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료실

조회 수 24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며......

 

 

김상희 | 아담한 술집에서 술 마시는 걸 좋아합니다! ㅎㅎ

 

 

5.jpg

 

 

  1. 퀴어문화축제에서 자유를 보다.

 

  지난 61일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여했었다. 오랜만에 참여한 축제에 설레임도 있었고, 다양한 장신구와 차림새를 하고 축제를 즐기려고 온 사람들 모습에서 자유로움이 느껴졌다. 그 모습을 보며 나도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거리의 행진을 하면서 마치 거부당한 존재에서 벗어나 자부심이 강한 존재가 된 것만 같았다. 거리를 당당하게 행진하며 네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도 괜찮다고 서로에게 말해주는 듯 했다. 이날 축제에 나온 사람들 중에 인종, 성별, 장애, 성적 지향 등 무엇하나 같은 부분이 없어 보였지만, 서로의 다른 모습에서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했다. 축제에서 다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사람들이 많아서 이동하기 불편하기도 했고, 아직 축제 참여자들에게 휠체어 탄 장애인 참여자에 대한 어색함이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무대 자리확보 등의 문제가 있어 보여서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그리고 축제를 반대하는 이들의 폭력적인 혐오의 말과 행동을 접하며 모욕이 온 몸에 침투하는 것 같아 화가 나기도 했다.

 

 

  2. 차별에는 어떤 이유도 타당성 없다.

 

  사실 주말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내가 오랜만에 퀴어문화축제에 나간 이유가 있었다. 주변의 누군가로부터 퀴어문화축제가 불편하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고, 성소수자 문제는 장애인인권 문제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언젠가 또 다른 누군가는 개인의 자유적 입장으로서 성소수자를 반대하는 것에 비판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나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 입장들을 향한 저항으로 축제에 참여했었다.

  나는 한 사회 안에 차별받는 사람이 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이든, 차별의 이유는 다양하게 변형되어 치명적 바이러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바이러스는 퍼지고 퍼져서 다른 독성의 차별 바이러스가 만들어질 것이다. 이 차별 바이러스는 각각 다른 이유가 있지만, 본질적으로 들여다보면 어느 지점에서는 공통성을 띄고 있다. 그 공통성은 어느 누구도 도달할 수 없는 정상성이란 기준으로 사람을 구분하며 없어져야 하고 불편한 존재를 만들어내어 안 보이는 곳에 숨기고 싶고 안 보인 척하려는 의도는 성소수자와 장애인이 겪고 있는 차별의 본질적인 이유일 것이다.

 

 

  3. 우리는 다르지만 차별의 교차로에서 같은 문제를 공유하고 있다.

 

  바로 나의 혈연 가족은 내가 가진 장애를 부끄러워 했고, 가족관계증명서에는 존재했지만 유령처럼 여겼었다. 나는 성소수자들도 마찬가지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족에 의해서, 사회에 의해서 보이지 않은 존재가 되길 강요받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사람은 한 가지 정체성으로 설명해낼 수 없기 때문에 차별을 단순화시킬 수 없다.

