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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0 1 5 노 란 들 판 의 꿈 - 셋 】
우리가 했던 말을 기억해주세요!
학생 글 발표 ‘노란들판에서 자라는 꿈’

가나 | 야학에서 세 학기 째 국어수업을 하고 있다. 아이들과 ‘삶을 가꾸는 글쓰기’를 실천하셨던 이오덕 선생님을 본받아서 학생들과 글쓰기 수업을 해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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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최영은 학생의 발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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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목우경 학생의 발표 장면.



“이번 행사 때 쓴 학생들 글을 노들바람에도 실어보면 좋겠네요.”
이 말은 언젠가 야학에서 점심 급식을 먹으며, 김유미 선생님과 나눈 말이었다. 그 말이 이뤄졌다. 말은 힘이 센가 보다. 나는 ‘노들바람’에 내는 네 번째 글을 쓰고 있다.

이 글들은 <노란들판에서 자라는 꿈>이란 제목으로 올해 ‘노란들판의 꿈’에서 발표(전시와 낭독)하였던 글이다. 자기 손으로 글을 쓴 학생도 많지만, 자기 입으로 한 말을 누가 대신 받아 쓴 글도 많다. 어떤 학생들은 글 한 편을 쓰는데 무지막지한 노역과 도움이 필요하다. 그 고생을 견뎌가며 왜 글을 썼을까? 자기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그동안 차마 내보이지 못했던 생각과 속내는 얼마나 많았을까? 이들은 노들바람에 자기 글을 몇 번이나 내보았을까? … 글을 쓰면서 오만가지 생각이 든다.

아무튼 이 글들을 모아서 손으로 만든 단 한 권의 책이 남았다. 글을 쓰려고 오랜만에 그 책을 펼쳤다. 맨 앞에 실은 경남 누나 글이 눈에 들어온다. 제목은 <가족들을 꼭 찾고 싶어요!>다. 누나는 정말 가족을 찾을 수 있을까? 먼 훗날, 이 글을 쓴 학생들과 내가 모두 야학에서 떠나있을 때, 이 책은 어떻게 남아있을까? 이렇게라도 ‘노들바람’에 글 몇 편이 실리게 되어서 참 다행이다. 글을 실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이 글들을 누가 또 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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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문집 표지 


텍스트 : 노란들판에서 자라는 꿈

-노들야학 학생 글 모음-

노들 장애인 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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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학생 손 글씨


텍스트 : 2015년 노란들판의 꿈

 

제목 : 꿈

이름 : 박지호


꿈이란 뭘까? 사람마다 꿈이 있지. 나는 37년 동안 꿈이란 걸 꾼 적이 없다. 37년 동안 꾸지 못한 꿈이 지금 생겼다. 장애인이 아닌 비장애인들처럼 연애도 하고 공부도 하고 싶다. 

내가 지금 꾸고 있는 꿈은 비장애인에게는 꿈이 아니지만 나에게는 작은 바램이자 이루고 싶은 꿈이다. 

현재는 부족하고 실현이 불가능할지 몰라도...

노력해서 조금씩 비장애인을 따라잡는 것이 나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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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엄마 품에서 벗어나기!

이름 : 정수연


태어날 때부터 장애라는 것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자립 이 두 단어는 제가 감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단어였죠. 항상 어머니와 아버지 또는 제 3자가 저를 돌봐주어야 하고, 그분들이 안 계시면 저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죠. 하지만 저는 꿈꿔봅니다. 나이가 들고 생각이 달라져 저도 이제 다 컸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생 부모님께 의지하여 살아갈 수만은 없기에... 엄마 품에서 벗어나 남들처럼 연애도 해보고, 결혼도 하고, 저 닮은 아이도 낳아보고 싶습니다. 제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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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사업 - 그 오빠랑 함께 살고 싶다!


청솔 2반, 이름 최영은


나에게는 사랑하는 오빠가 있다. 

그 오빠는 내가 처음 희망의 집에 오자마자 좋아했다고 했다. 그 오빠는 "예쁜 여자 후배가 들어왔네?" 하면서 나를 몹시 마음에 들어 했었다. 나도 그 오빠를 좋아했었다. 잘 생기고 마음씨도 착했다. 같이 퇴소해서 그 오빠가 "영은아, 나 너를 좋아해!" 진심으로 나한테 고백했다. 그 후로 우리는 비밀 연애를 하다가 평원재 식구들한테 들키고, 노들 사람들한테 들켜서 노들의 정식 커플이 되었다. 돈을 많이 모아서 넓은 신혼집을 구해서 살림을 차리고 싶다. 그런데 수급비가 깎이는 것 같아 생활하는데 조금 힘들 것 같아 걱정이 많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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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리반 

정말 재미있던 꿈

목우경


어느 날부터인가 나는 보석 꿈을 준다. 주위에서는 이게 '태몽'이라고 한다. 내 주위에는 태몽이라고는 대신 꿔줄 만한 여자들이 없는데 왜 자꾸 그런 꿈을 꾸는지 모르겠다. 

아마 그것은 내가 갖고 싶어 하기 때문일까 생각도 든다. 이런 보석들처럼 나도 빛났으면 좋겠는데 그건 한 줄기 바람일까?

근데 진주는 싫다. 왜 싫으냐 하면은 진주가 가진 뜻은 '눈물'이라고 해서 싫다. 나는 웃고 싶지, 울고 화내는 삶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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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노란들판의 꿈

제목 : 나의 자립생활의 시작 

이름 : 김진석


29년이라는 시간을 시설에서 보내고 체험홈으로 나와 생활을 시작한 지 반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 앞으로 나의 목표는 공부를 해서 방송통신대학교에서 공부도 하고 돈도 벌고 저축도 하면서 자유롭게 여행을 다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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