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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중심 공공일자리에서 권익옹호를 빼면 뭐가 남을까?

 

 

 최정희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에서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권리중심 공공일자리에서 권익옹호 직무가 배제된 현 시점에서 담당자의 역할이라는 주제를 글에 담기로 했는데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권리중심 공공일자리에서 권익옹호를 빼면 무엇이 남을까?’라는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풀 네임이 ‘서울형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인데, 너무 길어서 약칭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라고 하겠습니다.

 

  권리중심 공공일자리의 세 가지 직무로 권익옹호 활동, 문화예술 활동, 장애인 인식개선 활동이 있습니다. 이 중에 권익옹호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에 명시된 권리와 내용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을 하는 직무입니다. 그러나 서울시는 우리의 권리를 알리고, 장애인의 권리를 생산하는 우리의 직무를 불법이라 규정하고, 집회, 시위, 캠페인을 하지 말라며 7월 1일부터 전면 금지했습니다.

 

  권리중심 공공일자리에서 권익옹호를 빼면 무엇이 남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앙꼬 없는 찐빵이고, 이빨 빠진 호랑이 같습니다. 중요한 뭔가를 송두리째 빼앗긴 것 같고 힘이 빠지는 느낌입니다. 서울시가 이러는 이유가 뭘까요?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라는 젠가에서 권익옹호를 빼고 탈시설도 빼고 다 빼면 무엇이 남을까요? 와르르 무너트리기 위함인 것 같습니다.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는 도마 위에 올라간 생선 같은 처지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때에 담당자의 역할 중 중요한 하나는 서울시의 부당한 행태에 저항하고,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를 지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열심히 투쟁해서 만들어 낸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는 최중증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권리를 생산하는 일자리입니다. 지키기 위해 열심히 투쟁하겠습니다.

 

최정희1.jpg

 

  ‘권익옹호 활동을 직무에서 배제하면 우리의 노동을 어떻게 채워 나갈 것인가?’가 또 하나의 현실적인 고민이 되었습니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의 권리중심 공공일자리에서는 권익옹호 활동의 비중이 아주 큽니다. 지난 6월 말에 나온 서울시 지침에 명기된 직무는 장애친화적 환경조성(모니터링 등), 서비스업 보조, 장애인 인식개선 및 문화예술 활동입니다.

 

  이 세 가지 직무 중 서비스업 보조는 체육시설 고객 응대, 락커키 분배, 수건 정리, 병원 검진센터 보조, 도서관 사서 보조가 있습니다. 최중증장애인을 체육시설, 병원, 도서관에 파견해서 업무를 수행하라는 것으로 밖에 이해가 안 됩니다. 이 경우 그런 기관에 권리중심 공공일자리에서 일하고 있는 최중증 발달장애인과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이 업무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는지 먼저 묻고 싶습니다.

 

  현재의 서울시가 권리중심 공공일자리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지점입니다. 우선은 환경적으로 불가능한 서비스업 보조는 보류할 수밖에 없겠지요. 그리고 장애친화적 환경조성(모니터링 등), 장애인 인식개선 및 문화예술 활동을 중심으로 활동의 영역을 조금씩 넓혀나가야 겠다는, 어쩌면 당연하면서도 불가피한 생각을 정리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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