  따라서 어떤 입장이나 이유에서든 성소수자 혐오는 장애인을 혐오한다는 말과 같다. 아무리 종교적인 신념과 개인의 자유적인 입장을 내세워도 같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 이런 내용이 있다. ‘차별을 단일 차원으로 바라보면 왜곡 현상이 일어난다. 차별을 일차원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다른 차원에서는 특권을 가지고 있고 딱 한가지 문제만 해결되면 되는 사람에게는 의미가 있다. 예컨대 흑인이면서 이성애자 남성인 사람은 인종차별의 문제만 없다면 주류가 된다. 마찬가지로 여성이면서 백인 이성애자인 사람은 성차별의 문제만 없다면 주류가 된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여성이고 흑인이면서 동성애자라면 어떨까?’(<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이 책에 나왔듯이 복합적인 정체성을 가진 사람에게 차별은 일차원적으로 정의할 수 없다. 그래서 더 많은 소수자들이 연결되어야 하고 연대해야 될 이유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퀴어문화축제를 그들만의축제로 생각하지 않으며 차별받는 주체로서 참여하였고, 앞으로도 성소수자의 인권 문제와 장애를 가진 나의 문제를 연결하여 활동할 생각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580 2019년 가을 120호 - 살아 숨 쉬는 동그라미의 춤판 낮수업 소풍 이야기 / 소영 살아 숨 쉬는 동그라미의 춤판 낮수업 소풍 이야기     소영 | 쿨레칸 프로듀서로 5년째 일하고 있다. 인생은 알 수 없는 수수께끼로 이뤄져 있다. 춤알못인 내가... file
579 2019년 가을 120호 - 형님 한 말씀 / 김명학   형님 한 말씀   김명학 - 노들야학에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노들야학 후원님들께. 안녕하세요. 2019년 노들야학 무상급식 후원님들 덕분에 좋은 성과로 잘 ... file
578 2019년 가을 120호 - ‘비와 당신’ 2019년 후원주점 평등한 밥상 / 진수 ‘비와 당신’ 2019년 후원주점 평등한 밥상      진수 | 언제부턴가 소나기에 발 젖는 걸 좋아 한다.     6시가 되자 소낙비가 내렸다. 후원주점이 가장 바쁜 시간... file
577 2019년 가을 120호 - [대학로야 같이 놀자] 울퉁불퉁 대명 길이 달라졌어요 / 박정숙 [대학로야 같이 놀자] 울퉁불퉁 대명 길이 달라졌어요   박정숙 | 노들야학 한소리반 학생으로 고졸 검정고시 준비하며 노란들판에서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입니다...
576 2019년 가을 120호 - ★ 후원 마당 스페셜 후기 ★ ★ 후원 마당 스페셜 후기 ★   후원 마당에 참여 한 많은 분들 중, 노들 단위를 제외한 대표 여섯 분을 만나 봤습니다. 후원 마당에 함께 해 주신 고마운 마음을 ... file
575 2019년 가을 120호 - 저상버스 함께 탑시다! / 최영은 저상버스 함께 탑시다!     최영은 |     올해 노들센터 권익옹호 활동으로 저상버스 타기 캠페인 한다고 해서 휠체어 타고 있는 당사자인 저와 거동이 불편한 장... file
574 2019년 가을 120호 - 종로장애인인권영화제를 마치고 / 꼬비 종로장애인인권영화제를 마치고     꼬비 | 노들센터 꼬비. 인천에서는 영사실 지킴이. 현장기록 활동가.     안녕하세요. 저는 노들센터 활동가 꼬비입니다. 올 ... file
573 2019년 가을 120호 - 서울 인강학교 공립화에 즈음하여 / 이승헌 서울 인강학교 공립화에 즈음하여   이승헌 | 사회복지법인 인강재단 대표이사     인사   자유롭고 평등한 노들장애인야학의 26번째 생일을 축하합니다. 한때 노... file
572 2019년 가을 120호 -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교사 세미나 후기 / 이가연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교사 세미나 후기       이가연 | 고려대학교에서 헌법을 전공하고 있으며, 소수자의 기본권, 그중 장애와 장애여성의 권리에 관심을 가지며...
» 2019년 가을 120호 -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며...... / 김상희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며......     김상희 | 아담한 술집에서 술 마시는 걸 좋아합니다! ㅎㅎ           1. 퀴어문화축제에서 자유를 보다.     지난 6월 1일 서... file
570 2019년 가을 120호 - 故 박종필 2주기 추모포럼, 사회운동 활동가의 건강권을 묻다 / 강혜민 故 박종필 2주기 추모포럼, 사회운동 활동가의 건강권을 묻다      강혜민 | 비마이너 기자. 비마이너 기사로 야학 수업하고 싶어서 시사반 수업을 맡았으나 일정... file
569 2019년 가을 120호 - [노들 책꽂이] 눈부신 생명의 이야기 / 박준호 [노들 책꽂이] 눈부신 생명의 이야기 &lt;나를 보라, 있는 그대로 - 화상경험자는 무엇으로 사는가&gt; 지은이 송효정 박희정 유해정 홍세미 홍은전, 온다프레스   박준... file
568 2019년 가을 120호 - 고마운 후원인들   2019년 9월     노들과 함께하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CMS후원인     곽상아 (주)머스트자산운용 강남훈 강미자 강미진 강병완 강... file
567 2019년 여름 119호 - 노들바람을 여는 창 / 김유미 김유미 &lt;노들바람&gt; 편집인     1. 얼마 전, 야학 4층 들다방에서 보았던 낯선 얼굴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열흘 지났을까. 메시지 로 울리는 휴대폰 속에서 그의 ...
566 2019년 여름 119호 - [고병권의 비마이너] 죽음의 설교자들 / 고병권 [ 고병권의 비마이너 ] 죽음의 설교자들   고병권 맑스, 니체, 스피노자 등의 철학, 민주주의와 사회운동에 대한 관심을 갖고 이런저런 책을 써왔으며, 인간학을 ... file
565 2019년 여름 119호 - 우리의 일상을 바꾸는 투쟁,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향해 / 김윤영 우리의 일상을 바꾸는 투쟁,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향해 송파 세모녀 5주기를 맞아   김윤영 빈곤이 아니라 빈민을 철폐하는 세상에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빈... file
564 2019년 여름 119호 - 최루액과 보이스피싱 / 서기현 최루액과 보이스피싱   서기현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 7년 동안 집안에서 거지꼴로 살다 IMF때 반강제 자립(자립생활 아님 ㅋ).  IT업계의 비장애인들 틈바구니... file
563 2019년 여름 119호 - 끝이 보이지 않는 차별의 수풀더미라도 포기하지 않고 누군가 먼저 헤쳐나간다면 얼마 있어 많은 사람들의 발자취를 통하여 길이 생깁니다. / 이승헌 끝이 보이지 않는 차별의 수풀더미라도 포기하지 않고 누군가 먼저 헤쳐나간다면 얼마 있어 많은 사람들의 발자취를 통하여 길이 생깁니다. 이승헌 장애인차별금...
562 2019년 여름 119호 -[ 욱하는 女자 ] 아직도 갈 길이 먼 장애인이동권 / 박세영 [ 욱하는 女자 ] 아직도 갈 길이 먼 장애인이동권   박세영 센터판 활동가 세O. 센터판에서 가끔(?) 욱하면서... 맘 내키는대로(?) 활동하고 다니는 나름 정신없...
561 2019년 여름 119호 - 장애인 활동보조 권리 찾기를 위한 점수와의 전쟁 / 조민제 장애인 활동보조 권리 찾기를 위한 점수와의 전쟁   조민제 스물 셋에 장애인지역공동체에서 활동을 시작한 후 서른여섯인 지금까지 장판(장애인운동판)에서 현존... fil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54 Next
/ 54
© k2s0o1d5e0s8i1g5n. ALL RIGHTS RESERVED.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