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료실

조회 수 24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노들아 안녕]

노란 : 들판

 

한예인 | 이것저것 다 하느라 바쁜 와중에 노란들판 입사해서 더 바빠진 무지개 예술맨(현직 디자이너, 5개월 차).

 

 

한예인_노들아안녕.jpg

 

노란색이 좋아서 노란들판에 들어오고 싶었습니다, 라고 말하면 아무도 안 믿지만 사실입니다. 머리까지 노랗게 물들였는데....

 

노란들판은 활동하던 장애인문화예술단체에서 디자인 업무를 맡아 하던 중 현수막과 배너를 주문하면서 처음 알게 됐습니다. 고객에서 직원까지 이어주는 빨간, 아니 노란 실이 제 손가락에 묶여있는 건 아닐까요. 궁금해서 언젠가 꼭 한 번 가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곳에 입사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노란들판의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너른 가을 논이 떠올랐습니다. 그 밭을 어릴 적부터 지키며 자라왔기 때문일까요. 세상 물정 모르고 논밭에서 살아온 시간들을 부정하듯이, 서울 생활은 세상이 얼마나 녹록치 않은지를 순식간에 알게 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서울이란 곳은 저에게 도피처였습니다. 지구가 갈라져도 절대 변하지 않을 것만 같은 답답한 사람들 속에서 나를 해방시켜 줄 불안하고 자유로운 곳이었습니다. 늘 모든 일이 즐겁고 잘 되지 않아도, 이곳에서라면 무얼 하든 온전한 나로서 해낼 수 있을 거란 막연한 기대와 믿음이 있었습니다.

 

