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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활동지원 일방적 삭감 즉각 철회해야

 

 

 서기현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 소장. 글쓰기를 매우 싫어하는 장애인이지만 점점 재미를 들이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최근 장애인 활동지원 수급자 3,475명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389명의 활동지원 추가 시간을 일방적으로 중담 및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서울시 활동지원 수급자의 11%에 달하는 수치다. 서울시는 조사의 명분을 ‘사각지대 발굴’이라 밝혔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조사 기준 자체가 기존 수급자의 필요를 파악하기보다는 시간 삭감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

 

  특히 새로 도입된 장애인 서비스 지원 판정 기준인 X1 점수에 얽매인 탓에, 기존 수급자의 실제 활동 능력과 괴리가 있다. X1 점수는 의료모델의 장애관에 입각하여 신체기능 위주로 판단하기 때문에, 발달장애 등 다른 유형의 중증장애인이 지닌 필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활동지원 시간이 중단 및 삭감된 장애인들은 일상생활 유지가 불가능해졌다. 대표적으로 장애인 아내, 자녀 2명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M씨의 경우, 활동지원 추가시간 200시간이 중단되면서 가족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이번 서울시의 활동지원 삭감 조치는 여당과 정부, 그리고 서울시가 획책하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연대(아래 전장연) 죽이기와도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전장연의 지하철 행동을 비난하는 발언을 이어왔다. 또한 정부는 전장연에 대한 강력 대응 방안을 추진해왔고, 서울시 역시 전장연을 향한 강경 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 따라서 서울시의 조치는 전장연의 투쟁력 약화를 목적으로 했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여당, 서울시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

 

  중증장애인에게 활동지원은 단순한 복지서비스가 아니라, 존엄과 자립을 지키기 위한 필수 수단이다. 서울시의 일방적인 시간 삭감은 장애인의 기본권을 유린하는 행위다. 이는 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한 국가와 지방정부의 책무를 명시한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에 정면으로 반한다. 특히 이번과 같은 일방적 삭감 절차는 장애인의 정보 접근권과 의사결정권을 침해했다.

 

  장애인 당사자 및 가족들은 활동지원 시간 삭감으로 인한 피해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서울시는 즉각 활동지원 시간 삭감 결정을 철회하고, 장애인 당사자 및 단체와의 진지한 대화를 통해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약속해야 한다. 또한 장애인이 스스로 결정하고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하는 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시민 모두가 행복한 도시를 위해 서울시의 적극적인 자세 변화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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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비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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