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여름 111호 - 김포에도 장애인야학이 생겼습니다!
김포에도
장애인야학이
생겼습니다!
조은별 |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 라고 생각하는 도전 의식이 많습니다. 내가 머무는 곳에서 활동하고 싶어 노들장애인야학에서 활동하며 숭실대학교 총여학생회 활동도 했다가, 전장연에서 특판 전문 요원으로 활동했다가 지금은 김포에 살고 있기 때문에 김포센터에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에서 배제당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수용시설에 갇히는 것을 반대하고 누구나 지역사회에 나와서 당당히 살 세상을 꿈꿉니다.
안녕하세요.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한 지도 벌써 6개월이 넘었습니다. 그간 김포 지역에서도 아주 큰 변화가 생겼는데요. 제가 그 소식을 전하려 합니다.
김포에는 최근 3, 4년간 탈시설해 자립생활하는 장애인들이 엄청 많아졌습니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있습니다. 2008년에 김포에 있던 ‘석암재단’ 산하 장애인거주시설에서 비리횡령, 인권침해 사건이 터졌습니다. 거주하던 사람들이 시설에서 못살겠다며 무작정 탈시설해 마로니에공원에서 농성했습니다. 김포는 그렇게 인연이 되어 장애인자립생활센터도 만들고 먼저 탈시설한 사람들이 김포에 있는 시설에 꾸준히 방문하고, 자립을 함께 준비했습니다.
이런 삶의 투쟁으로 탈시설한 장애인들이 이제 10명을 넘었습니다. 지역사회로 나와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참 좋은데, 우리에게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산 좋고 물 좋은 수용시설에서 나와 자신의 집을 가지고 사는 것은 참 좋았지만, 한글을 몰라 버스를 탈 수도 없고, 숫자를 몰라 아파트 엘리베이터도 조작할 수 없고, 슈퍼 가서 물건을 사는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교육의 기회를 누리지 못했다는 것은, 자신이 지내던 삶 바깥의 것을 배우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시설 밖의 삶을 상상할 수 없었듯, 저상버스가 있는지도, 장애인콜택시가 있는지도, 김포시를 벗어나 서울로 가면 지하철이 있는지도, 반대로 강화도로 들어가면 아름다운 강산이 있다는 것도 알 수 없는 일인 거지요. 어느 곳을 가야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지, 영화를 보는 방법은 무엇인지, 너무나 궁금하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해결할 수 없는 답답함도요.
교육은 힘이 있습니다. 한 사람의 일상을 만들고, 바꿔가고, 삶을 그려내는 힘을 줍니다. 언젠가부터 노
들야학에서 수업을 하며, 노들야학 학생들은 무엇이든 잘하는 척척박사인 줄만 알았습니다. ‘오전 10시 기자회견이 있어요.’라고 공지가 되면, 다들 전동휠체어로 삐빅 움직여 가고, 밤 10시까지 수업을 버티던(?) 천하무적 척척박사들.
김포야학에서는, 저녁 7시에 야구를 보러 가자고 하는 것도 늦어서 안 된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며 우리
척척박사님들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아침도 시간 내기가 어렵고, 저녁도 시간 내기가 어려우면 우리는 언제 공부하고 일상의 혁명을 할 수 있을까, 속상도 하고요.
그러다 문득, 노들야학의 척척박사들도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겠다는 생각에 도달했습니다. 노들에서
도 집에 일찍 가고 싶어 하는 사람도 무진장 많고, 아침에 못 나온다는 사람들도 무지 많습니다. 그럼에도 이 박사님들과 함께하려는 노들의 이 악물음이 여기까지 온 거겠지요.
김포야학에는 아직, 초등학교 졸업장을 가진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손에 꼽히지요. 두 명쯤 될까요? 그러니 이제 기역, 니은, 디귿부터 1, 2, 3, 4를 합니다. 야학을 함께하는 재미난 사람들의 모습을 영상으로라도 보여주고 싶은데 안타깝네요.
김포야학이 많이 궁금하시면 꼭 놀러오세요. 야학하려고 엄청 큰 공간도 얻었습니다. 이전 개소식은 8
월 말에 하고요. 야학의 운영비 마련을 위한 후원주점도 합니다.
김포야학으로 놀러오세요~!
이전 개소식 8월 31일(목) 오후 2시
후원주점 9월 15일(금) 13시~22시
장 소 김포시 사우동 877번지 밀레니엄프라자 5층
후원계좌 농협 301-0158-5310-11 (경기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김포시)
문 의 031)997-6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