노란들판이란 저에게 그런 곳 중 하나입니다. 존재의 위험을 무릅쓰지 않아도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곳, 서로와 공간을 위한 노력이 무산되지 않는 곳, 틀림과 다름이 구분되는 곳, 함께 배워나가는 것이 당연한 곳. 필요한 만큼 소중해지는 공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들판은 마냥 평평하지만은 않습니다. 어딘가 돌이 박혀있고, 움푹 패여있고, 풀이 자라거나 물이 고이기도 합니다. 그것을 모두 치우고 메운다고 해서 들판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노란색이 좋아서 노란들판에 들어오고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노란색은 저에게 아주 중요하고, 또 제일 좋아하는 색깔이니까요. 색 중에 가장 밝은 것이 노랑이라 하는 만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환해지고, 따뜻해지고, 즐거워서 힘이 남을 느낍니다. 20193월 처음 출근하던 날, 어쩌면 그 이전부터 노란들판의 공기도 그런 모습이기를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노란들판과 함께한 지 이제 막 5개월이 되어가는 지금, 여전히 노란들판은 노란색으로 가득합니다. 그 노란색이 맑든, 탁하든, 밝든, 어둡든, 노란빛을 잃지 않는다면야 노란색은 노란색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600 2019년 겨울 121호 - <장애학의 도전> 저자에게 보내는 편지 / 김성희 &lt;장애학의 도전&gt; 저자에게 보내는 편지 이 책이 꼭 더 많은 이들에게 읽힐 수 있기를       김도현 님, 안녕하세요. 저는 평택에서 자폐증이 있는 아들을 키우고 ...
599 2019년 겨울 121호 - [노들은 사랑을 싣고] 야학에 파묻혀 지낸 20대 청춘, 이후 _박여송 인터뷰 / 명학 [노들은 사랑을 싣고] 야학에 파묻혀 지낸 20대 청춘, 이후 인터뷰_야학 휴직교사 박여송 님     명학 | 노들야학에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명학 : 안녕하... file
598 2019년 겨울 121호 - [동네 한 바퀴] 투쟁 현장 동지들 밥 챙기는 ‘십시일반 밥묵차’ / 조재범 [동네 한 바퀴] 투쟁 현장 동지들 밥 챙기는 ‘십시일반 밥묵차’ 밥묵차 대표 유희 님 인터뷰   조재범 | 안녕하세요?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에서 자립생활지원팀장... file
597 2019년 겨울 121호 - [오 그대는 아름다운 후원인] 현장에서 자주 뵈었어요! 록밴드 ‘허클베리핀’ / 명희 [오 그대는 아름다운 후원인]   현장에서 자주 뵈었어요! 록밴드 ‘허클베리핀’   [#노들바람_고마운 후원인] 허클베리 핀 인터뷰(12.16) 이기용(기타, 코러스), ... file
596 2019년 겨울 121호 - 고마운 후원인들   2019년 12월   노들과 함께하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CMS후원인   (주)머스트자산운용 강경희 강남훈 강명 강미자 강미진 강미희 강병완 ...
595 2019년 가을 120호 - 노들바람을 여는 창 / 김유미 노들바람을 여는 창 김유미 | &lt;노들바람&gt; 편집인 석암재단이 운영하는 베데스다요양원에 살던 이들이 시설 내부의 비리를 폭로하고, 시설 권력에 문제 제기하는 ... file
594 2019년 가을 120호 - 어디선가 길을 잃고 헤맬지라도 / 장선정 어디선가 길을 잃고 헤맬지라도   장선정 | 사회적기업 노란들판     당신이 잘 계시다면 잘 되었네요. 나는 잘 지냅니다. Si vales bene est, ego valeo -&lt;라틴...
593 2019년 가을 120호 - [고병권의 비마이너] “한 번은 아무것도 아니다” / 고병권 [고병권의 비마이너] “한 번은 아무것도 아니다”     고병권 | 맑스, 니체, 스피노자 등의 철학, 민주주의와 사회운동에 대한 관심을 갖고 이런저런 책을 써왔으... file
592 2019년 가을 120호 - [장판 핫이슈] 장애등급제 폐지가 “가짜”라던데 진짜인가요? / 노들 편집위원회 [장판 핫이슈] 장애등급제 폐지가 “가짜”라던데 진짜인가요? &lt;여러분의 궁금증을 팩트체크 해보았습니다.&gt;     노들 편집위원회         축하해!!             갑... file
591 2019년 가을 120호 - 석암투쟁 10년 기억 기록 석암비대위, 노들, 발바닥 멤버들의 이야기 / 노들 편집위원회 석암투쟁 10년 기억 기록 석암비대위, 노들, 발바닥 멤버들의 이야기   노들 편집위원회           ‘2009 임소연’ 임소연에게 이야기를 청하자, 자신이 2009년에 ... file
590 2019년 가을 120호 - [노들은 사랑을 싣고] 석암투쟁 10년 그리고, 기옥과 용남의이야기 / 명희 [노들은 사랑을 싣고] 석암투쟁 10년 그리고, 기옥과 용남의이야기     명희 | 애쓰며 삽니다.      8/12(월) 기옥과 용남네 집에서 명희가 만났습니다. 인터뷰의... file
589 2019년 가을 120호 - 탈시설자립생활운동가 故 황정용을 보내며 / 노들 편집위원회 탈시설자립생활운동가 故 황정용을 보내며     노들 편집위원회     석암투쟁 10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마치고, 7월 13일 석암비대위 황정용 님이 유명을 달리했습... file
588 2019년 가을 120호 - 어느 발달장애인의 생존기록 / 홍은전  어느 발달장애인의 생존기록   홍은전 | 노들야학 휴직교사입니다. 노들야학 스무해 이야기 &lt;노란들판의 꿈&gt;을 썼고요, 그 책을 쓴 덕분에 이러저러한 인권 기록... file
587 2019년 가을 120호 - 새로운 도전이었던, 어느 발달장애인 자립 지원에 대하여 / 박미주 새로운 도전이었던, 어느 발달장애인 자립 지원에 대하여   박미주     이제는 나에게 너무 익숙한 이름이 돼버린 언니를 처음 만난 건, 2019년 5월, 지금으로부... file
586 2019년 가을 120호 - [노들아 안녕] 목요일이 기다려져요 / 박경인 [노들아 안녕] 목요일이 기다려져요   박경인 | 노들야학 학생입니다.     저는 바리스타로 근무하고 있는 26살 박경인입니다. 저는 태어났을 때부터 부모에게 버... file
585 2019년 가을 120호 - [노들아 안녕] 노들과 상빈의 만남 / 박상빈 [노들아 안녕] 노들과 상빈의 만남   박상빈 | 사회적 기준에 따른 삶을 살다가 가치관이 변해 대안 사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현재 노들야학에서 교사로 활동하면... file
584 2019년 가을 120호 - [노들아 안녕] 산재운동에서 장판으로! / 박영일 [노들아 안녕] 산재운동에서 장판으로!     박영일       나는 1998년 4월 17일 오전 9시 57분 인천 남동공단 내에 있는 한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250T 프레스라... file
» 2019년 가을 120호 - [노들아 안녕] 노란 : 들판 / 한예인 [노들아 안녕] 노란 : 들판   한예인 | 이것저것 다 하느라 바쁜 와중에 노란들판 입사해서 더 바빠진 무지개 예술맨(현직 디자이너, 5개월 차).       노란색이 ... file
582 2019년 가을 120호 - [나는 활동지원사입니다] 활보로 자립하고 공감하다 / 정지원 [나는 활동지원사입니다] 활보로 자립하고 공감하다   정지원     나는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를 할 시간을 확보하면서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 file
581 2019년 가을 120호 - [교단일기] '선'과 '속도' / 충근 [교단일기] ‘선’과 ‘속도’     충근 | 디자인하는 것을 좋아하는 디자이너. 사회 속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에 의문을 품고, 타이포그래피를 통해 이를 시각... fil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54 Next
/ 54
© k2s0o1d5e0s8i1g5n. ALL RIGHTS RESERVED.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