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료실

조회 수 28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혁명의 시작!
2017년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조현수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달리기와 등산을 좋아하고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글쓰기도 더 많이 익숙해지고 잘 하고 싶지만 생각만큼 잘 안 되고 어려워한다. 사람들과 함께 활동하는 것이 참 어려운 요즘이다.

 

110_94.jpg

 

2017년 4월 20일은 정부가 만든 ‘장애인의 날’로서 올해로 서른일곱 번째를 맞이합니다. 장애인의 차별받는 현실은 이야기하지 않은 채 ‘동정’과 ‘시혜’의 관점으로 장애인을 대상화시켰던 ‘장애인의 날’. 우리는 하루 잔치를 거부하고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을 쟁취하기 위해 2002년부터 공동투쟁단을 구성하여 많은 이들과 함께 투쟁했습니다. 노동자들에게는 5월 1일 ‘노동절’, 여성들에게는 3월 8일 ‘여성의 날’, 성소수자들에게는 5월 17일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이 있는 것처럼, 4월 20일은 이제 장애인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연대투쟁의 날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그리고 올해도 우리는 또 다시 투쟁을 시작합니다.


“이게 나라냐?!” 작년 10월말 터져 나온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촛불이 광장을 가득 메웠고 결국 박근혜 파면까지 이끌어냈습니다. 촛불은 박근혜 한 사람의 퇴진만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박근혜가 만들어놓은 잘못된 제도들과 정책들의 폐기도 함께 요구했습니다. 박근혜로 표현된 낡은 사회의 폐단들, 우리 사회 불평등의 근본적인 모순들이 광장에서 이야기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이 광장을 채웠습니다. 그 광장의 한 가운데, 박근혜와 우리 사회가 만들어놓은 잘못된 제도로 폐기물 취급받아왔던 장애인 역시 함께 외쳤습니다. “박근혜 퇴진이 복지다!”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에게 박근혜는 어떤 의미였을까요? 박근혜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야기하면서 ‘부정수급 색출’을 1호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또한 복지 구조조정을 통해 3조원의 재정 절감을 이뤄내겠다고 공언하였으며, 이른바 ‘박근혜 복지법’으로 불리는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안을 앞세워 복지를 축소했습니다. 박근혜는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을 마치 ‘잠재적 범죄자’처럼 취급했습니다. 장애와 가난을 개인과 가족이 짊어져야 할 책임으로 몰아붙였고,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 그리고 그 가족들은 그 무게를 견
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박근혜는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이 죽어가도록 내버려두는 국가폭력의 얼굴 그 자체였으며, 그렇기에 박근혜 퇴진만이 우리의 존재 그 자체로 인정받고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이었습니다.


박근혜 한 사람의 퇴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적폐’들을 청산하는 것입니다.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을 가로막고 있는 ‘적폐’는 바로 낙인의 사슬 ‘장애등급제’, 빈곤의 사슬 ‘부양의무제’, 사회가 만든 감옥 ‘장애인 수용시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근혜 파면과 그 이후 조기 대통령 선거로 이어지는 한복판에 4월 20일 ‘장애인 차별철폐의 날’이 있으며, 올해 420투쟁은 3대 적폐 청산을 반드시 이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110_95.jpg


‘장애등급제’는 한국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차별의 역사 그 자체입니다. 의학적 손상만을 기준으로 한정된 예산 내에서 장애인의 삶을 저울질하는 공포정치입니다. 장애등급제의 폐지 없이는 장애인이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를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명박정부 시절부터 ‘장애등급제 폐지’를 요구하였으며 박근혜도 대통령 후보 시절에 자신의 공약으로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4년의 결과물은 1급에서 6급까지의 등급제를 중증과 경증으로 이름만 바꾼 ‘장애등급제 개편’뿐이었습니다. 우리는 장애등급제의 완전한 폐지를 요구합니다. 그리고 장애등급제 폐지 이후 대안은 장애인의 욕구와 필요에 맞게 소득과 사회서비스가 보장될 수 있는 방향이어야 하며, 이것이 가능할 수 있도록 장애인복지 예산의 확대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부양의무제’는 빈곤의 책임을 개인과 가족에게 전가시키고 대물림하는 적폐입니다. 실제로 가난하지만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해 기초생활수급권을 받지 못하고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사람이 117만 명에 이릅니다. 그리고 최근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 신청자 중 절반이 넘는 사람이 부양의무자 기준 등을 이유로 탈락되었으나, 탈락자 중에 부양의무자를 포함한 친지나 이웃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사람은 4명 중 1명에 불과했습니다. ‘송파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맞춤형 개별급여’로 변화되었지만 권리성은 오히려 후퇴하였고, 수급자 수도 제자리걸음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화가 아닌 부양의무제 완전 폐지만이 한국 사회 빈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입니다.


