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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아 안녕

노들에서의 첫 걸음!!

 

 

 이예진

 

 

 

 

  안녕하세요. 한 학기 간의 신입교사 과정을 마치고 정식 이번 학기부터 야학교사가 된 이예진입니다.

 

  신입교사 과정 때 어쩌다 따라가게 된 단합대회에서 학생들의 열렬한 애정에 홀랑 빠져들어 청솔 1반을 맡기로 약속해버린 것도, 7월 교사 수련회에서 격려와 응원을 가득 받으며 교사 임명장을 받아들었던 것도 벌써 까마득한 옛날 같은데, 막상 세어보니 얼마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조금 놀랍네요.

 

  일정한 진도를 쭉쭉 나가주면 학생들은 알아서 따라가야 하는 방식의 교육에 익숙해져 있었던 저에게 노들야학의 수업은 아직도 조금 낯설게 느껴집니다. 각자의 속도를 존중하자는 멋진 명제를 머리로는 잘 알고 있더라도 실제로 실현해내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 노들에서는 그게 활동의 핵심 기조와도 맞닿아있는 너무나도 중요하고 첨예한 문제라는 점이 가장 매력적인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상투적 표현이 아니라 정말로, 수업 때마다 학생들보다도 제가 무언가 더 많이 배워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저는 주어진 시간 내내 수업을 밀도 높게 이끄는 것조차 참 어려워 매번 진땀을 흘리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반 학생들이 저를 늘 기다리고 믿어준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늘 감사할 따름입니다. 언젠가 스스로도 알아채지 못한 새 더 능숙하고 멋진 선생님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아직까지는 ‘일단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수업에 임하고 있어요.

 

  저는 노들야학이 언제나 즐겁고 순조롭기만 한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이 좋아요. 우리 모두가 평등하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명제를 지키기 위해서는, 선언에서 그치지 않는 끝없는 노력과 투쟁이 있어야만 한다는 사실이 좋고요. 결점투성이인 모두가 서로 실망하고 화내고 싸우면서도 언제든 다시 돌아와 대화하고 화해하고 손을 잡는 것이 곧 연대라는 사실도 좋습니다. 그런 힘겹고 지난한 과정이지만 함께 하기에 힘이 난다는 것도 다 너무너무 좋아요.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 노들에서 적응해나가는 속도도 느리지만, 저만의 속도로 조금씩 꾸준히 나아가보려고 합니다. 노들야학과, 그리고 장애운동과 어떤 방식으로든 오래 함께 하고 싶어요. 다들 오래 봅시다. 잘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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