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료실

조회 수 89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통기타 하나 들고 떠들던 기억 - 활동보조인 이경민







   안녕하세요.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 서기현 소장님의 활동보조를 맡고 있는 이경민입니다. 소장님 곁에서 지내온 지 벌써 3개월이 지났습니다. 어리숙한 손길로 소장님께서 참 고생이 많으셨을 텐데 잦은실수에도 뭐든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 없다며, 처음치곤 괜찮다며 오히려 격려를 해주셨을 때마다 정말감사하는 마음으로 임했던 기억이 아직 남아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가끔 실수를 합니다만 그럴 때면 소장님께서 매번 “활보가 디스야!” 하며 웃어주셨지

요. 네. 그렇게 은혜를 원수로 갚는 소장님께 특별한 활보로 나아가야겠습니다.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같은 기분입니다.ㅎㅎ 그래도 감사드리는 마음 항상 변치 않고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먹고 살아야하니 말입니다. 소장님 제 마음 아시죠?ㅎㅎㅎ


그러고 보니 제겐 나름 뜻 깊은 활동보조 지원동기가 있었습니다.


   저는 자주 통기타 하나 들고 로망 찾아, 사람 찾아 떠돌곤 하였는데요. 한참 힘든 시절 집에만 있는 것이 정신만이 피폐해져 도저히 못 있겠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봉사 다닐 곳을 수소문하여 혼자 봉사공연을 다니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몇몇 곳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깊은 산 속에 있었던 지적장애 아이들이 머물고 있던 시설이었습니다. 정말 깊은 오지에 있던 것 자체가 그냥 마음이 아팠는데 그 당시 여러 가지로도 놀람의 연속과 특별한 경험을 한 것이 기억에 많이 남아있는데요. 워낙 밖에서 장애인을 만날 기회가 없었고, 특히 지방에서 지내고 있었기 때문에 그 환경의 열악함은 아무래도 서울보다 더 좋지 않음을 이제는 더 잘 알 수 있네요. 그렇게 생소하게만 보이는 모습들에 애써 웃으며 반가움의 표시였는지, 처음 본 사람의 방문이 썩 달갑지 않았는지 유난히도 원장님께서도 아이들의 난리법석을 다독이는 모습에 난감해 했던 제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하네요


   그런데도 제가 가장 깊은 인상을 받았던 것이 그렇게도 정신이 없던 분위기가 노래의 시작 사인을 보낸 것도 아닌데, 마치 전부 기다렸다는 듯 어느새 삼삼오오 둘러 앉아 저를 바라보아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때 정말 가슴이 뭉클했던 기억이 짙게 남아있습니다. 1시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노래를 부르던 이내에 그런 생각이 들더랍니다. 이토록 누군가와 소통을 나누면서 눈치를 볼 것 없이, 순수히 나는 노래를 부르고 내 앞의 사람들은 노래를 들어주며 마음을 나눌 수 있던 자리가 얼마나 있었냐는 생각을 말입니다. 사실 가장 중요한 의미는 장애인, 비장애인을 떠나 그만큼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찾아가 사람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와 뜻을 소통을 나눴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시간도 꽤나 지나왔고, 사실 그때 이후로 또 같은 계기를 찾을 기회는 많지 않았습니다. 활동보조인이라는 일은 그때 그 기억을 되새기는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날의 기회를 또 얻을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말이지요.


   물론, 지금도 항상 제가 해야 할 몫의 일은 지키면서 계기를 찾아야한다는 점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꼭 음악이 아니더라도 현재 소장님 곁을 지키면서 보고 느끼는 일들은 그 만큼 혹 그 이상으로 보람을 얻고 배움을 갖고 있다는 생각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소장님을 만난 것이니 제게 정말 큰 운이 닿게 되었다고 보고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센터판, 문예판에서 소장님 활보를 맡은 순간들부터 많은 관심에, 또 얼마나 많이 챙겨들 주셨는지 하나하나 기억하며 감사히 지내고 있습니다.그럼 글 이만 마무리 짓도록 하며 한마디만 더 쓰고 물러가겠습니다.



