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겨울 133호 - 간절하게 보고 싶은 어머니 / 김홍기
간절하게 보고 싶은 어머니
김홍기
안녕하세요. 노들에서 공부 배우고 있습니다. 3년째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를 하고 있습니다.
간절하게 어머니가 뵙고 싶었다. 어머니는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천주교용인공원묘지, 산 높은 곳에 모셔져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자주 어머니를 만나 뵈러 가고 싶었지만, 장애를 가진 내 몸 때문에 혼자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나를 도와줄 누군가와 같이 가야만 어머니를 볼 수 있었다. 누구랑 같이 갈 수 있을지 고민을 하다가 노들야학 사람들에게 부탁해보기로 했다.
야학 천성호 교장선생님께 어떻게 물어봐야 할지 몰라서 마음을 말해야 할지 고민도 되고 잘 모르겠더라. 눈 딱 감고 말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만약 안되면 포기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천성호 교장선생님이 갈 수 있다고 해서 너무 기쁘고 좋았다. 내 마음을 알아줘서, 너무 고마웠다.
지난 11월 20일 일요일, 오랜만에 어머니를 만나 뵈러 다녀왔다. 너무도 보고 싶던 나의 어머니 송인선. 마침 그날은 40여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셨던 기일이기도 했다.
어머니를 만나 뵈러 가는 길에 노들야학 선생님 세 명과 활동지원사가 함께 해주었다. 선생님들은 나를 위해 전동휠체어가 실릴 수 있는 리프트차를 운전해주었다. 활동지원사가 나를 수동휠체어로 옮겨 태우고, 선생님들과 함께 어머니의 산소 앞까지 들어주었다. 올라가고 내려가면서 힘이 많이 들어 보였다. 미안했고, 정말 고마웠다.
어머니의 산소에 도착해, 준비해 온 예쁜 꽃을 화병에 꽂아드렸고, 소주를 따라 드렸다. 선생님들은 어머니 산소 위와 주변에 쌓인 낙엽을 치워주었다.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어머니를 위해 기도하고 또 깊이 그리워했다. 그러다 문득 어머니 묘비가 살짝 깨지고 기울어져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마음이 너무도 아팠다. 언젠가 내가 죽으면 어머니를 누가 찾아오고 또 살필까. 너무나도 죄송한 마음뿐이다.
만일 내 몸이 아프지 않았더라면, 어머니를 만나러 더 자주 왔을텐데… 그것이 너무 아쉽다. 어머니께서도 그러한 내 생각과 마음을 알고 계실 거라고 믿는다. 그렇게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