교에 물으니까 그 선생님이 대답하기로는 나이 상관없다면서. 노들이 없어지지 않는 한은 다닐 수 있다고.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에, 더 다니고 싶은 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6. 노들에 다니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아 기억나는 게······미술! 그림이 한 번씩 그리고 싶어요 저는. 미술 시간이 재미있더라고요. 이전에 다니던 곳에서도 저녁에 도예시간이 있었거든요. 도예 하는 시간이, 다른 사람은 하다가 말고 그래도, 저는 한 번도 안 빠졌어요. 5시에 하거든요, 그걸 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려요. 그리고 여기 오니까 미술 시간이 있더라고. 1학기 때 저한테 뭐가 제일 재미있는지 묻더라고요. 저는 미술 시간이 제일 좋다고 했어요. 제일 좋아서 계속하게 되었고, 스트레스 날아가고, 너무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이에요. 지금도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해요.
7.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한마디!
노들야학에 오니까 확실히 다니기 즐거워요.

이미순 님이 필사한 정호승 시인의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이미순 님이 필사한 황지우 시인의 「나는 너다」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