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가을 139호 - [노들야학 학생글방] 행복은 다음과 같은 순간이다 * 장애경 / 행복은 즐거움이다 * 김홍기 / 나는 라디오다 * 엄세현 / 힙합 안녕 * 박규형
노들야학 학생글방
행복은 다음과 같은 순간이다
-장애경 (청솔3반)
행복은 다음과 같은 순간이다.
이를테면 시설에서 나와 처음으로 옷을 샀을 때.
그 순간이 여전히 나에게 행복으로 남아있다.
과거의 나에게 행복은 명절 때였다.
이때마다 집에 온 친척들에게 돈을 받았으니 말이다.
미래의 나에게 행복은 자유일 것이다.
사실 이것저것 생각들이 많다.
예순이 될 때까지는 열심히 일하며 돈을 벌고 싶다.
그런 다음,
훨훨자유롭게 밖을 다녀보고 싶다.
행복을 나의 삶의 궤적과 함께 생각해본다.
사실 나는 행복을 맞닥뜨릴 때, 평소와 다름없이 지내는 편이다.
그런데 탈시설 이후 1년 남짓했던 그 시간, 이때가 유독 기억에 오래 남는다.
행복한 1년이었다.
끝으로 어떤 사람에 대해 적어본다.
나와 이야기를 재미있게 나누는 사람.
내게 행복을 선물해주는 사람이다.
나의 남편 탄진.
내가 행복을 선물하고 싶은 사람이다.
행복은 즐거움이다
-김홍기 (불수레반)
행복은 즐거움이다.
마음이다.
찾아오는 것이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을 많이 포기해야 하고, 또 다른 무엇을 많이 해야 한다.
과거의 나에게 행복은 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때, 그리고 스무 살 때였다.
3년 동안 친하게 지냈던 형님이 있었는데, 그 덕분에 행복하기도 했었다.
문득 생각이 난다.
시설에 있는 나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세 형님이 따로따로 나를 찾아온 적이 있었다.
그때 역시 행복했었다.
그래도 무엇보다 탈시설한 지금의 삶이 더 낫다.
더 좋다.
미래의 나에게 행복은 동지들일 것이다.
지금처럼 서로를 보듬어주는 사이였으면 좋겠다.
아기, 임산부, 노인, 휠체어, 유아차, 그리고 무거운 짐을 든 사람 모두가 편안한 세상.
이 속에서의 삶 역시 행복할 것이다.
행복을 나의 삶의 궤적과 함께 생각해본다.
바람과도 같고,
어떤 때엔 밀물과 썰물 같기도 하다.
혹여나 행복이 깨질까 봐 두려워했고,
꽉 붙잡아보기도 했다.
행복할 적마다 괜히 돈을 많이 써보기도 했다.
끝으로 어떤 사람에 대해 적어본다.
내가 마음을 쓴 만큼, 나에게 고스란히 돌려주는 사람.
내게 행복을 선물해주는 사람이다.
정이 많은 사람.
내가 행복을 선물하고 싶은 사람이다.
나는 라디오다
-엄세현 (불수레반)
3일 연휴 동안 라디오 들으며 4호선 한 바퀴 돌았다
항상 MBC 라디오에 고정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SBS 라디오를 듣다가
11시부터 MBC로 듣는다
1시간마다 한 번씩 5분 뉴스를 듣는게 좋다
점심 12시에는 20분 뉴스
저녁 7시에는 10분 뉴스
라디오를 들으면서
다양한 억양의 지하철 안내방송을 들으며
사람 구경하는 재미로 지하철 탄다
앞으로도 쭉
지하철과 라디오는
나의 사랑이다
힙합 안녕
-박규형 (청솔2반)
내가 힙합예술이다
힙합 사랑해
나 혼자 힙합
나 힙합 멋지다
나 힙합 사랑해
예술이다
나 혼자 힙합 사랑해
나 힙합 멋지다
힙합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