전체 국민 5%의 빈곤의 문제인 부양의무제의 완전 폐지, 국민총생산 1%에 해당하는 예산만 있으면 이루어 낼 수 있습니다.
‘장애인 수용시설’은 장애인을 ‘보호’한다는 미명 아래 그들을 사회로부터 철저하게 ‘배제’하는, ‘사회가 만든 감옥’입니다. 시설 종사자들이 거주인들을 마치 장난치듯 폭행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CCTV에 담겨 충격을 줬던 ‘남원 평화의집’. 최근 6년 동안 무려 309명이 시설에서 사망했고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방영되면서 제2의 형제복지원으로 불리고 있는 ‘대구시립 희망
원’. 한국사회에서 장애인을 포함해 누군가를 가두고 인권을 유린한 역사는 1960년대 「사회복지사업법」 제정과 함께 시작된 오래된 적폐 중 하나입니다. 국제 사회에서는 수용시설 정책이 아닌 지역사회 내 자립생활 중심으로 정책적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뤄졌지만, 한국은 여전히 시설 중심 정책이 남아 있고 그로 인한 구조적 문제들이 계속해서 불거져 나오고 있습니다. 수용시설 중심의 정책을 폐지하는 것만이 인권 유린의 참혹한 역사를 마감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110_98.jpg


2017년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 슬로건은 ‘혁명의 시작’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문제로 정의되었고 문제로 다뤄졌던 장애인이 스스로의 존재를 다시 써내려가는 것. 그것이 곧 ‘혁명’이고 이번 420투쟁의 방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를 폐지하기 위해 1,700일 가깝게 투쟁했던 역사가,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는 시설 내 인권유린에 맞선 투쟁들이 바로 ‘혁명의 시작’이었습니다. 이번 420투쟁에서는 문제로서 정의된 노동자와, 문제로서 정의된 빈민과, 문제로서 정의된 성소수자와, 문제로서 정의된 차별받는 이들과 함께 살맛나는 세상을 향한 혁명을 함께 시작하고자 합니다.

올해 420투쟁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아마도 『노들바람』이 완성되고 지금 이 글을 여러분들이 보실 때쯤엔 420투쟁의 일정 절반 이상이 지나갔을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농성 투쟁은 계속될 것이고, 수용시설정책 폐지를 위한 탈시설투쟁도 계속되고 있을 것입니다. 아래 420투쟁 일정들과 이후 투쟁에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해주시고 연대해주시면 우리의 ‘혁명’을 이뤄낼 수 있을 것입니다. 함께 해주세요~!

 

2017년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주요 일정
● 3월 25일 13회 전국장애인대회 및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출범식
● 4월 5일 “탈시설-자립생활 권리나무를 심자!” 탈시설 나무 대선후보 전달 기자회견
● 4월 11일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
● 4월 17일 “장애등급제 희생자 송국현을 잊지말아요” 송국현 3주기 추모제
● 4월 17일~20일 15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서울시청 바스락홀)
● 4월 20일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결의대회
● 4월 20일~21일 420 전국 집중 1박2일 투쟁

 

2017년 420 장애인권위원에 함께 해주세요!

