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10 23:21
2018년 겨울 117호 - 12월 박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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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박경석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들야학은 공부하는 모습이에요. 학교에서 공부하고 거리에서도 공부하고, 시도 때도 없이 공부하지요. 지하철 철로 위에서도 공부하고, 일상생활 속에서도 공부하고. 공부가 책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가장 잘 가르치는 학교에요. 배울 것이 널려있어요. 그 배움을 배움이라고 느끼자면 시간이 필요하지요. 우리 배움은 선명하고 우리 배움에는 명쾌함이 있어요. 쉽게 얻지 못하는 배움이지요. 이런 노들을 일구는 과정에서 누군가는 풀이 되어 주고, 누군가는 대지가 되어주고, 누군가는 물을 뿌려줬어요. 또 누군가는 바람처럼 지나가고 누군가는 태풍처럼 지나갔지요. 미래가 새벽녘 안개처럼 희미하더라도 나는 이 들판에 있을 거예요.
박경석 님은 노들야학의 고장선생님입니다. 교장보다는 고장으로 불리는 걸 좋아합니다. 이십대에 행글라이딩 추락사고로 휠체어를 타게 되었습니다. 가난한 마음에 먼저 손 내밀기 좋아하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