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여름 108호 - [형님 한 말씀]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별을 했습니다
[형님 한 말씀]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별을 했습니다
김명학 | 노들야학에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올 사월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우리 곁을 영영 떠났습니다. 늘 함께 했던 사람들. 너무나 빨리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갑자기 당하는 일이라 우리들의 슬픔, 허망함, 놀라움이 말로써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립습니다. 죽음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옵니다. 그런 것을 알면서도 우리들은 막상 우리 앞에 함께 했던 사람이 이 세상을 떠나면 많이 슬퍼하고 말로는 어떻게 표현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집니다. 죽음이란 것은 우리들에게 견디기 어려운 슬픔과 허무감을 주곤 합니다. 우리 인간들의 힘으론 어떻게 피하지도 못하는 죽음이란 존재 우리들은 그 앞에 아무런 힘을 쓸 수 없고 그저 나약하디 나약한 존재일 뿐입니다. 다만 그 앞에서 굴복하고 맙니다. 사월에 우리는 그런 죽음으로 두 분을 잃었습니다. 참으로 마음이 아프고 또 아픕니다.
평원재 이사장님이신 고 이종각 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그동안 폐암으로 투병을 하시고 한동안은 많이 좋아지셨는데 암이 척추와 뇌로 전이가 되어서 결국은 4월 7일 오후 7시 30분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리고 생전의 유언에 따라 화장을 해서 마로니에공원 한켠에 있는 은행나무에 뿌리고, 낙산공원에서 우리 노들야학이 보이는 위치에다 뿌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유골은 고인의 가족들께서 날을 받아서 바다에 뿌린다고 하십니다. 이제는 인자하신 모습, 친절한 고 이종각 이사장님을 영영 뵐 수가 없게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나셨습니다. 그 인자하신 모습으로 늘 드러내놓으시지 않으시고, 뒤에서 키다리 아저씨처럼 도움을 많이 주셨던 그 마음을 오래 오랫동안 우리들의 머리에 남아있을 겁니다, 아련히. 고 이종각 평원재 이사장님 그동안 많이 고마웠습니다. 부디 아픔도 없고 병도 없고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곳에서 고단한 짐들을 모두 내려놓으시고 편안히 쉬소서. 명복을 진심으로 깊이 머리 숙여 빕니다.
노들야학 불수레반 학생이신 고 김호식 님께서 4월 6일 수요일에서 4월 7일 목요일 새벽 2시쯤. 집에서 심근경색, 뇌출혈로 돌아가셨습니다. 그 사실을 우리는 토요일 아침에 알았습니다. 우리가 알았을 때에는 이미 돌아가시고, 화장되어 납골당에 유골이 안치된 뒤였습니다. 정말 꿈만 같은 일이였습니다. 불과 며칠 전에도 야학에서 함께 수업을 받던 호식 동생이 갑자기 이런 비보가 들려 우리들을 너무나 슬프게, 허망하게 했습니다. 죽음이 허망하게 그리고 갑자기 온다지만, 어찌 이런 일이 있을까. 이렇게 홀로 쓸쓸하게 떠난 고 김호식 님을 벽제 납골당으로 찾아갔습니다.
노들야학에서 학생, 교사, 활동보조인 님들 포함해서 60명이 참가해서 고 김호식 영전에 조문을 했습니다. 그리고 야학에 돌아와 수업을 미루고 고 김호식 님 추모제를 유가족 함께 했습니다. 외롭게 홀로 머나먼 길을 떠난 고 김호식 님을 추모하면서 생전에 고인과 관계를 가졌던 분들의 추모글들도 들었습니다. 평소에 장난을 좋아하고 꿈과 연극도 하시고 인문학 공부도 하시면서 생각들이 깊으셨던 고인이였습니다. 평소에 가졌던 꿈들을 현실에 부딪쳐 못 이루고 방황하면서 술을 많이 마시게 되고, 그렇게 홀연히 허망하게, 외롭게 홀로 세상을 마감한 고 김호식 님, 부디 좋은 곳에서 장애도 없고, 가난도 없는 곳에서 못 이룬 꿈을 이루면서 행복하게 사세요. 부디 그렇게 되시길 바랍니다. 차별도 없고 무거운 짐도 내려놓으시고 평안하게 쉬세요.
금년 사월은 이렇게 우리들과 함께 했던 사랑하고 소중한 두 분을 멀리 보내야 했던 참으로 잔인하고 슬픈 사월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사랑하는 두 분인 고 이종각 평원재 이사장님, 고 김호식 님의 명복을 머리 깊이 숙여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