● 문의
Tel. 02)739-1420 / E-mail sadd@daum.net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텔레그램 @sadd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300 2017년 여름 111호 - 노들에서 생각해본 <연극의 3요소>   노들에서 생각해본 &lt;연극의 3요소&gt; 권은영 | 신재. 2015년에 노들장애인야학 교사를 했었고 프로젝트팀 0set으로 연극/공연 작업을 하고 있음     프로젝트팀 :... file
299 2017년 여름 111호 - 고마운 후원인들   2017년 7월 노들과 함께하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CMS 후원인 (주)머스트자산운용•강남훈•강문형•강병완•강복원•강복현•강성윤•강수혜•강영미•... file
298 2017년 봄 110호 - 노들바람을 여는 창   01 제주도 곶자왈에서 본 나무와 돌들이 종종 떠오릅니다. 구멍이 송송송 뚫린 돌 사이로 뿌리를 내린 나무, 옆 나무의 몸통에 자기 가지를 돌돌 말아 올라가는... file
297 2017년 봄 110호 - 박근혜는 구속되었지만,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삶은 아직 변한 게 없다   박근혜는 구속되었지만,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삶은 아직 변한 게 없다   박경석 | 노들장애인야학 고장인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로 출세... file
296 2017년 봄 110호 - 지난 겨울 진짜 멋졌던 우리, 촛불들   지난 겨울 진짜 멋졌던 우리, 촛불들 비록 0좀이 생겼지만, ‘값진 승리’다 김필순 | 자꾸 쪼그라진다는 말을 듣지만 얼굴과 몸은 쪼그라져도 마음만은 쪼그라지... file
295 2017년 봄 110호 - [형님 한 말씀] 봄이 오고 있습니다. [형님 한 말씀]           (그림파일 속 글) 봄이 오고 있습니다 김명학 / 노들야학에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봄이 오고 있습니다. 봄은 이렇게 조용히 왔다가 봄... file
294 2017년 봄 110호 - [고병권의 비마이너] 장애인, 슈퍼맨, 위버멘쉬   [고병권의 비마이너] 장애인, 슈퍼맨, 위버멘쉬 고병권 | 노들장애학궁리소 연구원. 맑스, 니체, 스피노자 등의 철학, 민주주의와 사회운동에 대한 관심을 갖고... file
» 2017년 봄 110호 - 혁명의 시작!   혁명의 시작! 2017년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조현수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달리기와 등산을 좋아하고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글쓰... file
292 2017년 봄 110호 - [장판 핫이슈] 한국사회가 만든 복지 참사, 희망원   [장판 핫이슈] 한국사회가 만든 복지 참사, 희망원 ‘희망원’을 만든 자들이 이제 희망원 참사를 해결하라 전근배 |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에서 활동하고 ... file
291 2017년 봄 110호 - R전동 2017년 혁명을 외치는 사람들 R전동 2017년 혁명을 외치는 사람들 윤경 |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4월 20일은? 네 장애인의 날이 아닙니다.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이지요. 이 글을 읽... file
290 2017년 봄 110호 - 차별금지법 제정,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 제정, 지금 당장   나라 |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활동가.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개인 대의원. 차별에 맞서 저항하고, 연대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file
289 2017년 봄 110호 - 너를 보고 싶다,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에서! 너를 보고 싶다,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에서! 민아영 | 노들장애인야학 교사이자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활동가입니다. 목 디스크에 살짝 걸린 것 같아 베개를 바꿨... file
288 2017년 봄 110호 - <묻지마 흥신소-광화문 불나방> 제작기   &lt;묻지마 흥신소-광화문 불나방&gt; 제작기 연출자와 똥싸네21 기자의 인터뷰 자문자답 정민구 | 이래도 되나 싶게 꿀 떨어지는 쉼을 갖고 있는 민구예요.   안녕하... file
287 2017년 봄 110호 - 인간 존재 선언, 2017 한국판 <나, 다니엘 블레이크> [특집] 인간 존재 선언, 2017 한국판 ‘나, 다니엘 블레이크’ 사회보장위원회 건물 외벽에 쓰인 붉은 글씨 ‘나 박경석, 개가 아니라 인간이다.’ 강혜민 | 비마이너... file
286 2017년 봄 110호 - <나, 추경진> 아이들에게 부양의무 책임을 지울 수 없다 ‘다니엘 블레이크’들의 외침, 첫 번째 나, 추경진. 아이들에게 부양의무 책임을 지울 수 없다 추경진 | 바깥세상에서 지지고 볶고 그렇게 살고 싶어 탈시설한 추... file
285 2017년 봄 110호 - <나, 조은별> 첫 월급을 받자, 가족을 책임지라고 합니다   ‘다니엘 블레이크’들의 외침, 두 번째 나, 조은별. 첫 월급을 받자, 가족을 책임지라고 합니다   조은별 | 스스로를 검열하게 만드는 선별적 복지제도를 반대합... file
284 2017년 봄 110호 - <나, 요지> 믿고 있다가 뒤통수 맞았습니다   ‘다니엘 블레이크’들의 외침, 세 번째 나, 요지. 믿고 있다가 뒤통수 맞았습니다 요지 | 홈리스행동 활동가   저는 얼마 전 수급 신청을 했다가 탈락한 요지라... file
283 2017년 봄 110호 - [노들아 안녕] '노들에 밑불이 되고, 불씨가 되자' [노들아 안녕] ‘노들에 밑불이 되고, 불씨가 되자’ 이형숙     안녕하세요. 3월부터 노들센터에서 활동을 시작한 이형숙이에요. 그동안 경기도에서 활동하면서 노... file
282 2017년 봄 110호 - [노들아 안녕] 저는 신입이지만 신입이 아닌 신입입니다~^^ [노들아 안녕] 저는 신입이지만 신입이 아닌 신입입니다~^^ 김상희 새로운 활동가 소개하는 코너에 제 소개를 하려니 쑥스럽고 민망하기까지 합니다. ^^;; 사실 ... file
281 2017년 봄 110호 - [노들아 안녕]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노들아 안녕]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정소영  안녕하세요.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 사업팀 신입활동가 정소영입니다. 저는 작년에 노들센터에서 ... fil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 54 Next
/ 54
© k2s0o1d5e0s8i1g5n. ALL RIGHTS RESERVED.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