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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아 안녕]

새로운 보금자리

 

 

 이수나

 

 

 

이수나1.jpg

 

 

  안녕하세요.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 장애인활동지원 담당자 이수나입니다. 센터판에서 일을 시작해 이렇게 제 소개를 할 수 있게 된지도 어느덧 5개월이 다 되어 가고 있네요. 그 사이 저는 처음 맡아보는 장애인활동지원이라는 업무에 익숙해지느라, 센터판에서 활동가로서의 생활에 적응하느라 정신없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노들아 안녕’ 원고 요청을 받게 되었는데요. 되짚어 보니 새로운 직장, 그리고 그 직장 가까운 곳으로의 이사까지, 모든 게 저한테는 새로운 보금자리가 형성되는 시기이더군요. 그래서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의 자립은 2008년 5월 1일 주몽재활원에 입사하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울산이 고향인 저는 출산․육아휴직 대체인력으로 근무를 한 후 계약이 종료되어, 서울에 아무런 연고도 없이 취직이 되었다는 이유로 갑자기 자립을 하게 되었는데요. 낯선 곳이었지만 부모님의 잔소리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과 서울이라는 큰 도시에서의 삶에 대한 기대에 부풀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하지만 기대만큼 즐거운 자립생활은 3개월로 끝이었고, 이후 현실은 쓰라린 부분이 매우 많았죠. 울산에서 2년 동안 직장생활을 한 경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에서의 직장생활 중 쉬운 게 하나도 없었고 제 일상생활에서도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모든 걸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것 또한 힘들었어요. 그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정신건강의학과 상담까지 받아야 했을 정도로요. 시간이 흘러 2023년이 된 현재 16년째 자립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혼자 산다는 것에 매우 익숙해졌고, 지금은 고향인 울산보다 서울에 지인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거주시설에서 8년간 근무했던 제가 우연한 기회에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근무를 처음 시작하게 되었던 2017년은 그중에서도 매우 의미 있는 해였죠. 그전에는 단 한 번도 장애인 당사자들과 같은 직장에서 일을 해본 적이 없고 늘 제가 무언가를 지원해주는 위치에 있었거든요. 저의 가치관을 송두리째 바꾸어야만 했기 때문에 슬럼프와 딜레마에 빠져 고민이 많기도 했답니다. 어느덧 6년째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다시 거주시설에서 근무하고 싶은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습니다. 그 정도로 저 자신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던 시기였고, 그 과정을 지나온 지금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 제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있어 매우 만족합니다.

 

  처음 해보는 자립, 새로운 곳에서의 직장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성인이 되었어도 새로운 환경에서는 누구에게나 힘들고 어려운 점들이 있고, 그걸 처음 마주했을 때는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줄 수 있는 활동가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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