장애인등급제

부양의무제

얼른 이 땅에서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힘내시고 건투를 빌겠습니다. 투쟁!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33 2014여름 101호 -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의 날을 맞이하여 송국현 학생을 기억하며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의 날을 맞이하여 송국현 학생을 기억하며 노들야학 준호 마주했던 사람들의 죽음에 괴롭고 괴로운 마음을 이끌고 투쟁을 이어온 사람들이... file
32 2014여름 101호 - 지금 국현 씨를 생각하는 모든 분들께 지금 국현 씨를 생각하는 모든 분들께 노들야학 정민 ----------------------------------------------------------------------------- 아, 어떻게 우리가 이 작... file
31 2014여름 101호 - 송국현 아저씨 장례위원 이야기 장애등급제 · 부양의무제 폐지 농성 672일차,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2014년 420을 보냅니다 송국현 아저씨 장례위원 이야기 노들야학 명희 오늘같이 바람이 불어... file
30 2014여름 101호 - [장판 핫이슈] 그 어떤 죽음도 1/n 될 수 없다 장판핫이슈 그 어떤 죽음도 1/n 될 수 없다 노들야학 민구 큰 일 이 다 요즘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슝슝’이 아니다. ‘쌔애앵 쌔애앵’지나간다. ...
29 2014여름 101호 - 25만원 노역일기 25만원 노역일기 노들야학 경석 투쟁하면 할수록 쌓이는…… 벌금. 그것이 쌓이고 쌓여, 또 다시 지명수배가 떨어진 박 경석 교장샘. 수배자로 살던 어느 날, 갑자... file
28 2014여름 101호 - 노들야학도 버스 타고 모꼬지 갑시다! 노들야학도 버스 타고 모꼬지 갑시다! 노들야학 도현 - 장기 휴직 교사 그러니까, 비밀이 하나 있다. 노들 사람들은 나를 퇴임 교사라 알고 있지만, 사실 본인은 ... file
27 2014여름 101호 - 또 하나의 기우제가 시작됐다 또 하나의 기우제가 시작됐다 장애인도 고속버스 타고 싶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하라 노들야학 유미 대중교통이라는 말이 목구멍에 걸려 넘어가지 않는다. 시내버... file
26 2014여름 101호 - [형님 한 말씀] 어지러운 난국 형님 한 말씀 어지러운 난국 「 어지러눈 난국 」 - 노들 명학 - 요즘에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 가고 있다. 사람의 생명은 소중한 데 이 소중한 생명들이 이... file
25 2014여름 101호 - 노들 새책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합시다」 노들새책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합시다」 두둥~! 새 책이 나왔습니다. 노들의 스무 해 이야기를 담은 노들바람 100호 홍은전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합시... file
24 2014여름 101호 - [노들아 안녕] 노들센터 아라 코삼 조아라입니다! 위 사진은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때 서강대를 산책하면서 찍은 사진인데요. 벚꽃에 눈이 팔린 저를 위해 활보팀과 광호가 나무를 흔들어서 연... file
23 2014여름 101호 - [노들아 안녕] 김선아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사무국장으로 노들에 발을 들인 김선아예요. 나이는 많고 정신연령은 가르치는 일 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정도ㅎㅎㅎ 그런 제가 신임교사라... file
22 2014여름 101호 - [교단일기] 교육과 탈교육, 그 경계에서 '노란들판'을 꿈꾸다 내가 처음 노들을 알게 된 건 EBS 지식채널을 보고 나서부터이다. 휠체어를 끌고 작업장에 가서 낮에는 일을 하시고, 밤에는 야학에서 공부를 하시던 한 남성분.... file
21 2014여름 101호 - [나쁜행복을 말하다] 진심이 아닌 가짜 글 이사 후 3주 후. in 2013. 3. Webzine 하루 종일 정리하다 쉬다 했는데 어느 날 하루는 책꽂이가 너무 지저분해서 정리하기 시작했다. 책은 그냥 꽂아놓고 종이... file
20 2014여름 101호 - [성북구 개척시대] 센터 판의 시작 그 마지막 이야기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2번의 질긴 인연으로 팔자에도 없는 소장 노릇을 하는 나에게 아주 많이 엄청난 임무가 주어진다. 서울시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지원사업의... file
19 2014여름 101호 - [뽀글뽀글 활보상담소] 딜레마 ‘딜레마에 빠졌다.’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다면 그 사람의 현재 상황이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아니 더 나아가 굉장히 곤란한 상황일 것이라고 쉽게 추측... file
18 2014여름 101호 - [자립생활을 알려주마] 긴급:[명사] 긴요하고 급함 한 포털 검색창에 ‘긴급’이라고 치면 긴급이 들어간 몇 개의 단어가 나열된다. 긴급지원, 긴급출동, 긴급피난, 긴급복지지원제도 등등… 매우 중요하며 시각을 다... file
» 2014여름 101호 - [나는 활동보조인 입니다] 이경민 님 안녕하세요.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 서기현 소장님의 활동보조를 맡고 있는 이경민입니다. 소장님 곁에서 지내온 지 벌써 3개월이 지났습니다. 어리숙한 손길로 ... file
16 2014여름 101호 - 제1회 분홍배문학상 공모전 광화문 농성 2주년.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이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36.5도의 온도를 가진 사람이 만나 365일을 만들었고 그 날들이 벌써 두 해가 되었습니다. 장... file
15 2014여름 101호 - 날것 그대로의 모습으로! 2014 인권연극제 안녕하세요? 인권연극제 사무국장 배은지입니다.  노들바람에 실릴 인권연극제를 소개하는 원고 청탁을 받고서야 저는 올해 1월부터 급히 달려오던 발걸음을 ... file
14 2014여름 101호 - 인권아, 학교가자 K가 문을 열고 들어서자 참새떼처럼 재잘대던 아이들이 멈칫한다. 와, 장애인이다! 담임선생님이 뒷목을잡는다. 그러나 그녀 역시 K를 보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 fil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Next
/ 58
© k2s0o1d5e0s8i1g5n. ALL RIGHTS RESERVED.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